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6월호

[음식과 사람 2016-6 P.50 Local Analysis]

 

음식점 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더 이상 음식 맛이 좋다는 것 하나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 갈 곳 많은 소비자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을 전략이 필요하다.

상권에서 소비자 대상 인터뷰를 해보면 음식점 선택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최근엔 ‘분위기 좋은 음식점을 찾는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분위기가 좋다는 것은 시설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시설 좋은 음식점’ 하면 흔히 실내 인테리어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두 번째다. 시설의 첫 번째 포인트는 점포 외부, 즉 익스테리어(Exterior) 디자인이다. 소비자들이 가게 밖 디자인을 먼저 보고 들어갈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보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더 중요한 이유다.

 

editor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대표

 

실내 인테리어보다 외부 디자인이 먼저?

익스테리어는 점포 외부 디자인을 의미한다. ‘익스테리어 디자인’ 하면 우선 간판 디자인, 전면 출입구 디자인(파사드 디자인), 점포 앞 유휴 공간에 대한 조경 디자인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점포 내부가 아닌 점포의 겉모양새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이를 구매로 연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경쟁이 치열한 외식 시장에서는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구매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쟁력 있는 익스테리어 디자인의 조건은 무엇일까? 경쟁력 있는 익스테리어를 갖추기 위해서는 창업자 스스로 명확한 콘셉트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 콘셉트를 외부 디자인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익스테리어의 첫 번째 요소는 전면 간판 및 돌출 간판 경쟁력이다. 간판 하나만 잘 달아도 손님이 줄을 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두 번째는 전면부 출입구 디자인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가게가 있다. 바로 파사드 디자인 경쟁력이 높은 가게이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출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판단이 잘 안 되는 음식점도 많다. 음식점의 출입구 디자인은 고객 유입력과 직결된다고 보면 된다.

▲ 음식점 입구를 멋스럽게 꾸며논 일산 옛골 시골 밥상 / 사진 = 정희수 기자

세 번째는 그 외의 점포 외부 디자인 요소를 들 수 있다. 동적인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 펄럭이는 깃발을 매다는 매장을 가끔 볼 수 있다. 이렇게 움직이는 동적 요소는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동시에 음식점 점포 내외부의 컬러 선택도 중요하다.

상품 특성에 따라서 따뜻한 컬러와 추운 컬러 등 어떤 색상을 결정하느냐에 따라 고객 유입력이 달라질 수 있다.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프로방스’의 튀는 컬러는 자가운전 고객들을 불러 모으는 효과로 이어졌다. 전국적으로 수백 개 매장을 가지고 있는 ‘빽다방’ 또한 노랑과 파랑의 컬러를 선택함으로써 고객 유입률을 높인 사례 중 하나다.

 

손님은 음식점 겉모습, 간판 보고 들어간다

음식점 출입구는 고객 유입력과 직결되는 요소이다. 그래서 어느 쪽에 출입구를 낼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출입구 방향은 고객의 동선을 최대한 짧게 하면서 점포 내 고객 유입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2층 매장이나 지하층 매장의 경우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합법적인 한도 내에서 일자형 램프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캐노피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캐노피란 점포 벽면에 별도의 구조물을 설치해 입구 표시를 해주면서 비 오는 날 비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건축 구조물을 말한다. 디자인 경쟁력이 뛰어난 캐노피 설치만으로도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사례는 상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다름 아닌 간판 경쟁력이다. 간판 디자인은 음식점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외식 소비자들의 소비자 행동 분석에서 소비자들은 음식점을 결정할 때 첫 번째 요소로 점포 외부의 모양새를, 다음으로는 간판과 상호를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고 응답했다.

▲ 사진 = Pixabay

그렇다면 손님을 불러 모으는 간판 경쟁력은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까? 간판 경쟁력의 첫 요소는 차별화된 상호, 즉 브랜드 네이밍이다. 눈에 띄는 상호가 결정되었다면 상호 디자인이 뒤따라야 한다. 나만의 상호, 나만의 상호 디자인으로 점포의 변별력을 높여 고객에게 선택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저작권이 등록된 브랜드 네이밍이나 디자인을 함부로 도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의 한 치킨호프집 ‘루이비통닭’이 세계적인 브랜드 루이비통의 상호 디자인을 간판에 그대로 이용했다가 루이비통 본사로부터 소송을 당해 145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경쟁이 치열한 신세대 상권에 나가보면 한 폭의 그림 같은 간판들이 눈에 띄곤 한다. 천편일률적인 컴퓨터 서체를 사용한 간판이 아니라 캘리그래피(손으로 멋스럽게 쓴 글씨) 작가나 화가들의 아날로그 터치가 간판 디자인에 투영되는 것은 이제 생소한 일이 아니다. 간판 시장에도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소재가 출현하고 있다.

특히 밤 시간대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으로는 조명을 빼놓을 수가 없다. 외부 조명의 차별화는 점포 외부 경쟁력을 담보하는 결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심야 업종 중에는 집어등(集魚燈)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외부 조명등을 설치해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리는 음식점이 많다.

 

크게 바꾸지 못하면 간판이라도 바꿔라

간판을 바꾼다는 것은 음식점 경영자 입장에서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매출 부진을 타개하고자 한다면 최소한의 조치로 간판이라도 바꿔야 한다. 간판을 바꾼다는 것은 음식점의 메인 콘셉트를 바꾼다는 것일 수도 있다. 간판은 대표 메뉴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그 가게가 어떤 음식점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간판을 교체할 때 첫 번째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어떤 상호를 결정할 것인가다.

요즘은 인터넷에 브랜드 네이밍 업체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굳이 네이밍 업체에 상호를 의뢰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상호는 우리 음식점의 콘셉트를 가장 잘 아는 사장과 직원들이 가장 잘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센스가 필요하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후보 상호가 결정되면 반드시 한국특허정보연구원(kipris.or.kr) 사이트에 들어가서 상표 검색을 통해 상표 출원 및 등록 여부를 검색해보고 최종 상호를 결정해야 한다.

새로운 상호가 정해졌다면 다음 순서로 상호 디자인을 챙겨야 한다. 저렴하게 상호 디자인을 하는 방안 중 하나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3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디자인 아르바이트 용역을 주면 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로고 디자인, 상호 디자인을 해주는 업체도 수두룩하다. 문제는 저렴한 만큼 디자인 수준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캘리그래피를 이용한 상호 디자인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함량 미달인 캘리그래피도 범람하고 있다. 어설픈 캘리그래피 디자인은 단정한 서체를 사용한 간판보다 효과 면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현수막 걸이대를 설치하거나 우리 음식점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백화점 벽면에는 시즌마다 세일 현수막이 부착된다. 음식점도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현수막 걸이대를 설치해 시즌마다 새로운 홍보 효과를 노리는 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다.

 

우리 음식점만의 캐릭터 제작도 의미 있는 익스테리어 요소다. KFC의 치킨 할아버지는 음식점 캐릭터의 교과서이다. 최근에는 작은 음식점들도 우리 가게만의 캐릭터를 3D프린터나 FRP(섬유강화 플라스틱)로 제작해 부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음식점 경영자 입장에서는 디자인 투어를 위한 상권 답사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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