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7-6 P.79 P.79 Consulting]

 

▲ 이미지 = Pixabay

'경양식' 메뉴 구현 쉽고 식재료 원가 낮은 편

경양식은 일본식 양식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음식이기도 하다. 1990년대 중반 대기업의 패밀리 레스토랑 열풍에 밀려 쇠락하기도 했지만 몇 년 전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조리 기술보다 ‘소스 맛’이 포인트

서울 송파구에 30년 내력의 경양식집이 있다. 이 식당은 메뉴가 단출하다.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생선가스 그리고 돈가스정식, 이렇게 딱 네 가지다. 장사도 제법 잘되는데 고객층도 다양하다. 특히 노년층 고객이 많아 보인다.

포장 판매의 비중도 비교적 높은 편인 것 같다. 주방 인력은 모두 여성으로 구성했고 가격은 8000원, 9000원으로 비교적 제 가격을 받고 있다.

크림수프가 나오고 옛날 경양식집처럼 빵과 밥 중 선택할 수 있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돈가스에 뿌린 데미글라스소스의 맛이 편안하다.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식 두툼한 돈가스가 아니고 1970~80년대의 경양식풍 돈가스 맛이다.

이 아이템은 특별한 조리 기술보다 돈가스, 함박스테이크의 소스 맛이 중요한 포인트다. 돈가스는 주로 국내산 돼지 등심을 사용한다. 함박스테이크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서울 홍대 앞이나 부산 서면 등에서 경양식풍 식당들이 차츰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 ‘미화당살롱’은 복고풍 인테리어 감각이 돋보인다. 주요 고객이 젊은 여성이다. 음식도 기본 이상의 맛을 내고 있다. 여기도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가 주력 메뉴인데, 특이하게 일본의 서민용 파스타인 나폴리탄도 판매하고 있다. 플레이팅이나 그릇 등도 감각이 높다.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했음을 짐작케 한다.

 

메뉴 구현은 비교적 용이, ‘분위기’가 중요해

경양식 전문점의 장점은 의외로 메뉴 구현이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메인 음식인 돈가스, 함박스테이크는 주로 소스 맛에 의존한다. 시제품을 응용해 소스를 만드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다만 작은 규모의 식당이라도 나름대로의 분위기를 구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경양식집을 방문하는 주 고객층이 젊은 고객이라면 ‘분위기’를, 중·장년층이라면 ‘추억’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그런 세대별 니즈에 부합하는 복고풍 인테리어가 적합하다.

인천 동인천에는 지금도 오래된 경양식당이 여러 곳 건재하다. 대박 수준은 아니지만 오랜 연륜의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도 외지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부산 지역은 특히 경양식당이 좀 더 강세를 보인다. 지금도 일부 기사식당에서는 돈가스나 함박스테이크를 서민형 콘셉트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

서울 장안동 기사식당 ‘장안정’은 함박스테이크, 돈가스, 설렁탕 등을 판매하는 식당이지만 주력 메뉴는 함박스테이크다. 그릴에 제공해 온도감 좋은 8000원짜리 함박스테이크는 일반 손님은 물론 기사 손님들의 인기 메뉴이다. 이 식당 함박스테이크 역시 중요한 포인트는 소스다. 시큼한 맛이 당기는 소스는 함박스테이크가 양식이라는 생각보다는 한식 느낌이 더 강하게 들게 한다.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등은 비교적 식재료 원가가 저렴해 회전율만 뒷받침된다면 생각 이상으로 좋은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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