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11월호

[음식과 사람 2016-11 P.86 Food & Story]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할 만큼 영양가가 풍부하다. 굴은 겨울철에 먹는 식재료로 5월에서 9월까지는 산란기여서 생식소 부분이 몸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다 아린 맛이 강해 이 시기에 수확된 굴은 먹지 않는다. 겨울의 별미인 굴의 참맛에 빠져보자.

 

editor 김지성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연구원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굴은 봄부터 여름에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고, 서양에서는 R자가 들어가지 않은 달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즉 ‘R’자가 든 달(예를 들면, January)에는 먹어도 안전하지만 R자가 없는 ‘5월부터 9월까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시기가 굴의 산란기이기 때문이다. 알을 보호하기 위해 독성을 분비하고 크기도 작아진다. 또 계절적으로 기온이 높은 시기여서 굴이 상하기 쉬워 식중독을 일으킬 확률도 높다. 따라서 봄부터 여름철 굴은 피하는 게 좋다.

▲ 사진 = Pixabay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도 챙겨 먹었던 ‘굴’

굴은 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바위에 붙어산다고 하여 석화(石花)라고도 한다. 양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120여 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즐겨먹는 식품이다.

굴은 오래전부터 애용됐는데, 고대 로마 황제들은 굴을 영양식으로 즐겼으며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식사 때마다 굴을 먹었다고 한다.

또한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던 정력의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 민족도 선사시대 조개더미에서 굴 껍데기가 출토되고 <동국여지승람>에 강원도를 제외한 지역의 토산품으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굴을 즐겨 먹어온 것으로 보인다.

 

노화 방지, 다이어트에도 좋은 사랑의 묘약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할 만큼 영양가가 풍부하다. 열량은 낮지만 단백질, 글리코겐,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특히 무기질 중 칼슘과 아연이 풍부해 성장기 아동의 뼈 발육과 성인의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굴은 사랑의 묘약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굴에 들어 있는 아연 때문이다. 굴에 들어 있는 아연은 완전 영양식인 달걀보다 무려 30배나 많이 들어 있다. ‘섹스미네랄’이라고 불리는 아연이 부족하면 정자의 수가 감소하고 성 기능이 저하되는데 굴은 어패류 중에 아연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굴 10개 정도면 하루에 필요한 아연 권장량을 충족한다.

이뿐만 아니라 굴은 생식 기능에 관여하는 비타민E가 많이 들어 있어 여성의 생리 불순과 불임 예방은 물론 냉이 있는 여성에게도 좋다.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칼로리가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굴에는 철분이 인체에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구리 함량도 높아 여성들의 빈혈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굴에 레몬을 뿌려 먹는 이유?

서양에서는 굴을 먹을 때 레몬을 뿌려 먹고, 우리는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다. 레몬과 초고추장의 공통점은 바로 ‘유기산’이다. 굴에 레몬즙을 짜 넣어 먹으면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산성 식품인 굴과 알칼리성 식품인 레몬이 잘 어울려 균형 잡힌 식품이 된다.

특히 상큼한 향취가 미각을 자극해 비린 맛을 없애줄 뿐 아니라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레몬에는 비타민C와 유기산인 구연산, 칼륨, 칼슘 등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굴에 레몬즙을 뿌리면 나쁜 냄새가 제거되고 구연산이 식중독 세균의 번식을 억제해 살균 효과까지 나타난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