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8-2 P.47 Consulting]

 

▲ 이미지 = Pixabay

최근 메밀과 메밀음식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소바 선호도 역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소바는 여름철 메뉴라는 속성이 강하다. 소바를 앞세운 점포들이 계절에 따른 매출액 증감 폭이 심해 곤란을 겪는 이유다. 하지만 일부 소바 전문점은 소바에 돈가스를 묶어 ‘돈가스·소바’를 주력 메뉴로 삼아 난관을 돌파하고 있다. 돈가스와 소바가 뭉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계절에 구애 없이 안정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고기+입가심’ 고객 니즈 저렴하게 해결 가능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손님들이 늘 줄을 서는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의 주력 메뉴는 돈가스와 소바인데 인근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다. 메뉴 단가가 7000~9000원대로 다소 높은 편이다. 돈가스 인기가 높지만 여름철에는 찍어 먹는 소바와 말아 먹는 소바의 판매 비중이 아주 높다. 말아 먹는 소바는 해장의 속성도 갖췄다. 이에 힘입어 이 집은 면적 대비 매출액이 매우 높다.

일본에서는 소바 전문점에서 돈가스를 같이 판매하는 경우가 없다. 반대로 돈가스 전문점에서 소바를 판매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돈가스와 소바를 묶으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우리나라 사람은 든든한 ‘고기 음식’과 깔끔한 ‘입가심 음식’을 좋아한다. 그걸 동시에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런 조건을 만족시켜주는 음식이 바로 돈가스·소바 콘셉트 메뉴다. 경기도 일산 외곽의 모 돈가스·소바집은 점포 규모가 크고 주차장도 넓다. 그런데도 고객으로 인산인해다. 특히 여름철에는 늘 고객들이 대기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

경기도 수지의 돈가스·소바 전문점 ‘호천당’의 입지는 아주 열악하다. 입점했던 식당마다 실패하고 나갔을 정도였다. 그런 곳에서 돈가스· 소바 콘셉트, 그리고 스키야키 아이템으로 불리한 입지를 극복했다. 수준급 일식 돈가스와 직접 제면한 소바의 맛이 수준급이다. 인근 중산층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돈가스는 육질 검증하고 소바는 메밀 함량 많아야

충북 청주의 오래된 소바집은 돈가스와 복합적인 메뉴 구성으로 사계절 매출이 안정된 편이다. 울산광역시 ‘섬섬옥수’도 돈가스·소바로 안정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 ‘면옥향천’은 점포 규모에 비해 매출이 상당히 높다. 돈가스·소바 콘셉트 덕분이다.

소바는 강원도와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에서 고객의 지지를 받는 메뉴다. 소바의 본고장인 일본과 달리 한국식 소바는 장국 (쓰유)이 달아서 여성이나 아이, 노년층 고객들이 두루 선호한다. 일본에서 소바의 장국은 면을 찍어 먹는 양념인 데 비해 한국은 마시는 국물 개념이다.

돈가스·소바 복합 콘셉트 장착 시 유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돈가스는 원육의 질이 중요하다. 돈가스로 만들어보고 맛과 품질을 확인해봐야 한다. 소바는 메밀 함유량이 최소한 30% 이상은 돼야 하고 메밀 향을 제대로 내줘야 한다. 돈가스·소바 외 카레와 멘치가스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돈가스와 소바는 일식 아이템 중 한국에서 가장 확장성과 선호도가 높은 아이템인 것은 분명하다. 그 둘을 합쳐놓은 돈가스·소바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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