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음식과 사람 2017-12 P.17 Publisher's  Letter]

 

가치소비 코드를 주목하자!

 

(사)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 제갈창균
 

외식시장의 공급과잉은 한국 창업시장에서 음식점을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최대 관건은 기존에 영업하고 있는 60여만 개 음식점의 성과 창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은 갈수록 척박해지고, 식재료 원가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으며, 고정비용의 첫 번째인 부동산 임차료는 줄곧 치솟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인건비 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래저래 외식업 경영자들은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안을 찾아야 하는 백척간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가치소비’ 코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치소비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나 만족도 등을 세밀히 따져 소비하는 성향’이라고 합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저렴한 상품을 구매해 무조건 아끼는 알뜰소비와는 달리,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경쟁이 치열한 음식점 시장일수록 가치소비 코드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세밀한 구매 코드를 읽지 못하면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 빈도는 갈수록 하락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음식 상품력 갖추기는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곁들이찬 하나에도 우리 집에서만 서비스될 수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막연히 ‘음식을 맛있게 서비스한다’는 수사만으로는 갈 곳 많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당길 수 없습니다. 이제는 똑같은 음식이라도 손님들의 취향까지 저격하는 맞춤형 음식 서비스가 구매 가치를 끌어올리는 시대입니다. 

최근 한국 외식시장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1인 소비의 급격한 증가입니다. 1인 소비의 증가는 혼밥집, 혼술집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인 고객들은 음식점을 선택할 때 인터넷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따라서 1인 고객의 신규 유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네이버 등 누리소통망(SNS)에 1인 고객 관련 음식점 콘텐츠를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한국의 외식 소비자들은 음식점 주인이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주인장이나 직원이 자신의 마음을 읽어주는 음식점을 선호합니다. 자식을 위해 버선발로 뛰어내려와 반갑게 맞아주시던 어머니 같은 인정 마케팅을 다시 한 번 생각할 때입니다. 참으로 소비자들의 변화에 대응해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할 시대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요새 회원들에 대한 걱정을 하다 잠드는 경우가 잦습니다. 우리 중앙회와 회원들은 한동안 이유 없이 연락이 없다고 해서 쉽게 잊어버리는, 그런 가볍게 여기는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중앙회가 우리 회원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다 힘든 일 있어 위안을 받고 싶은 고향 같은 중앙회이기를, 이 세상 살아가다 기쁜 일 있어 자랑하고 싶은 친구 같은 중앙회이기를, 회원들이 가장 미더운 친구이자 가장 따뜻한 친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곳이 중앙회이기를 2017년을 마감하며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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