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7-10 P.53 Consulting]

 

가을과 겨울은 전골의 계절이다.

전골을 대표하는 음식이 바로 곱창전골이다. 하지만 최근 손님 입장에서는 곱창전골 먹기가 쉽지 않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곱창전골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지 않다. 얼마 전에 잘 아는 강남의 직화 불고기 전문점에 새벽 메뉴로 곱창전골을 추천했다. 곱창전골은 식사 메뉴이자 술안주를 겸할 수 있다. 그리고 해장의 개념이 포함된 음식이기 때문에 겨울철 새벽 영업에 최적의 아이템이다.

 

일본인들도 열광하는 전골 특유의 감칠맛과 중독성

곱창전골은 그 특성상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자박하게 끓여 먹는 음식이다. 한국인의 밥상머리 정서와 부합한다. 실한 곱창과 각종 채소, 면 등 고명을 넉넉히 넣고 끓여낸 전골은 비교적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서민 음식이다. 뜨끈한 국물 한입 떠먹으면 마음까지 따뜻하고 든든해지는 겨울철 메뉴다.

곱창전골은 공깃밥 한 공기 너끈히 비울 수 있고, 소주 한잔 마무리하기에도 제격인 안주다. 실속형 음식이자 중·장년층에겐 추억의 메뉴다. 그런가 하면 우동 사리나 국수, 라면 등 면류와도 잘 어울린다. 진하게 우러나는 육수와 칼칼한 양념 베이스가 면발에 골고루 스며들어 특유의 되직한 맛을 내준다.

곱창전골의 매력은 칼칼한 맛과 더불어 내장을 우려낸 국물 맛에 있다. 얼큰하면서도 곱창, 대창 등에서 나오는 감칠맛 때문에 묘한 중독성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 한국에서는 곱창전골이 더는 흔한 메뉴가 아니다.

일본 규슈에는 ‘모쓰나베’라는 내장전골이 있다. 이 모쓰나베는 한국에서 유래한 음식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곱창, 대창 등과 채소를 넣고 간장 혹은 미소 베이스의 국물로 끓인 음식이다. 일본 중에서도 특히 후쿠오카에서는 한 집 건너 모쓰나베 장사를 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내장은 원래 일본인이 안 먹는 식재료였는데 모쓰나베의 원조인 한국보다 이제는 일본인이 더 많이 먹고 있다.

 

 

여성 고객 공략 가능성 높고 경쟁 심하지 않아

며칠 전에 한창 뜨고 있는 서울 강남 해장국 전문점에서 곱창전골과 내장탕을 먹었다. 이 식당은 오픈한 지 1년도 안 되었지만 손님이 많기로 유명하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시각이 오전 11시 30분쯤이었는데 이미 손님이 가득 차 있었다. 우리가 나올 즈음에는 대기 손님이 줄을 이었다. 대부분 직장인인 손님들이 양선지해장국과 곱창전골을 먹었다.

흥미로운 것은 여성 손님이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 아직까지는 수도권에서 여성들의 소 내장 음식 선호도가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며칠 후 대구 두류공원 인근의 유명 곱창전골 전문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젊은 여성 고객 비중이 꽤 높았다. 이것은 역으로 내장전골, 내장무침, 내장탕 등 소 내장 음식이 여성 고객들에게도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본 풍경이었다.

경기 안성의 모 곱창전골집도 수입산 내장을 사용하지만 푸짐한 양과 나름의 상품력으로 선전하고 있다. 수익성과 매출 모두 경쟁력이 있는 식당이다. 부산 부암동의 곱창전골집도 곱창전골 메뉴로 기본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방은 협소하지만 양념 다대기(다진 양념)로 맛을 잡았다. 곱창전골은 넓지 않은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제 맛의 구현이 가능하다.

현재 서울에서는 곱창전골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식당이 별로 없다. 서울 망원동의 유명한 곱창전골집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데 수준급의 맛과 가성비가 그 요인이다. 비록 B급 상권인데도 저녁이면 늘 웨이팅이 걸릴 정도로 고객이 많다. 곱창전골은 다른 아이템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제대로 맛을 구현할 능력만 있다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도전해볼 만한 아이템이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