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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2 P.33 Uncut News]

 

‘평양냉면·우메기·해주비빔밥…’ 속에 무르익는 남북한 ‘화합의 길’

 

▲ 평양냉면 / 이미지 = Pixabay

editor. 김홍국 정치평론가

 

2015년 말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로 단절됐던 남북관계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다시 대화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해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속적인 대화 촉구에 북한이 2018년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화답하면서 평창올림픽 남북 공동 입장, 북한 예술단 공연 등 다양한 남북 간 만남의 장이 예고되고 있다.

남북한은 2000년 시드니하계올림픽을 비롯해 2004년 아테네하계올림픽, 2005년 마카오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과 도하하계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까지 아홉 차례나 개막식에서 나란히 입장하며 전 세계에 한민족의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문제는 그동안 남북관계가 대결로 흐르면서 이질감과 적대감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서로 만나 손을 잡고 대화하며 틈새를 좁혀나가야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다. 남북한 당국이 끈질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 핵을 폐기하게 하고, 이념 갈등을 벗어나 함께 지구촌 발전에 기여하며 행복하게 잘사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대화와 협상의 첩경은 역시 문화 교류다. 그중 음식문화의 교류는 필수적이다. 북한의 대표 음식 1호는 평양냉면이다. 평양냉면은 면발이 가늘고 질기며, 시원한 맛과 달콤한 맛, 감칠맛이 어우러져 남한 전역에서도 인기 음식으로 꼽힌다. 평양의 대동강숭어국 역시 통일되면 함께 즐길 인기 음식이다. 대동강 숭어를 쇠고기와 함께 끓인 국물 맛이 일품이며 숭어찜, 숭어조림, 숭어양념장구이 등도 맛깔스럽다.

여름철 보양 음식인 평양어죽은 생선이 아닌 닭고기 국물에 쌀을 넣고 끓이는 음식으로, 구수한 맛과 감칠맛이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북한의 북부 산간지방에서 발달한 감자농마국수는 감자녹말가루로 면을 만들어 질긴 맛이 입맛을 자극한다. 뜨거운 밥 위에 고명을 얹고 장국을 부어 내는 평양온반도 일품이다. 볶은 쇠고기와 갖은 채소를 밥 위에 얹어 내는 평양비빔밥, 미리 기름에 밥을 볶아 소금으로 밑간을 한 뒤 닭고기를 기본 고명으로 얹는 해주비빔밥도 먹음직스러운 음식이다.

찹쌀과 멥쌀을 섞어 뜨거운 물로 익반죽을 한 뒤 잣과 대추를 넣고 동그랗게 빚어 기름에 튀겨낸 우메기도 맛있고, 가자미·명태·도루메기 등 생선에 양념한 뒤 삭혔다 먹는 젓갈 반찬인 식해는 소화가 잘되며 달고 시원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남북한의 맛깔 나는 진수성찬을 향기로운 술과 함께 나누다 보면 절로 대화가 익어갈 것이다.

문병란 시인은 가수 김원중이 불러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직녀에게’라는 시에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 은하수 건너 /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 가슴 딛고 다시 만날 우리들 / 연인아 연인아 / 이별은 끝나야 한다 / 슬픔은 끝나야 한다 / 우리는 만나야 한다”라고 남북으로 갈라진 겨레의 통일을 향한 소망을 열정적인 시어로 표현했다. 올림픽을 통해 이념과 갈등을 딛고 서로의 차이를 좁히며 행복한 한반도를 만들면 좋겠다. 더불어 남과 북이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삶의 애환을 함께하면서 더 행복하고 기쁜 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김홍국] 국제정치학 박사 & MBA,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으로 한국협상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경기대에서 정치학과 언론학을 강의하고 있다. 정치평론가로 YTN과 연합뉴스TV 등 방송에서 정치 현안에 대한 분석과 해설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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