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7월호

[음식과 사람 2017-7 P.54 Consulting]

 

전재우(64)·김정애(61) 씨 부부는 경기 광주시에서 5년간 곰탕집을 운영했다. 처음 3년간은 나쁘지 않았으나 광우병 사태 이후 매출이 꺾여 고전했다.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다가 4년 전 지금의 점포로 이전했다. 음식 수준에 만족했던 부부는 ‘언젠가 손님들이 알아줄 것’이라 여기고 꾸준히 식당을 운영했다.

3년간 매출이 부진했으나 지난해 3월부터 차츰 상승세를 탔다. 월매출이 최고 1000만 원까지 오르는 등 몇 달간 높은 매출액이 유지되자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안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갑자기 예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 건물주와 3년 단위 점포 계약을 갱신했으나 지금까지 매출이 저조한 상태다. 부부의 희망 매출액은 월 1500만 원이다.

 

consulting 김현수 editor 이정훈 <월간 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솔향’

위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상권특성 신도시 외곽 야산 아래 한적한 골목길

업장규모 99㎡(30평), 56석(실외 데크 36석 별도)

주 메뉴 코다리, 불고기

▲ 사진 = 외식경영

[문제점]

“그렇게 외딴 곳까지 가서 식사할 이유가 없지?”

- 불리한 입지 만회할 고객 유인책 부재

점심 매출도 적지만 저녁 매출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저녁에 외딴 곳에 있는 식당까지 손님을 유인할 만한 요소가 없다. 손님 입장에서는 맛있는 음식, 편안한 휴식, 재미있는 체험, 그 어떤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식당 입구에 비스듬히 누운 입간판이 부정적인 첫인상을 준다. 내부를 복층으로 꾸며 식당 홀의 높이가 낮아 답답한 느낌이 들고, 집기류가 어수선하며 낡고 지저분한 내부도 정리정돈이 필요해 보인다.

 

“음… 맛은 괜찮은데, 특별한 게 없어”

- 소구 대상 불명확한 메뉴 콘셉트와 맛의 정체성

외식의 주 고객층인 젊은 여성 고객 눈높이에서 보면 음식과 반찬의 디테일이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준다. 똑같은 불고기나 코다리라고 해도 참신한 감각과 맛을 살리지 못하면 고객은 외면한다. 반찬 하나하나 모두 맛이 나쁘지는 않으나 ‘옛날 식당 반찬’ 이미지가 농후하다.

메인 메뉴인 불고기의 원육을 국내산 젖소로 사용하고 있다. 젖소는 원가가 낮지만 한우는 물론이고 수입 소고기보다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손님들도 고기 맛을 금방 알아차릴 정도다. 외딴 이곳까지 일부러 찾아온 손님이 싼 가격에 매력을 느낄 가능성은 적다. 한번 먹어보면 다시 찾지 않을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 또한 현재의 코다리 양념은 밋밋하고 임팩트가 적어 당기는 맛이 없다. 살을 씹으면 간장 배어든 맛이 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가정식으로는 훌륭한 맛일 수 있지만 식당용 음식은 아니다.

 

[이렇게 해봅시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간판, 메뉴판 등 교체하고 산뜻한 식사 환경 조성해야

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월간 외식경영> 대표, 이하 김 기획자)는 점포 이전을 고려해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일산 신도시 외곽의 외딴 곳으로 입지가 너무 안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씨 부부는 이전 의사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점포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데, 몇 곳을 손봐야 한다.

먼저, 옥호는 그대로 쓰되 간판 디자인을 요즘 감각에 맞게 바꿔야 한다. 메뉴판도 새로 구성한 메뉴 위주로 가독성을 높여 새 메뉴판으로 교체해야 한다. 오래되어 색이 바랜 벽지는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색과 문양의 벽지로 바르고, 홀 가장자리에 쌓아놓은 지저분한 박스들과 출입문 입구에 방치한 폐냉동고도 정리해야 한다. 끈적끈적한 바닥은 깨끗이 닦아내 손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청소한다.

