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고객의 눈을 사로잡을 것!"

[음식과 사람 2017-3 P.50 Local Analysis]

 

고객들이 평가하는 우리 가게의 첫인상은 어떨까? 첫인상이 내부 인테리어만으로 좌우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고객이 가장 먼저 접하는 외관부터 관심과 호감을 끌어내야 한다. 음식점 외관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한다면 신규 고객을 잡는 기회를 그만큼 놓치게 된다. 우리 음식점을 조금이라도 고객의 눈에 띄게 하고 싶다면, 잘나가는 일본 음식점의 외장 디자인에서 몇 가지 팁을 얻어보자.

 

editor. 김상훈 외식컨설팅 전문가 / 사진 제공. 김상훈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을 알리는 첫 번째 상징이다. 음식점을 알리는 첫 번째 상징, 음식점의 얼굴은 무엇일까? 점포의 외장이다. 외부에 부착된 전면 간판, 상호, 상호 디자인, 외벽 디자인, 음식점 입구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파사드까지 매우 다양한 요소가 있다. 이 모든 것은 익스테리어(Exterior, 건물의 외부 구조 장치와 디자인)로 통칭한다. 그럼 익스테리어의 반대 개념은 무엇일까? 당연히 인테리어(Interior)다.

음식점에서 인테리어보다 익스테리어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강조했었다. 상권 현장에 나가면 금방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 상권에서 영업이 잘되는 음식점들의 외장 디자인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다.

가게 앞을 지나가는 손님들의 눈길을 붙잡기 위한 각 음식점들의 디테일한 장치들이 볼 만하다. 일본 상권 속에서 발견한 ‘음식점 매출을 올리는 외장 디자인’ 포인트를 정리해본다.

 

일본 음식점 외관 디자인 특징 ①

“재밌는 가게가 많더라~”

: 볼거리가 많아야 손님들이 주목한다

- 캘리그라피 간판, 독특한 컬러 등 눈에 띄어

- 전면 유리를 비워두지 않고 글과 사진 등으로 채워

- 이동식 사인, 다양한 부착물 등으로 음식점 콘셉트 어필

일본의 음식점들을 둘러보면 유난히 시선 둘 곳이 많다. 간판 이름과 상호 디자인이 독특한 것은 기본이고, 옆 가게와 다른 그 가게만의 독특한 컬러가 손님들을 끌어당긴다. 점포 전면의 유리가 비어 있는 음식점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음식점이 유리 전면을 글이나 사진 등으로 빼곡히 채워놓았다. 독자성을 높이기 위한 캘리그라피 디자인 간판도 많다. 전면 간판이 1차적인 볼거리라면 2차는 자연스레 간판 밑에 부착된 다양한 볼거리로 이어진다. 점포 앞에는 다양한 이동식 사인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다.

음식점의 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음식점의 운영 콘셉트를 파악할 수 있다. 어떤 콘셉트의 음식점인지, 무엇을 파는지, 대표 메뉴는 무엇이고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주인장의 운영 스타일은 어떤지 등등. 그런데 일본의 음식점들은 점포 외관을 꾸미는 데 왜 이토록 관심을 쏟을까? 일본 음식점 경영자 몇 명에게 물어보니 한결같이 ‘지나가는 고객들에게 우리 음식점을 알리기 위한 일’이라며 지극히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본 음식점 외관 디자인 특징 ②

“움직이는 게 많더라~”

: 동적인 요소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 일본은 펄럭이는 노랭, 애드플래그로 시선 유도

- 우리나라는 고정된 엑스배너 주로 사용

재밌는 것은, 일본 음식점을 밖에서 살펴보면 움직이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노랭’이다. 상점 입구에 드리운 노랭(のれん, 일본의 점포 입구 처마 끝이나 점두에 치는 천막)은 일본 상인정신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대부분의 일본 음식점 출입구 상단에는 하늘거리는 노랭이 매달려 있다. 노랭의 펄럭임은 손님들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이라고 한다. 문 위에 건 노랭은 동적이다. 끊임없이 펄럭거리며 상대적으로 시선을 집중시켜 가게를 알리는 효과로 이어진다.

움직이는 장치는 노랭만이 아니다. 가게 외부 벽면이나 외부 섀시 벽면에는 펄럭이는 ‘애드플래그’가 많이 부착돼 있다. 이 역시 손님들을 주목하게 하는 동적 요소 중 하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음식점 앞에는 움직이지 않고 고정돼 있는 엑스배너를 설치한 경우가 많다.

