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7-12 P.53 Consulting]

 

▲ 이미지 = Pixabay

면은 수익성이 좋은 아이템이다. 칼국수는 특히 더 그렇다. 칼국수 가운데서도 소고기나 바지락으로 육수를 내는 칼국수는 멸치 칼국수보다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다. 멸치 칼국수는 가격을 낮게 책정해도 원가가 적게 들어 그만큼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한 웬만한 한국인이라면 특별히 거부감 없이 수용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식당 규모가 클 필요가 없는 점도 저가형 칼국수의 장점이다.

 

누구나 선호하는 멸치 국물 사용

부산 동래 온천장 인근의 A 칼국수집은 메뉴가 단출하다. 칼국수, 비빔칼국수, 짜장면 이렇게 딱 세 가지다. 그런데 고객 대부분이 멸치 국물의 칼국수를 주문한다. 여름에는 냉칼국수도 판매한다. ‘보통’은 5000원, ‘특’은 6000원이다. 식당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꽤 좋다.

진한 멸치 국물은 거부감이 없다. 보통 칼국수집은 여성 고객이 많은데 이 집은 남자 손님 비중이 더 높다. 시원하고 진한 멸치 국물의 힘이다. 멸치 베이스의 칼국수는 먹는 방법에 따라 해장의 속성도 끄집어낼 수 있다. 칼국수를 먹다가 양념장(다대기)을 풀면 칼칼한 맛이 된다. 즉 ‘해장스러운’ 음식으로 변신한다. 식당이 온천 인근이어서 주변에 유흥가가 포진했다. 칼국수를 해장으로 먹는 손님이 꽤 되고 새벽 영업도 하고 있다.

경기 안양시 관양시장 내의 B 칼국수집도 멸치를 기본으로 하는 칼국수집이다.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지만 하루 200~300그릇 정도의 칼국수를 판매한다. 이 판매량은 여름철 폭염 때만 잠시 주춤할 뿐 연중 일정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7시로 야간에는 영업을 안 한다. 가격은 3500원이지만 면과 육수를 직접 만들어 수익성은 나쁘지 않다. 다만 김치의 경우 인건비 때문에 공장에서 제조한 제품을 받아서 사용한다.

매장이 협소한 관계로 ‘짠 육수’ 형태로 원액을 제조한 뒤 희석해서 사용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주요 식재료인 멸치를 산지 건어물상과 직거래 형태로 50박스 이상씩 구매한다. 최근 멸치 가격이 올라 내년에는 칼국수를 4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날로그적 감성 보여주는 것도 꼭 필요

서울 대치동 상가 내 유명한 칼국수집 수제비의 경우, 상품력은 평이한데 영업이 꽤 잘된다. 수제비 뜨는 장면을 고객에게 생생하게 노출하는 것이 주요인이다. 지나가다가 수제비 뜨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들어오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가격이 5000원이어서 역시 수익성이 좋다. 이 식당도 멸치 베이스의 국물을 사용한다. 손님들 식사시간도 짧다. 1시간에 3회전 정도의 회전율을 기록하는 칼국수 수제비는 이 상가 내에서 가장 매력 있는 아이템이다. 대치동의 중산층 여성 고객들조차도 이런 타입의 저가형 칼국수 수제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가형이나 중·저가형 칼국수집은 규모가 작은 평수에서도 한번 도전해볼 만한 아이템이다. 체력이 뒷받침되고 손맛을 내는 식당 경영자라면 부부 창업 형태가 바람직하다. 진하고 시원한 멸치 국물에 면발 좋은 칼국수, 겉절이김치 등을 제대로 구현하면 대형 평수에서 낮은 매출에 허덕이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감 어린 상호와 파사드가 한몫한다는 사실이다. 이 점 꼭 감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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