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7-4 P.55 Consulting]

 

중국집 전유물 편견 버리면 훌륭한 틈새 메뉴 ‘볶음밥‧볶음면’

 

consulting. 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

 

▲ 사진 = 한국외식신문 DB

볶음밥은 중국집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반 한식당이나 분식집 혹은 일식, 경양식 등에서 차별화된 볶음밥은 고객을 견인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흔한 김치볶음밥도 돼지고기나 베이컨 등을 잘 활용하면 맛있는 메뉴가 될 수 있다.

볶음밥은 돼지고기가 주재료이지만 소고기를 볶았을 때 더 맛있는 메뉴를 구현할 수 있다. 한우 가격이 비싸지만 볶음밥에는 소량의 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소한 한우로 제공하는 볶음밥도 강력한 시그니처가 될 수 있다.

 

이젠 추억이 된 ‘즉석 볶음밥’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갔을 때 한식당이 없는 지역에서 가장 많이 가는 곳은 중식당이고 선호하는 1등 메뉴는 볶음밥이다. 볶음밥은 매력적인 음식이다. 또한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볶음밥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는 중국집이다. 그런데 중식당에서는 볶음밥을 즉석에서 조리하지 않고 미리 볶아두었다가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식사 시간에 한꺼번에 주문이 몰리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조치다.

예전에는 중국집에서 라드(돼지비계)를 사용해 직접 조리한 볶음밥은 입맛을 매우 당기는 음식이었다. 인천에 유명한 중국집이 있는데 이 식당은 다른 요리도 잘하지만 볶음밥을 조리할 때 라드유를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또 즉석에서 조리를 하기 때문에 불맛이 살아 있다.

볶음밥은 수작업이 들어가 만들기 힘든 메뉴다. 하지만 외진 지역에서 고객을 끌어당기는 도구로 유효적절한 메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요즘 중식당에서 간짜장 잘하는 곳이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부산역 앞 ‘원향제’는 그다지 널리 알려진 중국집은 아니다. 그렇지만 주문 즉시 조리해 내오는 간짜장으로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즉석에서 조리한 간짜장을 먹을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식당이다.

소고기 기름은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있어 볶음밥에 사용하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다만 볶음밥은 즉석조리가 기본이기 때문에 대형 업장보다는 작은 업장에서 식사 메뉴로 고객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메뉴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볶음밥 종류도 소고기, 돼지고기, 베이컨, 햄, 동남아풍, 중식풍, 양식풍 등 다양한 변용이 가능하다.

 

식사는 물론 괜찮은 안주이자 요리인 ‘볶음면’

요즘 면식(국수) 시장에서 은근히 잠재력 있는 메뉴가 바로 볶음면이다. 볶음면은 볶음밥보다 더 오퍼레이션이 짧고 간단하기 때문에 조리의 신속성에서 앞선다.

서울 강남역 일식집 ‘아소산’을 유명하게 해준 메뉴 중 하나가 야키우동이다. 우동면과 가쓰오부시 등을 사용한 볶음면은 퓨전적 요소가 있어 젊은 세대들이 좋아한다. 지역에 따라 볶음우동, 볶음짬뽕 등 다양한 메뉴가 가능하다.

일식에서는 야키소바라는 독특한 향미를 가진 메뉴도 있다. 아주 간편한 요리로 식사는 물론이고 가벼운 안주로도 가능한 메뉴다. 볶음면은 안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한식에서도 칼국수면이나 우동면을 활용한 볶음면을 개발할 수 있다. 볶음면의 관건은 풍성한 고명이다. 미국식 중식당의 주요 메뉴는 볶음면인 차우면인데 면도 면이지만 풍성한 고명이 든든한 식사, 그리고 요리의 개념으로까지 확장시켜준다.

미국식 중식당 ‘홀리차우’ 차우면의 경우 가격 대비 양이 푸짐해서 일반 중식당의 빈약한 양과 대조를 보인다. 면이나 고명 등이 좀 색다른 맛이지만 풍성한 볶음면 요리가 매우 매력적이다.

볶음밥이나 볶음면 모두 풍성한 고명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저렴한 돼지고기 후지 등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넉넉한 식재료 제공이 가능하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역시 가성비가 고객을 끌어당기는 가장 주요한 요소라는 것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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