▲ 사진 = 외식경영

불고기 메뉴 지속하려면 원육 바꿔야

불고기 메뉴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젖소보다 조금 더 비싼 육우를 사용해야 한다. 육우 고기 맛은 한우보다 못하지만 젖소보다 가격 대비 훨씬 우월하다. 현재 7000원인 점심 특선 불고기 재료를 육우로 바꾸고 질을 높여 1만 원 받는 것을 고객 입장에서도 더 바랄 것이다.

상품력이 떨어지는 불고기를 리딩 메뉴로 계속 끌고 갈 것인지 냉철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불고기 수준을 높였다고 해도 단기간에 고객에게 어필하기 힘들다. 그럴 바엔 차라리 오겹살로 불고기 자리를 대신하는 게 더 낫다. 물론 불고기 대신 숯불갈비나 석갈비도 욕심부려볼 만한데, 조리 오퍼레이션(과정)이 간편하고 단시간에 고객에게 어필하기 쉬운 오겹살이 유리하다.

최소한 저녁 메뉴에서 불고기 메뉴를 퇴출시켜야 한다. 노동력이 부족한 식당 현실에서 불판 닦는 일도 어렵고, 매출을 높이는 데 불고기의 기여도가 너무 낮다.

 

불고기를 오겹살로 교체하고 ‘코다리+오겹살’ 투톱으로

오겹살과 동시에 현재의 코다리 전문점 이미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코다리는 꾸준히 성장하는 아이템이다. 불고기를 빼고 오겹살을 투입해 ‘이 근처에서 제일 맛있는 코다리 오겹살 전문점’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최선이다.

오겹살을 취급하려면 돼지고기 관련 기본 교육을 받아야 한다. 돼지고기의 특성, 조리법, 보관과 관리요령 등이다. 고깃집은 육질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고기를 일반 냉장고에 보관하면 안 된다. 비싼 양질의 고기도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맛이 떨어진다. 고기 전용 보관 장비를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반찬·밥의 질 향상시키고 ‘남도풍’ 강조하고

반찬의 맛과 질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진부하고 오래된 옛날 느낌이 난다. 고객층을 주도하는 젊은 여성들이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반찬들이다. 벤치마킹을 통해 최근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반찬 스타일로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주인이 식당 안에만 갇혀 있어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오겹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반찬은 파김치다. 반찬 전문가에게 파김치 담그는 요령을 배워야 한다. 안주인 김정애 씨의 고향이 전라도인 점을 부각시켜 ‘남도풍 파김치’를 강조하고 젓갈을 활용한 찬류도 보강하면 더욱 좋다. 기존 쌈장에는 멸치를 갈아 넣어 맛을 높인다. 이와 함께 전기밥솥을 비치하고 즉석에서 손님에게 밥을 퍼줘 ‘밥이 맛있는 집’으로 인식시킨다.

 

코다리 맛 높이고 관련 메뉴 묶어 집중 홍보

지금의 코다리 수준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조리 전문가에게 코다리조림(명태조림) 기술을 전수받아야 한다. 특히 면을 제외한 코다리 양념장의 맛내는 법을 익혀야 한다. 코다리 맛의 수준이 향상되면 코다리막국수뿐 아니라 새 명태 메뉴들을 개발해 메뉴 라인업을 보강한다.

황태해장국을 새로운 주력 메뉴로 설정하고, 냉소바를 전략적으로 하절기 메뉴에 배치해 대박 메뉴로 키운다. 메뉴 세팅 작업까지 끝나면 웰빙 식재료인 코다리에 대한 친건강 이미지를 부각하는 스토리텔링을 작성하고 홍보한다.

코다리조림에 양질의 오겹살을 묶으면 저녁 매출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다. 코다리조림 맛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저녁 손님들에게 1마리씩 서비스로 제공하면 홍보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코다리조림, 코다리막국수, 황태해장국, 오겹살을 탄현동에서 가장 맛있게 만드는 집’이라는 메시지로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주말에는 ‘인근에서 가장 오겹살 맛있는 집’으로 소구해야 한다. 계획대로 차질 없이 작업이 진행되면 매출이 현재보다 2~2.5배가량 향상될 것이다.

김 기획자는 “부부가 운영하는 점포는 일손이 부족해 외부 트렌드나 고객 니즈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 매출 부진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일손이 부족하고 바쁘더라도 가끔씩은 외부로 눈을 돌려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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