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5월호

[음식과 사람 2016-5 P.89 Ingredient]

 

싱그러움을 간직한 허브는 5월이 절정이다. 가볍게 흔들어주면 상큼한 향기를 내뿜는 신비의 식물 허브. 허브는 만지거나 흔믈면 방어 본능 때문에 더 강햔 향을 내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향으로 미각을 돋우는 허브는 오랜 옛날부터 치료에좌 방향제로 널리 사용되었다.

 

개운한 향의 대명사 ‘민트’

민트(Mint)는 우리에게 박하로 알려진 허브다. 멘톨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개운하고 상쾌한 향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살균 · 방부작용이 뛰어나고 구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오래전부터 치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 추잉검이나 캔디에도 많이 사용돼 향이 익숙하다.

요리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민트 소스는 양고기나 닭 요리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금방 딴 민트는 향이 신선해서 요리나 디저트, 과자, 드링크 등의 맛을 돋워주므로 세계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민트 종류 중 페퍼민트는 두통이나 설사를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고, 스피아민트는 목욕용품이나 로션으로 많이 사용된다. 애플민트는 사과 맛이 나기 때문에 생식도 가능하다. 감기에 걸렸을 때 민트 차를 마시면 감기 예방은 물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 민트가 올려진 햄버거 / 사진 = Pixabay

 

끓일수록 진해지는 향기 ‘타임’

타임(Thyme)은 톡 쏘는 듯한 향이 특징이다. 타임은 스튜처럼 오래 끓이는 요리에 빠지지 않는 허브로 예전부터 유럽 가정에서 뿌리내려왔다. 타임을 활용하는 가장 유명한 방법은 ‘향초 다발’을 의미하는 ‘부케가르니’다. 부케가르니는 타임을 주재료로 하여 몇몇 허브를 첨가한 것으로 식재료와 함께 끓이면 육류와 생선 비린내가 제거되면서 절묘한 향이 우러난다.

프랑스에서는 허브를 배합하는 방법도 각 가정마다 독자적인 비법이 있을 정도다. 타임은 육류 요리뿐만 아니라 어패류나 채소 등 여러 가지 식재료와 잘 어울린다.

타임은 일반적으로 커민 타임이 이용되지만, 감귤계의 향을 지닌 레몬 타임이나 오렌지 타임 등은 과자나 디저트, 허브티와도 아주 잘 어울린다. 또 강한 살균 · 항균력이 있어서 예로부터 보존식에도 사용되었다.

▲ 타임(Thyme) / 사진 = Pixabay

 

상쾌한 향의 유혹 ‘로즈메리’

로즈메리(Rosemary) 특유의 강하고 상쾌한 향은 두뇌를 명석하게 하고 기억력을 증강시켜 수험생에게 적합하다. 좁고 가는 솔잎 모양의 잎은 가죽처럼 질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줄기, 꽃, 잎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언제라도 손쉽게 수확할 수 있다.

꽃 증류수를 이용해 눈이 피로할 때 씻어내면 효과적이며 잎은 향수의 원료로 쓰인다. 로즈메리 차는 두통, 감기는 물론 신경통에도 효과가 좋다. 열을 가해도 향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고기 요리나 푹 끓이는 스튜를 만드는 데 좋다.

이 밖에 소시지, 쿠키, 잼 등에 향을 내는 재료로도 이용할 수 있다. 바비큐를 할 때도 효과적인데 이때는 줄기까지 통째로 다져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어 화장수는 물론 샴푸, 린스, 오데코롱 등의 원료로 활용되며, 목욕할 때 사용하면 피부의 윤기와 탄력을 유지시켜준다.

▲ 로즈마리 향을 입힌 스테이크 / 사진 = Pixabay

 

육류 요리 짝꿍 ‘세이지’

잎에서 강한 향이 나는 세이지(Sage)는 육류의 누린내 제거에 많이 사용되는 허브다. 이 때문에 육류 중에서도 어린 양고기나 내장 요리를 할 때 자주 이용된다. 방부 효과가 강해서 돼지고기 가공품이나 소시지를 만드는 데도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세이지라는 이름이 소시지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정도로 돼지고기와 세이지는 궁합이 잘 맞는다. 세이지는 약용 효과가 크고 강장작용과 신경 · 소화계통의 진통을 완화해 옛날부터 만병통치약으로 이용될 만큼 효력이 강한 허브다.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뇌와 근육을 강화해 장수하는 영약이라고 알려졌다. 입 냄새 제거나 목이 아플 때, 입이나 목 안에 염증이 있을 때 마시면 훌륭한 효과가 있다.

▲ 레드 세이지(Sage) / 사진 = Pixabay

 

유럽의 실파 ‘차이브’

차이브(Chive)는 파의 일종으로 키가 작고 잎이 가늘다. 둥글고 가는 줄기의 모양 때문에 요리의 장식으로 많이 사용된다. 실파 모양을 하고 있지만 냄새가 강하지 않고 향긋해 식욕을 돋워준다. 차이브의 에센셜 오일에는 유황이 함유돼 독특한 향미를 내는데 이것이 식욕을 높이고 혈압을 내려준다.

강장작용과 방부제 역할도 탁월한데, 유럽에서는 과수원에 심으면 사과가 썩는 것을 막는다고 알려져 즐겨 심는다. 중국에서 먼저 이용했다고 전해지며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서 유럽으로 가져왔다는 설도 있다. 주로 샐러드나 크림치즈, 오믈렛 등에 사용된다.

▲ 파와 비슷한 차이브(Chives) / 사진 = Pixabay

 

editor 강보라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