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6월호

[음식과 사람 2016-6 P.33 Uncut News]

 

영국의 극작가 겸 평론가인 조지 버나드 쇼는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한 사랑은 없다”고 말했다. 인간의 욕구는 식의주(食衣住)에서 시작한다. 배가 고파질 때 코를 자극하는 달콤한 음식의 향기는 인간을 몰아지경으로 몰아넣는다. 옷은 약간 허름하거나 낡아도 입을 수 있고, 집은 낡거나 좁아도 견딜 수 있지만, 좋은 음식을 앞에 놓고 참기는 어려운 법이다.

 

시장기를 몰아내는 흰 쌀밥에 뜨끈한 김치찌개의 온정, 깊은 밤 가족과 먹는 한 젓가락의 라면의 훈훈함, 코를 자극하는 짜장면의 달콤함과 중국 고량주와 함께하는 탕수육 한 점의 달달함, 신선한 회와 초밥의 정갈함, 와인 한 잔과 어울리는 잘 구워진 스테이크의 세련미….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의 향연이다.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싱싱하고 알찬 식자재를 찾는 이들은 집요하게 세상을 휘젓고 다닌다. 요리의 진미는 좋은 식재료에서 나온다고 믿는 셰프들은 우수한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밤낮 없이 힘을 쏟는다. 고객에게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려면 당연한 일이다.

일부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에서는 셰프와 함께 구매 전문가, 메뉴 운영 · 기획 담당자 등으로 구성된 구매 팀이 결합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전국을 돌면서 우리 땅에서 난 좋은 식재료를 찾아 구입하곤 한다. TF는 음식 맛이 뛰어난 남도를 오가고, 산간지방이나 오지에서 발품을 팔고, 때로는 제주나 해외까지 진출해 최고의 음식 재료를 구하곤 한다.

▲ 사진 = Pixabay

만화 <식객>으로 감동을 준 만화가 허영만 화백이 영광 굴비 덕장, 태백 매봉산의 고랭지 배추밭을 찾아 좋은 식재료를 찾은 것이나, 일본 만화 <맛의 달인>, <미스터 초밥왕> 등에 나타난 일본의 좋은 식재료 찾기 열풍도 이를 잘 반영해준다.

이처럼 좋은 식재료를 찾는 일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다. 세계적인 일간지인 뉴욕타임스가 최근 식재료 배달사업에 뛰어든 것은 상징적인 일이다. 광고 매출 감소 속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한 것이지만, 세계 최고의 언론이 요리와 음식에 표하는 관심은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뉴욕타임스는 자사 인터넷 사이트인 엔와이티시오(www.nytco.com)를 통해 미국 최대의 온라인 음식업체인 ‘셰프드(Chef’d)’와 다년간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독자가 음식 요리 전문 페이지인 ‘뉴욕타임스 쿠킹(NYT Cooking)’ 웹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셰프드는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에 식재료를 배달해주게 된다.

현재 ‘비시 캐롯(Vichy Carrots)’, ‘베지터리언 칠리(Vegetarian Chilli)’ 등을 포함한 1만7000여 음식의 조리법이 제공되고 있으며, 식재료 배달 기능이 추가되는 셈이다.

좋은 음식은 삶을 풍성하게 한다. 좋은 식재료를 찾기 위해 뛰는 열정으로 인생을 풍성하고 알차게 채우다 보면 국민을 섬기는 사회가 절로 다가올 것이다. 대립과 갈등, 불통과 오만이 가득한 세태를 잠재우고, 음식의 깊은 맛과 따뜻한 정이 살아나는 좋은 세상을 그려본다.

 

editor 김홍국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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