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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7-6 P.94 Health Info]

 

▲ 이미지 = Pixabay

나른한 봄날, 슬슬 더워지는 한낮이면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이 감긴다. 이른바 봄의 불청객이라 불리는 춘곤증 증세다. 흔히 겪는 증상이지만 증세가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editor. 이선희 / 도움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김정현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

 

< 만성피로를 예방하는 생활 습관 십계명 >

 

1. 일주일에 3~4회, 적어도 30분 이상씩 꾸준히 운동한다.

2.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3. 반드시 금연을 하고 가급적 음주를 피한다.

4. 지방질과 당분 섭취는 줄이고 비타민과 미네랄은 충분히 섭취한다.

5. 하루 6~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6.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

7. 일을 할 때 몰아서 하지 않고 여유 있게 시간 분배를 한다.

8. 일을 하는 중간마다 틈틈이 짧은 휴식을 취한다.

9. 커피는 하루에 한 잔 이하, 오후보다는 오전에 마신다.

10. 혈액순환을 돕는 반신욕이나 족욕으로 하루 피로를 푼다.

 

비타민 섭취, 규칙적인 수면 등 ‘춘곤증’에 도움

춘곤증의 원인은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겨울 동안 추운 날씨에 적응했던 우리의 몸이 따뜻한 봄에 다시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봄이 되면 밤의 길이가 짧아지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면시간이 줄게 된다.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혈액순환량이 늘어나고 근육이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된다.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며 호르몬계, 신경계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즉, 춘곤증은 질병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정상적인 신체 현상이다.

춘곤증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나른한 피로감, 졸음, 식욕 부진, 소화 불량, 현기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사람에 따라 춘곤증을 겪는 정도도 다르다. 겨우내 신체 활동을 적게 해 운동 부족인 사람, 피로가 누적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더 심하게 나타난다. 몸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 몇 가지 생활 규칙만 지킨다면 춘곤증을 예방할 수 있다.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산책, 맨손체조, 조깅,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춘곤증은 비타민이 부족해 생기는 경우가 많은 만큼 비타민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비타민B1이 충분한 콩, 보리, 팥, 현미 등 잡곡 위주로 식사를 하되 신선한 산나물이나 들나물을 많이 먹어 비타민C와 무기질을 충분히 보충해주면 좋다. 오후에 춘곤증으로 잠이 쏟아진다면 20분 내외로 짧게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이상 넘어가면 수면 리듬이 깨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나른하다고 휴일에 잠을 더 많이 자면 다음 날 오히려 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다. 휴일에도 평일과 같은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

 

단순 피로뿐 아니라 우울, 불안 등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

봄철 피로를 무조건 춘곤증이라 여기면 안 된다. 충분히 잠을 자도 심한 피로에 오랫동안 시달리고 있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내원한 환자 수는 5만~6만 명으로, 병원을 내원하지 않은 환자까지 더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단순히 피곤하다고 해서 진단받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극심한 피로가 풀리지 않고 ▲6개월 이상 지속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현재 힘든 일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고 ▲의학적으로 다른 특별한 질환이 없으며 ▲증상 탓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아야 한다.

또한 ▲기억력 혹은 집중력 장애, 림프절 압통, 인후통, 새로운 두통을 앓거나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고 ▲운동처럼 힘을 들여 하는 일을 하고 난 후 느끼는 심한 권태감, 관절통, 근육통 등의 증상 4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6개월 이상 지속돼야 한다.

그 외에도 식욕 부진, 호흡 곤란, 우울, 불안 등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할 수 있고, 피로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이나 불안증, 당뇨, 만성신부전증 등 다른 질환과 구분해야 하므로 진단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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