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인을 위한 맞춤 건강정보

[음식과 사람 2016-9 P.88 Health Info]

 

치질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가 걸릴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 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분위기 탓에 말 못 할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늦은 시간까지 강도 높게 일하는 외식인들의 경우 ‘뒷’감당하기 힘든 고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editor 이선희 / 도움말 송호석 서울장문외과 원장(외과 전문의)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치질은 ‘치핵’을 잘못 말하는 경우가 많다. 치질은 정확히 항문과 그 주변 조직에 생기는 모든 병을 포괄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치핵, 치루, 치열, 농양, 항문소양증 등이 모두 치질에 포함된다. 그중에서도 치핵과 치열은 가장 흔한 항문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상당수의 환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치핵은 항문에 있는 정맥 혈관 다발이 커지고 늘어지며 생긴다. 항문 속의 살이 노출되면 내치핵, 항문 밖의 살이 노출되면 외치핵이라고 한다. 그중 내치핵은 병의 진행 단계를 1기부터 4기까지로 나눈다.

▲1기는 전혀 증세가 없거나 어쩌다 배변 시 출혈만 있고 ▲2기는 배변 시 치핵이 탈출되었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 ▲3기는 탈출된 치핵이 잘 들어가지 않아 손으로 밀어넣는 경우 ▲4기는 완전히 항문이 뒤집어져서 들어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3기까지는 통증이 거의 없지만 4기가 되면 아주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1, 2기에는 약물과 연고, 좌욕 같은 보존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3, 4기는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4기는 극심한 통증은 물론 수술 범위가 넓어 수술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수술 후에도 통증이나 합병증에 대한 위험이 크다. 장시간 치핵을 방치하게 되면 괄약근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치열은 항문 하부의 피부가 직장 안쪽으로 찢어지는 것으로, 배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며 피가 나는 증상을 보인다.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이나 운동이 부족한 비만형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일시적으로 상피만 찢어진 급성치열의 경우에는 좌욕 및 약물요법, 배변 습관 개선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만성치열이 되면 배변 때마다 심한 통증을 느끼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찢어진 부위의 감염 등으로 항문농양 같은 2차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변비·과로·스트레스·임신과 출산·다이어트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

많은 사람들이 치질은 변비가 있을 경우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변비는 치핵과 치열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지만, 그렇다고 변비만 없으면 평생 치질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변비 외에도 치질 악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성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 먼저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많이 발생하며, 젊은 여성의 경우에는 다이어트나 스트레스로 인한 변비가 치핵, 치열의 원인이 된다. 남성의 경우에는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과로, 과음 등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식인의 경우 이른 아침에 가게 문을 열고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해 노동시간이 긴 편이라 과로하기가 쉬운데, 이 때문에 치질이 발생하거나 갖고 있던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또한 치질은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만약 부모님이 치핵이 있다면 자녀들도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추운 계절이 되면 혈액순환이 더뎌지는데, 특히 항문이 차가운 곳에 장시간 노출되면 치핵 내 혈액이 정체되어 갑자기 악화될 수 있다. 겨울이 아니더라도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나 등산 중 차가운 바위에서 쉬는 등 이런 곳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에도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항문은 항상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치핵 증상이 있다면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라고 하는 것도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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