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토리

[음식과 사람 2017-11 P.86 Food & Story]

 

향긋하고 쌉싸래한 '더덕'

 

▲ 사진 = Wikipedia

 

어릴 땐 입에도 못 대던 음식을 어느덧 맛있게 먹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새삼 나이가 들었음을 실감한다. 어릴 땐 쓴맛 때문에 입에도 대지 않던 더덕의 향긋한 맛을 즐기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씹을수록 달큼하고 향기로운 더덕은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줄 뿐 아니라 약효 또한 가득 품고 있는 산속의 보물이다.

 

editor. 김준희 김포대 호텔조리과 교수

 

산삼에 버금가는 뛰어난 약효, 5삼 중 하나로 불려

더덕은 식재료이기도 하지만 오래전부터 약용으로도 쓰이던 약제이다. 예부터 산삼에 버금가는 뛰어난 약효가 있다 해서 사삼(沙蔘)이라 불렸으며, 인삼(人蔘), 현삼(玄蔘), 단삼(丹蔘), 고삼(苦蔘)과 함께 5삼 중의 하나로 불린다.

더덕에는 사포닌, 이눌린 등의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사포닌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는 효과가 있다. 또한 천연 인슐린으로 불리는 이눌린이 풍부해 당뇨에도 도움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지방인 리놀레익산, 칼슘, 인, 철분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뼈와 혈액을 강건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진한 향으로 찾아내는 ‘산속의 소고기’

산속에서 홀로 사는 자연인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더덕을 찾아 캐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함께 따라간 출연자가 더덕을 어떻게 발견했느냐고 물으면 눈보다 코에서 느껴지는 향으로 더덕을 찾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덕은 뿌리뿐 아니라 잎과 줄기에서도 진한 향기가 나기 때문에 산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뿌리의 진한 향기는 입맛을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

더덕은 ‘산속의 소고기’로도 불린다. 소금물에 절인 뒤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 양념을 발라 구워낸 더덕은 육식을 금하는 스님들에게는 고기 못지않은 질감과 향으로 사랑받는 귀한 음식이다.

 

크기도 맛도 향도 다른 ‘밭더덕’과 ‘산더덕’

더덕은 초롱꽃과 더덕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초롱꽃과는 전 세계에 약 60속 1500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9속 3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 더덕은 자생하는 장소에 따라 밭더덕과 산더덕으로 나뉘는데, 산더덕 중에도 인위적으로 파종한 것과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더덕으로 나누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산더덕은 깊은 산속에서 느리게 자라기 때문에 발견이 쉽지 않아 산속에 더덕 씨를 뿌려 키우기도 한다. 밭더덕은 밭에 파종을 해서 키우는 것으로 3년에서 5년 정도 키워 출하한다. 산더덕은 밭더덕에 비해 크기가 작고 골이 깊으며 껍질이 두껍다. 또한 향이 진하고 쓴맛도 강하다.

 

흙 묻은 채 보관하고 싹 나기 전에 먹어야

더덕 껍질을 벗길 때 끈적끈적한 진액이 손에 달라붙으면 잘 씻기지 않고 금방 없어지지 않아 손질하는 데 애를 먹는다. 구입한 더덕은 흙을 털어내고 물로 깨끗이 씻은 뒤 껍질을 제거하는데,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거나 불에 타지 않게 굴려가며 겉을 약간 구우면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다. 칼로 결 방향대로 돌려가며 껍질을 벗기고 소금물에 담가 쓴맛을 제거한 후 요리하면 된다. 더덕의 쓴맛은 굵은 소금으로 주물러 씻은 후 소금물에 담가두면 빨리 뺄 수 있다.

더덕을 보관할 때는 흙이 묻은 더덕을 그대로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채소칸에 보관해두면 비교적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오래 지나면 싹이 나고, 싹이 나면 향이 줄고 아삭한 맛이 없어지므로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Tip] 비슷비슷하게 생긴 더덕, 어떻게 고르지?

더덕 같은 뿌리식품은 일반인이 눈으로 보고 고르기가 어려운 품목 중 하나이다. 더욱이 손질이 되어 있는 깐 더덕은 고르기가 더 어렵다.

1.수컷을 골라라

더덕은 뿌리 모양에 따라 암컷과 수컷으로 나뉜다. 잔뿌리가 많고 통통한 것이 암컷이고 매끈하고 길게 생긴 것은 수컷이다. 요리해서 먹을 때는 수컷 형태의 더덕이 맛이 좋다.

2.크기가 균일하고 굵은 것을 골라라

좋은 더덕은 크기가 균일하고 골이 깊다. 또 곁가지 없이 곧게 자란 것으로 굵을수록 맛이 좋고 효능이 뛰어나다.

3.너무 크거나 작은 것은 피하라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은 것은 맛이 떨어지며, 공기 중에 오랫동안 노출돼 마르거나 변색한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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