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ory

[음식과 사람 2018-1 P.86 Food & Story]

 

 

겨울철 과메기를 먹으면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를 수분 함유량이 40% 정도 되도록 말린 것으로, 주로 경상북도 지방에서 즐겨 먹던 음식이다.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영하 10℃의 냉동 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3~10일 동안 실외에 내걸어 냉동과 해동을 거듭하며 말린다. 원래 청어를 가지고 만들었지만, 1960년대 이후에 청어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자 청어 대신 꽁치로 만들기 시작했다.

 

editor. 김준희 김포대 호텔조리과 교수

 

과메기를 만들어 먹게 된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재담집인 <소천소지(笑天笑地)>에 의하면, 동해안에 사는 어느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길을 나섰다가 도중에 배가 고파 바닷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청어를 보았다. 청어는 눈이 나뭇가지에 꿰인 채로 꾸덕하게 말라 있었는데 맛이 참으로 좋았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그 선비는 겨울마다 청어의 눈을 나뭇가지에 꿰어 말려 먹었다.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고 해서 이를 ‘관목(貫目)’이라 불렀다. ‘목’은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의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므로 관목이 ‘관메기’로 불렸는데, 그 뒤에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기원으로는, 뱃사람들이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배 안에서 먹을 반찬으로 만들려고 배의 지붕 위에 청어를 던져놓았는데, 바닷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저절로 과메기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유래가 어찌 되었건 겨울철 동해 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탄생한 과메기의 쫄깃하고 고소한 맛은 가히 겨울철 별미라 불릴 만큼 일품이다.

 

‘이렇게 좋은 효능이?’ 과메기 속 놀라운 효능

과메기는 맛도 좋지만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기특한 생선이다. 다양한 영양과 효능으로 겨울철에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식품 이상의 ‘보약’이라고 할 수 있다.

[두뇌 발달] 과메기 속에 들어 있는 풍부한 DHA 성분은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뇌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두뇌 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성인병 예방] 과메기 속에는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혈액을 맑게 하여 각종 심혈관 질환 및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노화 예방 & 피부미용] 과메기 속에 들어 있는 오메가-3와 비타민E 성분은 세포 노화를 막고 세포막을 유지시켜주며 지방의 산화를 막아준다. 또 DHA 성분이 피부를 매끈하고 탄력적으로 만들어주며,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골다공증 개선] 과메기에는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칼슘과 이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D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겨울철 부족한 비타민과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매우 좋은 식품이다. 뼈 건강에 도움을 줘 성장기 어린이의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어르신들의 골다공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피로 회복] 과메기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양질의 단백질 성분은 기력을 보충하고 피로를 회복하는 데 효과가 있다. 체내 에너지 대사에 효과적인 비타민B1, B2 성분 역시 골고루 들어 있어 기력 회복은 물론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도움을 준다.

[숙취 해소] 술안주로 많이 애용되는 과메기에는 아스파라긴산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인 ADH가 더 많이 생성되도록 도와줘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과메기도 먹는 방법이 있다?’ 취향대로 즐기는 방법

요즘처럼 추운 날씨엔 과메기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과메기는 그냥 초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하지만 주로 쌈을 싸서 먹는다. 배춧잎에 돌미역을 올리고, 초고추장 양념에 과메기, 실파, 풋고추, 마늘을 넣고 싸 먹으면 맛있다. 고소하면서 꾸덕하게 씹히는 과메기 살에 매콤하고 아삭한 실파, 풋고추, 마늘 맛이 어우러져 상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초고추장의 톡 쏘는 새콤함도 한몫 거들어 씹을수록 독특한 과메기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순수한 과메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살짝 구운 김에 고추냉이 간장을 찍은 과메기를 싸서 먹으면 약간 비릿하지만 고소한 바다 맛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다. 비린내가 싫은 과메기 초보자라면 묵은지에 싸서 먹으면 비릿한 맛 없이 과메기를 즐길 수 있다.

 

[Tip 좋은 과메기를 고르려면?]

푸른 빛깔에 속살이 불그레한 것이 상품

좋은 과메기를 고르려면 색깔을 보면 된다. 많이 마른 과메기는 붉은색을 띠고, 덜 마른 과메기는 허연색을 띤다. 좋은 과메기는 껍질이 윤기 나는 푸른 빛깔에 속살은 불그레하고, 크기가 일정하며, 살집에 적당한 탄력이 있다. 만져서 물렁거리면 덜 마른 것이고, 딱딱하면 너무 마른 것이기 때문에 딱딱한 과메기는 피하는 게 좋다.

종이에 싼 후 비닐로 밀봉해 냉장 보관

과메기는 지방 성분이 많기 때문에 종이에 싸고 비닐로 밀봉을 해서 냉장실에 보관하면 약 10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같은 방법으로 포장해서 냉동실을 이용하면 두 달 정도 보관할 수 있다. 오랫동안 보관하고 싶을 때는 진공 포장해 영하 20℃ 이하에서 보관하면 1년 정도까지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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