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5월호

[음식과 사람 2016-5 P.45 The Kitchen]

 

‘한식의 길’이 새로운 도약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필자가 한식재단 이사장을 맡게 되었다. 소임의 막중함에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한식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의 한식문화를 함께 전파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을 현실로 펼칠 수 있겠다는 기대와 희망이 앞선다. 평생을 전통음식과 한식문화 연구에 몰두해온 필자의 소명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앞으로의 한식재단은 한식과 한식문화의 본령을 잘 유지하면서 ‘세계인이 함께 즐기고 함께 공유하는 한식과 한식문화’를 세계 도처에 확산 · 정착시키는 일로 나날이 분주할 것 같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42만 외식업 경영자와 모든 음식인들도 기대가 크리라 생각하며, ‘한식의 길’과 ‘한식재단의 길’에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는 마음 간절하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식재단과 필자 또한 한식의 국제 경쟁력을 높여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스스럼없이 구석구석을 누비며 우리 식당을 드나드는 풍경이 현실화되도록 각별히 노력할 것이다.

2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눈앞에 둔 이 시점이 한식에 대한 인식을 드높이고 한식문화를 널리 알리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은 지난 4월 11일 서울 청계천변에 위치한 문화창조벤처단지(구 한국관광공사) 4개 층에 걸쳐 ‘K-스타일허브(K-Style Hub) 한식문화관’을 개관하고 관광객들을 맞아들이기 시작했다.

서울 도심에서 한식문화를 한눈에 접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공간이 생긴 셈이다.

 

▲ 사진 = Pixabay

 

절기와 세시풍속에 따른 한식문화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소개한 한식전시관과 한식을 직접 맛보고 배울 수 있는 한식체험관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식재단이 운영하는 한식체험마당과 한식배움터, 한식사랑방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개관식에 참석하셔서 음식은 문화 그 자체이므로 한식문화관이 우리 음식문화의 세계화와 음식관광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해줄 것을 당부하셨다.

이렇듯 한식문화관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의 한식문화를 한눈에 살펴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인 만큼,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한식문화를 제대로 알리면서 체험 기회도 확대해 국내 음식관광 활성화로 이어지게 한다는 복안이다.

머지않아 한식문화관이 도심 한복판의 명소로 부각되고, 한류를 직접 경험하러 온 관광객들이 한식과 한식문화를 체험한 후 맛깔난 한식을 즐기는 모습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한식은 어느덧 우리 문화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 역사와 전통이 가장 극명하게 압축된 대표적인 콘텐츠이기도 하다. 그리고 식문화는 어느덧 미래 경제를 견인하는 자산이 되고 있다.

한류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문화’, ‘예술’은 빈곤의 대명사가 되어 문화예술인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우리만의 문화가 아닌 세계인들이 즐기는 문화로 바뀌었다. 세상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더욱이 한류를 대표하는 콘텐츠가 이미 순환고리를 형성함으로써 한류는 하나의 ‘현상’에서 ‘문화’로 격상되었고, 우리의 문화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계의 문화로 거듭나고 있다.

K-드라마와 K-팝에 K-패션, K-푸드가 추가되면서 그 울타리가 한층 넓어진 ‘신한류’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K-스타일’이라는 창조경제의 본보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한식과 한식문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대장금’ 속의 전통음식과 ‘태양의 후예’ 속의 삼계탕이 웅변하고 있다.

우리 음식이 한국과 세계를 잇는 허브의 선봉장이 되도록 모든 음식인들과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 성원을 부탁드린다.

 

editor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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