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컨설턴트 김상훈의 외식상권 포커스

[음식과 사람 2017-4 P.32 Local Analysis]

▲ 사진 = Pixabay

매출은 계속 줄어드는데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은 그대로다. 그렇다고 문을 닫자니 너무 막막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음식점 사장님들의 고민이 깊어가는 요즘이다. 이럴 때 업종을 변경해 재오픈하는 방법도 신중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업종 변경은 폐업보다는 자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불황기에 매출 부진을 극복하는 실속 있는 방법, 업종 변경에 대해 알아보자.

 

Editor. 김상훈 외식컨설팅 전문가

 

“부인 빼고 모두 바꿔라!”

- 업종 변경이 폐업보다는 자산 손실 적어

- 최소 자본으로 간판, 메뉴 등 모두 바꿔야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많은 음식점들의 공통점은 재투자 비용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다. 업종 변경을 위해 충분한 자본을 재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 비용으로 최대한의 수정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 메뉴 수정을 기본으로 하되, 가급적 이전에 쓰던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간판을 그대로 두면서 메뉴 구성만 달리하는 업종 변경 방법은 경계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외부 간판 수정 없이 내부만 보강한다면 업종 변경 자체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예전의 매출 부진 음식점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업종 변경은 일반적으로 폐업보다는 자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업소가 그런 것은 아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요리주점의 경우 1층 50평의 월 임차료가 무려 2000만 원에 달했다. 상업지역도 아닌 곳에서 월 임차료가 2000만 원이면 월 매출액이 최소 1억5000만 원은 돼야 한다.

오피스 상권의 평균 영업일수가 22일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매장의 하루 매출액이 최소 700만~800만 원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경우라면 다른 음식점으로 업종 변경을 한다고 해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빨리 폐업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대충 하려면 아예 하지 마라!”

-고객들의 불평불만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라

-무엇을 바꿀지 확실히 정하라

-신규 메뉴 전수를 위해 절대적인 시간 투자는 기본!

업종 변경의 근본적인 원인은 매출 부진과 수익성 저하에 있다. 따라서 매출 부진에 대한 정확한 원인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정확한 원인 진단 없는 맞춤형 대안 찾기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업주 스스로 매출 부진의 원인을 찾아보려면 소비자 조사를 시행해볼 필요가 있다. 내 가게에 대한 주변 고객의 목소리를 낱낱이 귀담아 듣고 문제가 뭔지 찾아보는 것이다.

가게 인근을 지나는 보행자들을 대상으로 (만약 J고깃집이라고 가정하면) 이 동네에서 어느 고깃집을 주로 가는지, J고깃집에는 가봤는지, J고깃집의 음식 맛은 어땠는지, 혹시 불만사항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등을 자세히 물어보고 의견을 취합·정리해서 업종 변경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주인이 모르고 있던 우리 음식점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둘째로 대표 상품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이 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점심 메뉴를 강화할지, 저녁 메뉴를 강화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필자의 컨설팅 사례 중에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던 보리밥집의 업종 변경 사례를 들어보면, 원인 진단 결과 점심 메뉴보다 저녁 메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보리밥 메뉴를 사이드 메뉴로 하고, 삼겹보쌈을 대표 메뉴로 띄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겹보쌈이 연상되는 상호를 새로 짓고 새로운 간판을 내걸어 재오픈했다. 아무리 맛좋은 삼겹보쌈을 새 메뉴로 추가하더라도 간판 등이 바뀌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매출 부진을 겪던) 이전의 그 보리밥집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메뉴도 바꾸고 간판과 분위기까지, 바꿀 수 있는 만큼 바꿔야 효과가 있다.

상품에 대한 구현 방법도 중요하다.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음식점 경영자의 입장에서 신규 메뉴를 서비스하는 것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은 사업성이 검증된 메뉴를 전수받는 일이다. 신규 메뉴에 대해 1:1 전수를 통해 직접 핵심 가치를 배우는 절차가 필요하다.

메뉴 전수를 위한 절대적인 시간 투자는 기본이다.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후다닥, 빠르게, 대충, 업종 변경을 시도하려는 생각이야말로 더 위험한 상황으로 빠지게 되는 지름길이다.

 

“디테일이 고객을 붙잡는다”

-반전 포인트를 부각시켜라 → 상호, 간판 교체는 기본

-사람 경쟁력을 키워라 → 웃는 표정, 복장 등 고객서비스 개선

-내 가게를 알려라 → 구전 마케팅, SNS 마케팅, 재오픈 이벤트

업종 변경 시 디테일에 신경 쓰지 않으면 소비자는 감동하지 않는다. 감동을 느끼지 못하면 결코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첫 번째, 상호와 간판 교체는 기본이다. 매장의 외장 디자인에 비주얼 요소를 가미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소비자에게 뉴스가 될 수 있는 가시적인 상징물도 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 찍을 거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현수막이나 이동식 애드플래그 등 동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설치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가게 안으로 소비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 현수막 한 장을 부착하더라도 현수막 안에 들어갈 한 줄의 글과 디자인에 신경을 써야 한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은 아니지만 주인이 정성과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야 할 일이다. 반전 포인트를 부각시키지 못한다면 업종 변경의 효과는 미미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업종을 변경하는 음식점일수록 구성원의 역량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게 주인과 직원에 대한 사람 경쟁력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으로 변경하고 좋은 시설과 분위기로 오픈한다고 해도 인력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리폼 없이는 반등세를 꾀하기가 쉽지 않다.

주인과 직원의 웃는 표정 하나, 복장 스타일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서비스 경쟁력 개선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업종 변경과 함께 고객 서비스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업종 변경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업종 변경을 한 후 음식점을 어떻게 알리느냐의 문제다. 줄 서는 가게로 만드는 결정타는 마케팅 포인트에서 결정된다.

구전 마케팅은 물론 SNS 마케팅 없이는 외식 경영이 불가능한 시대다. 뉴스거리 만들기에 노력해야 한다. 재오픈 이벤트도 중요하다. 최초 오픈 이벤트보다 화려하고 자극적일 필요도 있다. 이러한 절실한 몸부림 없이 업종 변경을 통해 매출 개선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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