<음식과 사람> 5월호

[음식과 사람 2016-5 P.59 Consulting]

 

갈비, 등심, 삼겹살 등 고기를 파는 고깃집에서 밥을 파는 일은 다반사다. 특히 점심 매출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식사 메뉴를 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역으로 밥집에서 고기를 판다고 하면 어색해한다. 하지만 상권이나 식당 여건에 따라 고기를 메뉴에 접목할 경우, 상당한 매출을 기대할 만한 식당이 분명 존재한다. 고기는 고깃집에서만 팔아야 한다는 편견만 버리면 추가 매출이 보인다.

 

한번 밥집은 영원한 밥집?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부기식당’이라는 밥집이 있다. 작은 규모의 허름한 밥집인데 점심에는 2회전 이상일 정도로 점심 영업이 잘되는 곳이다. 이 식당의 대표 메뉴는 된장찌개다. 식당에서 직접 담근 전통된장으로 된장찌개를 끓인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전통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여서 필자의 개인 블로그와 매스미디어 맛집 칼럼에 기고한 적이 있다. 그 덕분에 매출이 다소 신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저녁에 삼겹살 매출이 급속하게 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좋은 원육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이 집은 식당용 고기가 아닌 일반 소비자 매장에서 고기를 구매한다. 식당용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약 20% 이상 비싸다. 그렇지만 원육의 질이 좋아 저녁에는 직장인 회식 등으로 만석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이 식당은 고깃집이 아닌 밥집이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육전식당’은 서울에서 면적 대비 가장 영업이 잘되는 삼겹살 대박식당이다. 이 집도 원래는 밥집이었는데, 3년 전 ‘밥집+고깃집’으로 리뉴얼한 후 매출이 서서히 성장해 어느 순간 급속하게 점핑을 했다. 지금은 신설동에 직영점 3곳을 운영하는데, 거의 기업 수준의 회사로 성장했다.

이 식당의 강점은 식사는 기본이고 점심에도 삼겹살을 구워 먹는 손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밥집이 고기 메뉴를 접목해 초대박을 낸 전형적인 사례다. 역시 고기구이가 매출을 견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진 = Pixabay

 

상권에 고기 수요 있다면 시도해볼 만

경기 성남시 정자동 ‘삼김화로구이’는 위치가 건물 2층임에도 점심, 저녁 모두 영업이 잘된다. 물론 삼겹살 등 고기가 매출의 근간이지만 2층에서 점심에 2회전 이상의 식사 메뉴를 판매한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부대찌개 등의 메뉴 상품력이 매출을 견인한다.

서울 양재동에 점심시간에 가성비 높은 쌈밥을 파는 집이 있다. 점심은 200그릇 정도 판매하지만 저녁은 상대적으로 매출이 부진하다. 저녁 매출 제고를 위해 두루치기, 오징어 등의 메뉴를 준비했지만 저녁 매출은 요지부동이다.

같은 양재동의 부기식당처럼 양질의 삼겹살 같은 강력한 저녁 메뉴가 없는 것이 그 원인이다. 가끔 들르는 단골집인데 업주에게 원육이 좋은 삼겹살을 저녁 메뉴로 도입하라고 얘기했지만 마이동풍이다. 쌈채 전문점이 삼겹살과 매우 잘 어울리는데도 말이다. 회식 등 고기 수요가 일정량 존재하는 상권의 식당이라면 고기야말로 최상의 틈새 메뉴가 될 수 있다. 식사 매출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우선 점검부터 해보자. 우리 식당이 고기를 팔 여건이 되는지, 우리 식당 상권에 고기 손님 수요가 있는지.

 

consulting 김현수 editor 이정훈 <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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