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메뉴

[음식과 사람 2016-8 P.73 Consulting]

 

우리나라 사람은 국물을 무척 좋아한다. 설렁탕, 순댓국, 돼지국밥, 해장국 등과 콩나물국밥, 북엇국 등 해장도 되는 탕반의 수요가 높다. 또한 김치찌개, 부대찌개, 된장찌개 등 국과 찌개류에 대한 기호도 만만치 않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전골’에 대한 잠재력도 잠복해 있지만 실제로 전골 메뉴를 제대로 구현하는 식당이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consulting 김현수 editor 이정훈 <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곱창전골보다 잠재력 큰 ‘불낙전골’

여러 해 전 한 일간지 인터넷판에 ‘가을철 전골 메뉴 5선’ 특집을 준비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마땅한 전골집이 없어 다섯 군데를 다 채우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이 메뉴를 제대로 구현하는 식당이 거의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그렇지만 전골에 대한 소비자의 잠재된 니즈가 존재한다.

얼마 전 경기도 모처에서 식당을 재창업하려는 분을 상담해줬다. 그는 곱창전골 전문점을 원했다. 필자의 의견은 반대였다. 곱창전골은 술안주도 되고 식사 메뉴도 되는 음식이고 오퍼레이션도 편리해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우 가격 폭등으로 곱창의 단가가 많이 올랐다.

또한 수도권에서 곱창전골은 소비자들이 덜 찾는 메뉴이기도 하다. 곱창전골 자체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사라져가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것을 ‘잊힌 메뉴’라고 부른다.

물론 영남지방에서는 아직도 곱창전골이 꽤 인기가 있는 메뉴다. 잘 아는 낙지 전문점 업주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분은 낙지 전문점을 두 곳 운영하는데 영업이 비교적 잘되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 한 곳의 매출이 다소 줄어 새로운 메뉴 혹은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하고 싶어 했다. 업주의 남편은 낙지에 삼겹살구이를 생각했지만 필자의 의견은 반대였다. 언밸런스였기 때문이다.

필자의 제안은 불고기전골이었다. 요즘은 많이 안 보이지만 낙지와 불고기전골을 합친 불고기낙지(불낙)가 한창 인기 끌던 시절이 있었다. 달달한 불고기전골과 낙지는 궁합이 잘 맞는다. 물론 한우 가격 부담 때문에 수입산 소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서울 건대 인근에 불낙으로 점포를 세 곳이나 운영하는 ‘개미집’이라는 식당도 있다.

▲ 불고기 전골 / 사진 = Pixabay

 

고추장찌개, 짜글이찌개, 동태탕 등도 가능성 높아

낙지 전문점에서 불낙전골 혹은 불고기전골을 추가하면 새로운 매출을 견인할 수 있다. 서울 잠실동에 새로 오픈한 삼겹살집 ‘미강식당’은 식사 메뉴 중 고추장전골의 인기가 높다. 고추장전골 혹은 고추장찌개는 시중 식당에서 판매하는 곳이 별로 없다.

충북 지역의 고기전골인 ‘짜글이찌개’도 좋은 메뉴다. 매콤한 국물이 특색인데 주로 돼지고기 사태를 사용한다. 객단가도 좋고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한 아이템이다. 부산 지역에는 대구탕이 인기가 있다. 부산의 대구탕은 맑은 국물 지리가 특징이다. 매콤한 국물을 선호할 것 같지만 맑은 국물에 대한 니즈가 의외로 강하다.

수도권에는 이런 맑은 국물의 대구탕을 잘하는 식당이 별로 없다. 동태탕도 맑은 국물 요소가 다분하다. 매콤한 국물도 아울러 가능성이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에서 성업 중인 어느 코다리냉면집은 겨울철 동태탕 매출이 만만치 않다.

전골은 식사 메뉴도 되지만 가벼운 술안주도 가능해 메뉴 확장성이 높다. 그리고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따뜻한 국물이 핵심인 전골은 고객에게 어필할 스토리텔링 개발도 필요하다. 올가을에는 빼어난 전골 메뉴를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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