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2018-2 P.86 Food & Ingredient]

 

▲ 이미지 = Pixabay

3000년이라는 긴 역사만큼이나 초콜릿에는 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다. 알면 알수록 흥미진진한 초콜릿의 못다 한 이야기를 키워드로 다뤄보았다.

 

editor 강보라 / 참고자료 한국 카카오·초콜릿기술협의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초콜릿을 맛본 ‘명성황후’

초콜릿이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상궁들에게 선물을 자주 하던 이토 히로부미가 궁중에 초콜릿을 퍼뜨렸다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고종황제의 아관파천 시절에 음식 시중을 들었던 손택이라는 여인이 초콜릿을 진상했다는 설이다. 또 다른 하나는 베베르 러시아 공사 부인이 외교 목적으로 서양 화장품과 함께 초콜릿을 명성황후에게 선물로 바쳤다는 것이다. 이로써 명성황후가 우리나라 최초로 초콜릿을 맛본 것으로 추측된다.

 

남녀의 사랑을 위해 순교한 사제를 기념한 ‘발렌타인데이’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는 군대에 징집되는 병사들의 결혼을 금지했다. 그런데 밸런타인이라는 사제가 어느 연인의 결혼식 주례를 섰다가 황제의 뜻을 반대한 죄로 2월 14일에 사형을 당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Love from Valentine’이라는 편지를 남겼다. 이것이 발렌타인데이에 연인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풍습으로 전해졌다.


초콜릿에 푹 빠진 여인 ‘오드리 헵번 & 엘리자베스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는 대신 채소나 생선을 먹으며 절제된 식단 관리를 한다. 하지만 초콜릿 앞에선 ‘절제’를 못 할 정도로 못 말리는 초콜릿 마니아였다. 특히 카카오 함유량이 높은 진한 다크초콜릿을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도 초콜릿 사랑이 유별났다. 가냘픈 몸매에 식탐도 거의 없던 그녀지만 초콜릿에 대한 탐닉은 엄청나 상자에 담긴 초콜릿을 한꺼번에 다먹어 치웠을 정도였다. 항상 거실 서랍장에 보관해두고 저녁마다 초콜릿을 맛보았다고 한다.

 

초콜릿보다 더 진한 사랑을 전한 백작 부인

11세기 영국 코번트리에 실재했던 고다이버라는 백작 부인은 남편인 영주가 백성에게 혹독한 세금을 부과하자 감세해줄 것을 계속 탄원했다. 영주는 부인을 포기하게 하려고 말도 안 되는 말로 응수했다. “당신이 나체로 말을 타고 영지를 한 바퀴 돌면 청을 들어 주겠소.” 고다이버 부인은 이튿날 아침 긴 머리로 나체를 가린 채 말에 올라 영지를 돌았다. 주민들은 집집마다 커튼을 치고 그 광경을 바라보지 않는 것으로 예를 표했다. 빈자를 위해 숭고한 의식을 행한 고다이버 부인의 이야기는 그림뿐 아니라 고디바란 초콜릿 브랜드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앞으로 30년 후엔 초콜릿이 사라진다?

카카오나무의 생육 조건은 까다롭다. 그런 데다 1990년대부터 중국과 인도 등에서 초콜릿 소비가 크게 늘어나 수년 내 카카오 공급이 매년 10만 톤씩 부족해질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 지구온난화 탓에 30년 안에 지구에서 초콜릿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연구 보고서도 발표됐다. 2050년께는 카카오나무가 살아남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쓴 약 먹은 다음 초콜릿으로 입가심? “No!”

쓴 약을 먹은 후 초콜릿으로 입가심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좋지 않다. 감기약이나 복합 진통제에는 대부분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문제는 초콜릿 역시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약과 초콜릿을 함께 복용하면 카페인 과잉으로 가슴 두근거림, 현기증, 불면증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일부 소염진통제의 경우 카페인이 위 점막을 자극해 속쓰림 등 약의 부작용을 증가시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사표. 영국의 한 공항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가로세로 30cm 크기의 당근 피칸 케이크에 초콜릿 글씨로 사직의 변을 적어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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