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7-11 P.47 Consulting]

 

최근 ‘국민 육류’ 삼겹살의 퇴조와 함께 서서히 떠오르는 메뉴가 차돌박이다. 기름기가 많아 호불호가 갈리지만 고소한 지방의 풍미와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이 고소함과 쫄깃함에 비교적 값이 저렴하다는 점이 차돌박이의 강점이자 삼겹살과 흡사한 부분이다.

소고기는 비싸서 서민들이 먹기 어렵다. 하지만 소고기 가운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부위가 차돌박이다. 그만큼 대중 친화력이 높다. 이 때문에 차돌박이는 삼겹살의 대안 메뉴로 주목받고 있다.

 

▲ 이미지 = Pixabay

 

선도적 고깃집들 이미 ‘차돌박이’ 가능성 입증

영원한 것은 없다. 거의 30~40년간 전성기를 누린 삼겹살도 이젠 황혼녘이 보인다. 요즘 삼겹살에 질렸다는 반응이 많고, 삼겹살집 또한 수요에 비해 너무 많다. 발 빠른 외식업자들은 삼겹살에서 차돌박이로 갈아타는 형국이다.

서울 목동의 ‘더더차돌삼겹’은 본래 삼겹살 전문점인데 차돌박이를 메뉴에 추가했다. 상권 내에서 경쟁이 치열한 삼겹살보다 차돌박이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실제 고객 대부분이 차돌박이와 돼지고기를 묶은 5가지 코스 메뉴를 주문한다. 한우와 미국산 두 가지 차돌박이를 모두 구비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한우는 1+, 미국산은 초이스급 차돌박이다. 차돌박이 판매의 호조에 힘입어 차돌초밥, 감바스 알 아히요 등의 사이드 메뉴도 잘 나간다.

차돌박이 전문 프랜차이즈 ‘이차돌’ 의정부점은 96㎡(29평) 규모의 매장에서 약 1억6000만 원의 월매출을 올리기도 해 차돌박이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집은 안정적인 원육 수급, 합리적 가격 책정, 특수 안창살, 꽃살 등을 투입해 단조로운 메뉴 구성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사이드 메뉴 구성 등의 전략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김덕후의 곱창조’의 세컨드 브랜드로 출범한 ‘김덕후의 차돌조’는 1만9900원에 미국산 톱 초이스 등급의 블랙앵거스 차돌박이를 무한 리필로 제공한다. 부담 없는 가격에 양질의 차돌박이를 맛볼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 차돌박이에 요리를 더해 세트 메뉴로 구성한 것도 특징.

경기 남양주의 돼지갈비 전문점 ‘콤비식당’은 고기 메뉴를 추가 주문하는 고객에게 차돌박이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원가 부담이 낮고 육절기에 미리 썰어둬 제공하기가 편하다. 약 120g 제공으로도 풍부한 볼륨감을 연출해낸다. 손님에게 과한 포만감을 주지 않으면서 높은 고객 만족도로 이어졌다.

 

원육 고르는 안목과 ‘메뉴 조합’ 능력이 성공 관건

아직 차돌박이 전문점은 드물다. 70여 개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가맹시킨 ‘돌배기집’ 사례에서 차돌박이 수요와 아이템 파급력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메뉴와 콘셉트 기획력이 뒷받침된다면 시장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차돌박이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정 두께는 약 2mm 정도. 너무 얇으면 식감이 떨어진다. 구이용 고기로는 그래도 얇은 두께다. 그래서 구울 때 별도로 구워주는 서비스 인력이 필요치 않다. 이처럼 차돌박이는 쉬운 운영, 빠른 오퍼레이션 등에서 삼겹살보다 앞선다.

차돌박이 맛은 한우가 우월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일선 차돌박이 전문점들도 대안으로 외국산 차돌박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외국에서 소비가 적은 부위여서 원가가 낮다. 미국산 원육을 엄선해 사용하면 상품력과 가격 경쟁력 모두 잡을 수 있다. 한우에 초점을 맞춘다면 높은 가격에 걸맞은 프리미엄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차돌박이는 다른 메뉴와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잠재력을 지녔다. 삼겹살 등 고기구이, 사이드 메뉴, 후식 메뉴와의 조합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메뉴 구성이 필요하다. 차돌박이와 잘 어울리는 메뉴로는 차돌된장찌개(차돌고추장찌개), 차돌불고기, 차돌라면, 차돌우동, 차돌박이 육개장칼국수, 차돌초밥, 비빔면, 차돌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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