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직격탄에 외식업 경기 바닥, 1인 가구 증가로 혼밥족 강세…

[음식과 사람 2016-12 P.43 R&D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리포트]

 

2016년 외식업 경기는 한마디로 최악이었다.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8월 폭염, 역대 최대 규모의 경주 지진, 청탁금지법 시행, 국정 농단 사건 등 여러 악재들이 이어져 고단한 한 해였다. 2016년 연초 외식업 경기의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전년보다 상황은 더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외식업계에 나타난 주요 이슈와 외식 트렌드를 돌아보면서 2017년을 준비해보자.

 

editor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1. 김영란법 직격탄… 외식업 경기 바닥

▶ “음식점 10곳 중 7곳 매출 하락”

- 김영란법으로 인한 매출 감소 = 68.5%

- 평균 매출감소율 = 36.4%

- 외식업 전체 매출의 1/4 감소

2016년 1분기에 외식업 경기는 미약하지만 회복세가 감지되더니 폭염 때문에 2분기에는 주춤하면서 하강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후 3분기에는 시즌 효과를 통한 반등 없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외식업체 매출이 급격하게 곤두박질쳤고, 이러한 추세는 4분기까지 이어져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하 한외연)의 ‘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후 외식업 8월 매출 영향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 운영자의 26.43%가 김영란법 영향으로 8월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업체들의 평균 매출감소율은 18.81%에 달했다. 이를 외식업 전체로 환산해보면 약 5%(4.97%)의 매출 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파악돼 법 시행 이전부터 이미 외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외연이 법이 시행된 지 30일이 지난 무렵 실시한 ‘국내 외식업 매출 영향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 운영자의 68.5%가 ‘김영란법의 영향을 받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업체들의 평균 매출감소율은 3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식업 시장 전체로 환산할 경우 24.9%의 매출 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매출 감소는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김영란법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업종은 일식으로 전체 일식당의 90.7%가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매출 감소율이 51.1%에 달해 매출이 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식당(70%)과 한식당(64.9%)의 매출 하락도 높게 나타났으며, 한식 업종에서는 육류구이 전문점(80.7%), 한정식(76.9%), 일반한식(50%)에서 심각한 매출 하락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것이 더 큰 문제로, 이후 회복세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국민 심리의 회복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며 회식 자제, 모임 간소화 등의 패턴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 외식업계가 현재 겪고 있는 악재는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심각한 휴  ·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체들의 적극적인 자구책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미봉적인 이벤트성 정책이 아닌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 외식업체, 무대응이 대응이다? 적극적인 대응 필요!

- 세월호 사건 ‘무대응’ 51.22%

- 메르스 확산 ‘무대응’ 31.5%

- 김영란법 시행 후 ‘무대응’ 38.4%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은 외식업체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후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기간은 예상보다 길었다. 하지만 외식업체의 극복 노력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세월호 사건 당시 ‘무대응’이 51.22%, 메르스 확산 이후 ‘무대응’이 31.5%,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메뉴를 조정하지 않았거나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8.4%로 조사됐다.

대다수의 외식업체가 4인 이하의 직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원의 한계로 겪게 되는 어려움은 인정되지만 ‘무대응’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외식업체 1곳당 연평균 매출은 약 1억 원 수준으로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매출 대비 평균 이익률이 최저 월급 수준인 9.92%로 대부분 영세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10% 수준의 매출 감소로도 외식업체는 큰 타격을 입고 폐업할 수 있다.

따라서 매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매출 회복을 위한 외식업체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2. 1인 가구 증가로 혼밥•혼술 시장 폭풍 성장

▶ “10명 중 3명은 1인 가구… 싱글족을 잡아라”

- 싱글족 위한 1인 세트, 가정간편식, 소포장, 테이크아웃 음식 등 인기

- 나홀로 외식 월평균 3.5회… 지난해 대비 32.1% 증가

2016년 외식업체를 둘러싼 국내 거시 환경, 외식 트렌드와 이슈는 변화  ·  진화했다.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지루한 경기침체 속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가성비 높은 소비를 지향하는 패턴이 지난해보다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 및 소형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혼자 먹는 밥, 혼자 마시는 술을 의미하는 ‘혼밥’, ‘혼술’ 등 혼자 하는 외식이 주목받고 있다.

1인 가구는 520만3000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한다. 외식 시장에서는 싱글족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1인 세트, 가정간편식(HMR), 다양한 테이크아웃, 소포장 음식 등이 부각됐다.

2016년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에서 외식 빈도 변화를 살펴보면 2016년 월평균 외식 빈도는 15회로 지난해 14.7회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홀로족의 월평균 외식 빈도는 3.5회1)로 나타나 지난해 2.8회 대비 큰 폭(32.1%)으로 증가했다.

나홀로 외식 경험이 월 1회 이상인 응답자 17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들의 월평균 나홀로 외식 빈도는 6.5회2)로 방문이 3.9회, 배달이 1.2회, 포장이 1.4회로 나타났다. 남성의 나홀로 외식 빈도는 7.3회로 여성의 5.5회보다 높게 나타났고, 20대의 나홀로 외식 빈도가 7.8회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서울이 7.6회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5-2016년 1인 외식 소비자 현황

▶ 나홀로 외식 소비자의 현주소

- 혼자 외식하기 불편한 외식 업종 = 서양식 > 주점 > 한식

- 혼자 외식할 때 어려운 점 = 좌석, 메뉴, 타인의 시선

- 1인 외식 소비자가 음식점에 바라는 점 = 1인 메뉴 개발 > 1인용 테이블 > 1인 고객 서비스

반면 1인 외식 소비자들은 음식점에서 하는 식사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별 생각 없음’이 가장 많았고 어색함, 자유로움, 외로움 등의 의견이 뒤따랐다. 또한 혼자 외식할 때 좌석, 메뉴,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혼자 외식하기 불편한 음식점 1순위는 서양식으로 조사됐고, 주점과 한식이 그 뒤를 이었다. 1인 외식 소비자가 음식점에 바라는 첫 번째는 ‘1인 메뉴 개발’로 나타나 아직까지 외식업체의 1인 손님을 위한 메뉴 개발과 서비스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혼자서 외식할 때 어려운 점

반면 간편함에 맛과 영향까지 더한 가정간편식(HMR)은 1인 가구의 주식으로 자리 잡으며 2016년 8월 기준 2조3000억 원(추정치) 규모로 급성장했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으로 외식업체의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1인 외식 소비자가 음식점에 바라는 점

3. 푸드테크의 빠른 진화

▶ “외식산업에 IT기술 접목 활발”

- 고객에겐 편리함, 업체에는 효율성 배가

기존의 식품 관련 서비스업과 빅데이터 등의 IT 기술이 외식업체에 접목되면서 푸드테크의 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음식점 검색은 물론 예약, 주문, 결제를 쉽게 할 수 있고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인 관리와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외식 소비자의 음식점 이용이 편리하도록 스마트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외식업체의 수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스마트 오더, 키오스크 이용, 셀프 결제, 음식 자동 서빙 레일, 전자 메뉴판 등이 외식업체 현장에서 활용되면서 고객에게는 편리성을, 외식업체에는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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