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메뉴

[음식과 사람 2016-9 P.71 Consulting]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저단가 메뉴로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된장국은 가격도 낮을 뿐 아니라 잠재된 니즈가 있음에도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 부산이나 경남지방에 가면 시락국밥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 시락국밥은 일종의 된장국으로, 된장에 시래기나 우거지 등을 넣고 끓인 음식이다. 전주의 콩나물국밥처럼 부담 없이 판매하는 콘셉트인데 가격이 3500~5000원으로 콩나물국밥보다 더 저렴하다.

 

consulting 김현수 editor 이정훈 <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저평가된 된장 메뉴, 직접 담가 경쟁력 높이기도

몇 달 전 경남 김해에서 아침에 시락국밥을 먹었는데 중년의 입맛에 딱이었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무엇보다 맛이 편안하다. 경상도 막장의 맛이 섞였는지 시중 된장과 맛이 달랐다. 이른 아침이지만 꾸준하게 손님이 유입되고 있었다. 남성 고객들은 해장용으로도 즐겨 먹는다. 된장은 우리에게 진정한 소울 푸드이지만 식당에서 된장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시중 대부분의 식당이 콩으로 담근 재래된장이 아닌 공장제 제조된장을 사용한다. 가격적 측면도 있고 구매가 용이한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시중 된장으로는 맛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 전국 대부분의 식당에서 된장찌개보다는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부대찌개 등이 더 많이 팔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고유의 맛을 기대하는 고객에게 시중의 제조된장으로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는 역부족이다.

소수의 일부 식당에서는 직접 된장을 담그기도 한다. 대구 ‘국일생갈비’는 직접 담근 된장으로 ‘소갈비된장찌개’를 끓여 소갈비를 먹고 난 손님에게 후식으로 제공한다. 이 된장찌개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가 항상 후하다. 소비자는 그런 된장이 먹고 싶은 것이다.

대구의 등산로 입구인 고산골에서 3000원짜리 시래기 된장국을 참 맛있게 먹은 적이 있다. 옥호가 ‘안동국밥’인 식당인데 시래기를 넣은 진짜 시골국밥이었다. 가격은 3000원이었지만 맛은 절대 저렴하지 않았다. 아마 지금은 500원 정도 인상된 것으로 알고 있다. 소비자의 잠재된 니즈에는 된장국에 대한 끌림이 있다. 바로 그 끌림을 제대로 저격한 메뉴였다. 이 집의 경우 국밥 자체는 저렴하게 받고, 생선구이나 계란 프라이 등을 별도 판매해 객단가를 높이고 있다. 현명한 방법이다.

 

▲ 사진 = Pixabay

 

소고기가 기본이지만 아욱 · 해산물 · 어패류도 좋은 재료

충남 보령 ‘인정식당’이나 전북 군산 ‘일출옥’은 된장을 넣고 끓인 아욱국이 유명하다. 얼마 전 <음식과 사람> 기사를 보고 필자에게 문의를 했던 주꾸미식당 업주에게 이 아욱국을 추천했다. 아욱의 부드러움과 된장의 구수함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필자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런 맛있는 된장국 전문점을 거의 본 기억이 없다. 된장은 해장을 하는 데도 적합한 식재료다. 양재동에 있는 가정식 뷔페식당은 목요일에 된장국을 제공해 필자도 가끔 방문한다. 직접 담근 된장으로 수입산 소고기를 약간 넣고 끓이는 된장국이 시중에서는 먹을 수 없는 국밥이다. 주로 아침에 먹는데 구수하고 편안한 맛이 속을 달래주기 때문이다.

된장국에는 소고기를 넣는 것이 이상적인지만 멸치와 새우 혹은 어패류를 넣고 끓여도 시원하다. 바지락을 넣고 슴슴하게 된장국 메뉴를 구성하면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국밥을 내놓을 수 있다. 수도권에는 된장을 기본 베이스로 하는 해장국 식당이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된장국은 주로 중년층 이상 고객이 선호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