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9월호

[음식과 사람 2017-9 P.84 Food & Story]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는 과일 '포도'

 

▲ 이미지 = Pixabay

세계 과일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포도. 세계인이 다양하게 즐기는 새콤달콤한 포도는 과일의 여왕으로 불린다. 당분이 많아 피로 회복에 좋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아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 지친 몸을 반짝반짝 생기 있게 해줄 탱글탱글 탐스럽고 싱그러운 포도를 만나보자.

 

editor. 김동희 식문화개발연구원 원장

 

비타민과 유기산이 풍부한 과일의 여왕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안성쯤에 이르면 길 양옆으로 너른 포도밭이 펼쳐져 있다. 포도는 여름 과일로 알고 있는데 8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가 제철로, 좀 더 정확하게는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는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역과 품종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다.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입덧으로 밥을 먹지 못하고 과일로 끼니를 때울 때 포도가 거의 주식이다시피 했다. 새콤달콤한 포도에는 당분이 많고 비타민과 유기산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힘든 입덧을 버텨내는 데 좋은 과일이었다. 덕분에 건강하게 아이를 낳았고, 아이 또한 포도를 나만큼이나 좋아한다.

 

인간이 재배한 가장 오래된 과일

서양에서는 인간이 재배한 과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포도를 꼽는다.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 그려진 포도주 담그는 그림이나 오래전 그리스나 로마의 예술작품 속에서 귀족들이 포도송이를 들고 먹고 있는 모습으로 미루어 포도가 오래전부터 귀한 과일로 대접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포도 알이 주렁주렁 달린 포도 그림을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포도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시기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1450년경 어의 전순의가 지은 가장 오래된 음식책 <산가요록(山家要錄)>에 포도나무에 대한 기록이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초기나 그 이전에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선 캠벨, 거봉 등 많이 재배… 국산 와인 생산도 활기

현재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포도는 미국 품종과의 교배종으로 1900년대 초에 들어온 캠벨얼리가 많고, 기타 델라웨어나 거봉 등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대부분 와인을 만들기에는 당도가 떨어져 생식용으로 그냥 먹거나 설탕과 알코올을 넣어 포도주를 만든다.

최근에는 와인 생산이 가능하도록 당도를 높인 포도 품종을 개발해 청수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포도가 생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북 영천과 김천, 충북 영동, 경기 안성과 화성 등에 와이너리가 있어 한국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포도축제를 열어 포도 따기와 와인 만들기, 와인 시음 등 다양한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9월에는 안성과 화성에서 포도축제가 열린다.

 

항암·항산화 효과와 노화 방지에 탁월한 천연 영양소

포도는 생으로도 먹지만 저장성이 떨어지는 과일이라 많은 양이 와인으로 만들어지거나, 주스, 건포도, 젤리, 포도씨유 등으로 가공되고 있다. 포도의 단맛을 내는 포도당은 우리 몸에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영양소로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주석산과 사과산 등의 유기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 특히 항암 효과가 있는 레스베라트롤이 많고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노화 방지에도 좋다.

포도를 이용해 만든 와인의 경우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풍부해 심장병 예방과 동맥경화,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다. 포도 씨에도 지방이 20% 정도 함유돼 있는데, 주로 필수지방산으로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

생으로 먹을 때 껍질과 씨까지 씹어 먹는 것이 좋다고는 하지만, 포도 씨가 단단해 치아를 상하게 할 수 있고 소화가 안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때 포도 다이어트가 유행한 적이 있는데, 포도는 과일 중에서 당도가 높아 칼로리 또한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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