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7-3 P.81 Consulting]

 

한국인 누구나 선호하는 음식 ‘돈가스’

 

consulting. 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

 

얼마 전 서울 강남의 어느 이자카야 경영주와 상담을 했다. 이자카야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상권이지만 점심 매출을 올리기에는 괜찮아 보였다. 인근의 모 부대찌개집이 점심에 최소 3회전 이상을 돌릴 정도다. 이자카야는 점심 메뉴를 활성화하기엔 어려운 아이템이다. 의뢰인은 일본에도 거주했던 사람이다. 일본 라멘과 함박스테이크 등 다양한 일본 메뉴를 제법 솜씨 있게 내놓지만 점심 매출이 기대만큼 안 따라준다는 것이다.

 

주재료인 돼지고기 등심 저렴해 수익성 높아

그는 특히 함박스테이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일본에서는 고기를 갈아서 조리한 함박스테이크의 선호도가 높다. 그렇지만 한국의 경우는 다르다. 모 대기업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메인으로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수십 곳 전개했다가 사업을 철수한 적이 있다. 한국인이 함박스테이크를 안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이 메뉴가 생각보다 제대로 음식을 구현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필자의 대안은 ‘돈가스’다. 인근에 돈가스 전문점이 안 보인다. 필자는 얼마 전 한 족발집을 돈가스와 소바로 업종 전환시켰는데 소바는 물론 돈가스에 대한 판매가 예상보다 높다. 강남 모 지역의 돈가스 전문점은 하루 종일 끊임없이 고객이 내방하고 있다.

돈가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대부분 선호하는 메뉴다. 돈가스에 주로 사용하는 등심 부위는 돼지고기 부위 중 가장 남아도는 부위이기도 하다. 삼겹살, 전지, 후지, 특수부위 등은 기본 수요가 있는데 등심은 돈가스와 일부 ‘개념 있는 중국집’의 탕수육 재료로만 사용된다.

돼지고기 생산지에서 등심은 속된 말로 처지는 부위다. 따라서 가격이 저렴하다. 1kg에 7000원대이지만 구매의 귀재들은 5000원대에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돈가스 원재료인 등심 원가가 저렴해 수익성 면에서 매력적이다.

▲ 사진 = 정희수 기자

시너지 높은 다른 메뉴와 조합이 중요

하지만 단순히 돈가스를 메뉴로 도입하는 걸로 끝내서는 안 된다. 돈가스를 다른 메뉴와 잘 묶어야 한다. 경기 포천시, 용인시 수지 등의 모 점포는 비빔국수, 잔치국수와 돈가스를 각각 조합해서 판매한다. 유명한 어느 돈가스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는 돈가스와 파스타를 조합 메뉴로 구성했다.

일본 사누키 우동 전문점인 울산 ‘아키라’의 경우 우동 맛도 탁월하지만 돈가스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서울 신사동 ‘하루’, 경기 고양시의 ‘일산소바’ 등은 돈가스와 소바 콘셉트인데 여름에는 초대박 수준이고 겨울에도 매출이 꽤 안정적이다. 소바 장인이 운영하는 부산 ‘면옥향천’도 겨울철 효자 메뉴가 돈가스다.

일본식 카레와 돈가스를 묶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어떤 점포에서는 돈가스를 된장찌개와 묶어서 돈가스백반으로 판매하는 곳도 있다. 기사식당 타입의 넓적한 돈가스도 나쁘지 않다.

필자 견해로는 7000~8000원 이상의 가격 책정이 적당하지만 일부 식당에서는 5000원 미만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래도 수익성이 양호한 편이다. 핵심은, 좋은 원육을 사용해 양질의 기름에 잘 튀기고 입에 당기는 소스와 구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돈가스는 상권 내의 고객을 한 달에 두 번 이상 끌어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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