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부상할 외식 트렌드 4가지

[음식과 사람 2017-1 P.39 Special Theme-2]

 

국내외적으로 경제 불황과 잇단 악재가 겹치면서 외식산업 전반에서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영란법의 여파가 새해에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여 2017년 외식업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16년 외식업계에 나타났던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돌아보고,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돌파구가 되어줄 2017년 외식 트렌드를 전망해본다.

 

Editor.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2017년 부상할 외식 트렌드 4가지

 

2016년 거시 환경 변화를 기반으로 외식산업에 기대하는 소비가치는 ▲첨단 마케팅 시대를 대변하는 ‘편리성’ ▲소비자가 소비를 하는 데 핵심 고려요소인 ‘가성비’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 중심 시장을 중요시하는 ‘다양성’으로 수렴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나홀로 열풍’, ‘반(半)외식의 다양화’, ‘패스트 프리미엄(Fast-premium)’, ‘모던 한식의 리부팅(Rebooting)’이 2017년 부상할 외식 트렌드로 최종 선정됐다.

 

1. 나홀로 열풍 - 1인 외식의 보편화

1인 외식이 보편화되면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을 넘어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커피를 마시며 나홀로 외식을 여유 있게 즐기는 외식 문화를 지칭한다. 외식 소비자 가운데 56.6%가 ‘혼자 외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20대의 34.4%가 ‘혼밥’을 한다고 응답했다.

1인 가구에 맞춘 소량 패키지 제품의 출시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1인 메뉴, 1인 세트(죠스떡볶이 1인 세트, 놀부보쌈 1인 보쌈, 설빙 1인 빙수), 1인 전문 식당, 1인 화로구이(이야기하나, 돈돈, 뱃장), 1인 칸막이 좌석(이찌멘), 혼술식당(배상면주가 느린마을 양조장 & 펍-테이크아웃 막걸리)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 반(半)외식의 다양화 - 내식과 외식의 중간 형태

가정간편식(HMR)의 개념을 포함하며, 외식과 내식의 영역이 모호해지고 있는 추이를 반영해 외식과 내식의 중간에 위치한 식사 스타일의 다양화를 지칭한다.

O2O 서비스 기술 발전, 1인 가족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바쁜 현대인의 간편하고 실속 있는 소비 추구, 일상에서의 정보기술(IT) 접목 등의 변화된 환경에 따라 배달외식과 포장외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이마트(피코크) · 제일제당(비비고) · 롯데(요리하다) 등의 주문 시스템의 진화, 모바일 주문, 셀프 결제 시스템(스타벅스-사이렌 오더, 맥도날드-키오스트, 백스비빔밥-셀프 결제 등), 다양한 포장 음식(본죽-일품반찬 : 반찬만 따로 판매),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애슐리투고), 포장의 고급화(푸라닭) 등이 외식업체에 적용되고 있다.

편의점 CU의 최근 3년간 HMR 매출 신장률은 2014년 10%, 2015년 31%, 2016년 97%로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주문 시스템의 진화로 반(半)외식의 형태가 더욱 다양화되고 고급화될 것으로 보인다.

 

3. 패스트 프리미엄 - 가성비를 따지는 합리적 소비

패스트푸드와 프리미엄의 합성어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더라도 건강하고 알찬 식사, 즉 가성비가 높은 음식을 즐기고 싶어 하는 외식 소비자의 니즈와 경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건강하고 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 증가로 간편하지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소비 추구 ▲경기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가성비를 따지는 합리적 소비의 증가 ▲간편하지만 실속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바쁜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으로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것을 넘어 조금 비싸더라도 알찬 구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패스트 캐주얼의 성장(쉐이크쉑버거, 맥도날드-시그니처 버거), 프리미엄 분식(바르다김선생, 빌라드스파이시), 고급 도시락(닥터박스-수비드 공법, 스노우폭스, 바비박스), 오픈형 키친 음식점(피자헛 키친, 비비고, 마미쿡) 등이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4. 모던 한식의 리부팅 - 한식의 새로운 변신

동서양의 식재료를 전통적인 한식 조리법과 서양식 조리법을 응용해 오너 셰프 중심으로 새롭게 융합 · 재창조한 모던 한식을 지칭한다.

한식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한식대첩, 옥수동 수제자, 삼시세끼 등)의 꾸준한 인기, 느림 미학(슬로시티, 슬로푸드)을 추구하는 가치소비 등의 영향으로 밍글스(된장에 재운 양갈비, 간장 피클, 된장 크렘브륄레), 정식당(된장 문어, 트러플 불고기, 돌하르방 디저트), 스와니예(아빠 월급날 옛날 통닭, 양 립아이와 증편)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스타 셰프 중심으로 한식의 새로운 변신5)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트렌드의 흐름에 변화하는 자만이 생존한다

• 가격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으로 마인드를 수정하라

• 개별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라

• 작은 것, 틈새에 주목하라

대형 매장에서 단체 손님을 유치하고 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매출을 높이는 외식업체가 생존하는 것이 아니다. 이젠 고정비용을 최적화하면서 부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외식업체가 생존한다. 1인 가구의 급성장에 주목한 외식업체는 가격 중심의 경쟁이 아닌 가치 중심의 경쟁으로 한 발 앞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다.

모던 한식을 리드하는 오너 셰프 중심의 한식집은 작은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고가 정책을 고수한다.

이들은 개별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단체손님을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이드 메뉴를 최소화하고 명품 한우고기를 비교적 싼 가격으로 승부하는 ‘가성비’ 이슈의 패스트 프리미엄 콘셉트를 적용한 업체가 조명되기도 한다.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있다.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너무나도 빠른 변화의 총칭으로 사용된 용어지만, 지금은 모든 산업이 이보다 더 빠른 주기로 변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식산업 또한 빠른 변화의 중심에 있다. 고객은 더 이상 명품 브랜드만을 선호하지 않는 롱테일(Long Tail)6)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로컬 음식점이 부각되고 골목의 작은 음식점이 손님으로 북적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트렌드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맥락의 큰 흐름이다. 외식산업이 전체적으로 어렵지만 오히려 이럴 때 위기를 기회로 삼는 순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외식업체는 트렌드의 큰 흐름을 주시하면서 작은 걸음이지만 자신의 보폭에 맞춰 변화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