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메뉴

[음식과 사람 2016-6 P.67 Consulting]

 

전골식 불고기(일명 서울식 불고기)는 20~30년 전만 해도 한국을 대표하는 육류 요리였다. 달달한 양념의 소불고기는 과거에 지금의 삼겹살 같은 위치를 점했던 메뉴다. 그렇지만 소갈비, 등심, 삼겹살 등 육류 문화의 다변화로 어느덧 쇠락한 메뉴로 전락했다.

유명 외식기업에서 수년 전부터 불고기 브랜드로 수십 개의 점포를 열었지만 상품력 저하로 대부분 실패했던 전력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불고기가 틈새 메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역 특성과 개성 살린 불고기들

서울 삼청동 ‘만정’은 지난해 오픈한 고급 한우 레스토랑이다. 그러나 한동안 매출이 부진했다. 이 집은 올봄부터 ‘전골식 불고기와 냉면의 조합’을 콘셉트로 내세워 매출이 늘고 있다. 삼청동이라는 지역적 특성 덕에 관공서 손님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불고기로 한가락 하는 식당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인분이 200g에 2만5000원으로 고급 한우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가격으로는 비교적 부담이 없는 가격대다. 이 집은 ‘서울 사대문 안에서 불고기 잘하는 식당’으로 자리매김하길 소구하고 있다.

인천 만수동 ‘경성한우불고기’도 ‘한우불고기+세미 한정식’ 콘셉트로 자리를 잡은 식당이다.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이곳은 찬류 구성이 뛰어난 데 비해 원가를 최대한 낮췄다. 손님의 만족도가 높으면서 수익성도 좋은 찬류로 절묘하게 구성했다. 다만 최근 들어 한우 가격이 크게 올라 원육 원가가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15년 9월호 <음식과 사람> 컨설팅 코너에 소개했던 충남 홍성군 ‘일미옥불고기’는 원래 일반 한우식당이었지만 ‘불고기와 시래기밥’ 콘셉트로 제대로 자리를 잡은 곳이다. 이 집은 시래기밥이 유명하지만 전골식 불고기도 시래기밥 못지않은 인기와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사진 = Flickr(www.flickr.com/photos/morish/4095299692)

 

숯불과 조리장 필요 없고, 재고 부담 적어

비싼 한우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수입육을 사용해 선전하고 있는 곳도 있다. 경기 안산시 ‘신라불고기’는 수입산 등심불고기 200g을 1만1000원에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고객의 반응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지나치게 삼겹살 일변도로 기울어 있는 육류 외식 시장에서 소불고기 메뉴 자체가 틈새적 요소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 집 불고기 가격은 저렴하지만 비교적 준수한 맛을 내 중 · 장년층 고객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양념도 미리 재워놓은 양념이 아니라 즉석 양념이기 때문에 재고에 대한 염려도 없다.

경기 용인시 수지의 ‘이촌옥’도 저녁 매출의 근간이 불고기전골이다. 중 · 장년층이나 여성 고객이 특히 선호한다.

최근 뜨고 있는 두꺼운 형태의 삼겹살은 매출이나 객단가에서 메리트가 있지만 문제는 인건비 부담이다. 각 테이블마다 고기를 일일이 구워주는 방식이 이 시스템의 핵심이다 보니 인력 조달과 인건비 부담이 따르는 아이템이다.

반면 전골식 불고기 전문점은 우선 숯불이 필요 없다. 이 점이 최고의 강점이다. 또한 불고기도 기본만 세팅을 해주면 손님이 알아서 먹는 시스템이어서 조리장 인력을 따로 구성할 필요가 없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불고기 양념의 밸런스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불고기판으로 불고기 느낌이 나는 황동이나 알루미늄 불고기판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은 맛이 중요하지만 시각적인 느낌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consulting 김현수 editor 이정훈 <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