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6월호

[음식과 사람 2017-6 P.86 Food & Story]

 

▲ 이미지 = Pixabay

양파는 비교적 저렴하고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조리법, 풍부한 맛과 영양으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식재료계의 ‘팔방미인’이라 하겠다. 알면 알수록, 벗기면 벗길수록 놀라운 양파의 가치와 효능, 다양한 활용도에 대해 알아보자.

 

editor. 강재희 백석문화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서양에서 들어온 둥근 파 ‘양파’

양파는 서양에서 들어온 둥근 파라 하여 ‘양파’라 하는데, 한자로는 ‘옥총(玉蔥)’, 일본식으로는 ‘다마네기’라고도 불린다. 양파는 마늘과 함께 식용 역사가 오래된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개화기 이후에 들어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양파를 신성시해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피라미드를 쌓을 때 노동자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파라오가 특별히 지급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그리스에서는 운동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몸에 바르거나 주스 등으로 만들어 마시게 했다고 전해지며, 인도에서는 양파가 이뇨, 소화 촉진, 관절 등에 좋은 약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황사, 미세먼지까지 씻어주는 ‘양파’

최근 황사나 미세먼지 등에 의한 대기오염이 심장질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뉴스가 보도됨에 따라 기능성 마스크나 공기정화기 수요가 급증했다. 양파는 대기오염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심장질환에도 효과가 입증돼 음식뿐만 아니라 즙이나 효소, 식초 등으로 다양하게 상식(常食)할 수 있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양파는 수분이 전체의 90%를 차지하지만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C, 칼슘, 인, 철 등의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양파 껍질에는 ‘퀘르세틴’이라는 다량의 항산화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이것이 세포의 산화를 예방하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저하시키며 혈액순환을 도와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 양파는 우리 몸의 수분이 너무 과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피로 회복을 돕는다고 했다. 자색 양파는 폐의 기능을 활성화해 몸을 안정시키고 신장 기능을 좋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양파라고 다 매운 것은 아니다?

양파는 다른 작물에 비해 수송이 용이하고 다양한 토양과 기후에서도 생육이 잘되어 우리나라 전국에서 재배되지만, 주산지는 전남 무안·고흥·신안 지역과 경남 창녕·합천, 대구, 제주 등이며, 4월에서 6월 중순경 재배된다.

양파의 종류는 백색 계통과 적색 계통, 황색 계통으로 분류되는데,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품종은 대부분 황색 계통이다. 최근 자색 양파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자색 양파의 유통도 증가하는 추세다.

양파는 크게 매운 양파와 단 양파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수확이 빠른 조생종(해가 길지 않고 낮은 온도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단맛이 강하고, 저장용이라 칭하는 만생종(긴 해와 높은 온도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매운맛이 강하다. 항간에서는 양파가 암수가 있다고 하여 넓적한 것은 암컷이라 맛이 좋고 길쭉한 것은 수컷이라 맛이 없다고 하여 외면하는데 이는 정확한 근거가 없는 것이다.

양파는 모양에 따라 편평형, 편원형, 원형, 타원형, 원추형 등 다양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수요가 구형을 선호해 구형 위주로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벗길수록 놀라운 양파의 쓰임새와 효능

흔히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을 양파에 비유하는데, 양파는 그 모양만큼이나 쓰임새가 다양하다. 생선 요리에서는 비린내를 없애주고, 고기 요리에서는 누린 맛을 없애준다. 그 자체로 단맛을 낼 뿐만 아니라 육수에서는 깊고 풍부한 단맛을 낸다.

볶음 요리에서는 아삭하고 부드러운 단맛을 내며, 김치에서는 깔끔한 단맛을 내주는 등 만드는 음식마다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채소다. 양파는 가열하면 설탕 50배의 단맛을 낸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성인병으로 설탕을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설탕 대체재로 양파를 사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꿀Tip]

매운 양파 냄새 없애려면?

• 생양파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별미지만 강한 냄새 때문에 꺼리게 된다. 양파를 먹은 뒤 김 한 장이나 다시마 한 조각을 씹으면 해조류가 양파 냄새를 흡착해 냄새를 줄일 수 있다.

• 그릇이나 손에 양파 냄새가 배었을 때 약한 식초 물에 씻으면 어느 정도 냄새가 가신다.

• 도마나 강판 등에 양파를 썰고 냄새가 남아 있는 경우, 무 조각을 갈거나 칫솔에 식초를 묻혀서 닦아낸다.

• 페인트 등 새집 냄새도 양파를 굵게 잘라 집 안 곳곳에 놓아두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오래, 싱싱하게 보관하려면?

• 싹이나 뿌리가 많이 나지 않은 것, 단단하고 껍질 부분에 광택이 있는 것을 고른다.

• 햇양파는 물러서 빨리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 적은 양을 구입해 손질하여 물기를 말린 다음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 저장용 양파는 습기 있는 곳에 두면 썩기 쉬우므로 망에 넣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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