▲ 빨간 외부등 행렬이 시선을 끌고 가시성을 높인다(왼쪽). 노랭과 식권자판기, 외부등의 익스테리어가 돋보이는 라멘집(오른쪽). / 사진 = 김상훈

일본 음식점 외관 디자인 특징 ③

“환하고, 예쁘고, 따뜻하더라~”

: 줄줄이 매단 ‘외부등’ 전기료 아깝지 않다?

- 환하게 흔들리는 외부등으로 손님을 모이게 하는 ‘집어등 효과’ 발생

- 외부등에 음식점 홍보 문구 넣어 ‘간판 효과’까지

일본 음식점 외장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역시 외벽에 달린 ‘외부등’이다. 전면 간판 밑에 수십 개가 줄줄이 달려 있는가 하면, 점포 입구 양쪽 벽면에도 단을 이루어서 외부등이 부착돼 있다. 비싼 전기료를 들여 왜 저렇게 많은 외부등을 매다는 것일까?

외부등 효과는 매우 크다. 외부등은 골목을 환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줄줄이 매달린 외부등은 흡사 오징어잡이 배에 달린 전등을 연상시킨다. 음식점 마케팅에서는 ‘집어등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골목이 환하고 밝으면 사람들이 몰려온다.

특히 심야 업종 음식점에서 점포 외부등을 많이 달아 환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낮이라 하더라도 수십 개가 매달린 외부등은 자연스럽게 흔들거리며 시선을 주목시키는 효과로 이어진다.

외부등 디자인도 중요하다. 모양은 원통형이 가장 많고, 색깔은 주황색과 붉은색 계열의 조명이 많다. 주로 따뜻한 컬러로 등을 제작한다. 외부등 표면에는 대표 메뉴를 넣거나, 음식점의 로고 타입을 새겨 넣기도 한다. 외부등이 곧 간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본 음식점 외관 디자인 특징 ④

“음식도 보이고 주인도 보이더라~”

: 점포 밖에서부터 감지되는 ‘음식’과 ‘사람’

- 한눈에 대표 메뉴와 주인 얼굴 알 수 있게

- 사진과 모형 활용해 식욕과 구매욕 자극

- 주인 얼굴 활용 → 신뢰감 상승 효과

이뿐만이 아니다. 오래된 음식점들을 가보면 그 음식점의 대표 메뉴가 가장 먼저 보인다. 가게 앞에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이 붙어 있거나, 실물과 똑같은 음식 모형이 진열된 메뉴 박스를 보며 먹고 싶다는 ‘식욕’과 ‘구매욕’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음식점들은 밖에서 볼 때 구체적으로 어떤 메뉴가 있는지 가늠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설령 사진이 붙어 있어도 전혀 식욕을 불러일으키지 않거나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음식 사진일 때도 많다. 이런 몰개성은 시급히 수정되어야 한다.

일본 음식점의 외관에서는 대표 음식과 동시에 사람의 ‘얼굴’도 흔히 목격된다. 특히 주인장의 얼굴을 사진이나 캐릭터로 만들어 부착한 음식점이 많은데, 누가 운영하는 가게인지를 보여준다는 얘기다. 사진도 증명사진이 아니라 장인의 포스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주인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주로 부착돼 있다. 이는 손님들에게 신뢰감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일본 음식점 외관 디자인 특징 ⑤

“음식에도 이야기가 있더라~”

: 점포 밖에서 읽는 음식점 스토리

- 음식에도 문화 콘텐츠를 입혀야

- 스토리가 또 다른 고객을 불러 모으는 장치

마지막으로 음식점의 스토리를 점포 밖의 모습에서 읽을 수 있다. 일본에는 오래된 음식점들이 많다. 당연히 스토리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 스토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점포 외부의 선팅 공간이나 외벽에 부착한다. 중요한 익스테리어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손님들은 음식점 밖에서 혹은 실내에서 음식을 기다리면서 벽에 부착된 음식점의 스토리를 읽어보게 된다.

일본의 음식점에서는 그 가게만의 고유한 전통과 역사는 물론이고, 음식점 오픈 스토리까지 잘 정리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스토리는 해당 음식점의 중요한 콘텐츠 자산이며, 이 콘텐츠가 또 다른 고객들을 불러 모으는 장치로 활용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음식점 간 경쟁이 몇 배로 치열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음식점 외장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한다면 신규 고객을 잡을 기회를 그만큼 놓치는 것이다. 인테리어에 앞서 익스테리어에 신경을 써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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