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1호 음식점 통역종업원 우휘민씨와 '유리네' 사장 내외

제주도 외식업계도 메르스 사태로 인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발길을 뚝 끊었다. 중국 특수가 사라질 위기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제주의 중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음식점 통역·판매사무원'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 “중국 친구들, 제주에서 같이 일했으면…”

실제로 제주도내 식당에서 통역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중국인은 단 2명에 불과하다. 그 중 우휘민(24)씨를 만나 음식점 통역종업원 제도의 실상과 바람을 들어봤다. 국립국제교육원 시행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중급) 보유자인 우씨는 다소 어눌하지만 명확하게 한국어로 의사표현을 했다.

▲ 중국어 통역 종업원 우휘민씨와 '유리네' 사장 내외

Q (질문) : 한국에 들어와서 일한지 얼마나 됐나.

A (응답) : 고향인 산동성에서 5월 17일에 출발해 제주도에 들어왔으니 딱 한 달이 됐다.

Q : 중국 손님들이 오면 어떤 일을 하는가.

A : 우리 식당(유리네)이 중국의 한 방송에 나와서 자주 중국인 개별 여행객들이 찾아온다. 갈치조림 같이 중국인들이 익숙하지 않은 음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서빙도 한다.

Q : 일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A : 별로 없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울기도 했는데, 이제는 여기 사장님들과 종업원들이 잘해준다. 기숙사 생활을 해서 크게 어려울 게 없다.

Q : 첫 월급은 어디에 썼나.

A : 중국에 계신 부모님도 일을 하고 계셔서 특별히 용돈이나 선물을 드리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첫 월급이지만, 중국에서 이미 월급을 많이 받았다. 제주서 받은 첫 월급으로 마트에 가서 사고 싶은 것, 필요한 생활용품 샀다.

Q : 중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제주도 음식점 통역종업원 일을 소개해주고 싶은가.

A : 좋은 제도다. 결혼하거나 지금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은 어렵지만, 일을 구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 “제주도와 법무부가 규제 완화해야”

문화부 선정 100대 맛집으로, 제주시 최고 향토음식점 중 하나인 ‘유리네’의 사장 내외는 이 제도의 활성화를 더욱 강조했다.

오순행씨는 “지금은 중국 관광객들이 단체로 오가지만, 앞으로는 개별관광객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그렇다면 제주도내 식당에 중국말을 할 줄 아는 종업원들이 대거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휘민씨가 중국인 손님을 상대로 중국어로 메뉴 설명을 하면 중국 손님들이 무척 좋아한다”면서 “중국인을 상대로 제주도 고유의 맛있는 음식을 알릴 수 있는 중국인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원철 회원도 “제주도의 중국특수를 위해서 제주도와 법무부가 규제를 완화해 더 많은 중국어통역 종업원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 “제주도지사가 고용추천서 발급해야”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지난해부터 제주도 중국인 관광객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중국인 등 외국인이 제주의 음식점에서 통역원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특정활동(E-7) 자격 취업비자 발급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법무부는 지난 2월 E-7 자격 취업비자 발급대상에 '제주특별자치도 내 음식점 통역·판매사무원'을 추가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제주 음식점 중 연매출 1억원 이상, 사업장 면적 100㎡ 이상 등 일정 요건을 갖춘 곳은 최대 3명까지 중국인 통역사무원을 고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5월 현재까지 4개월간 비자 발급 신청 중국인은 단 4명뿐이고 실제로 일하고 있는 중국인은 우휘민씨 등 2명에 불과하다.

▲ 제주도청

이에 대해 한국외식업중앙회 외국인력지원단 김양국 단장은 “현재 기준이 읽기·듣기·쓰기를 모두 평가하는 한국어능력평가시험 3급 이상이라, 이를 현실적으로 3급 보다 쉬운 읽기와 듣기만 평가하는 한국어능력시험 2급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어 “제주도가 현재 담당 부서도 정하지 않아 제도 안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고용추천서를 발급받아 중앙회를 통해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특히 “제주도가 현재 담당부서도 정하지 않아 제도 안착이 어려운 상황”이라 하면서 “외국인 요리사의 경우 개인업자들을 통해 요리사 초청이 무질서하게 이루어져 이탈문제 및 자질 부족 등의 문제가 만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0일 제도 고시 후 개인업자들이 구인광고문을 각 업소에 배포하여 영업을 하는 실정이라는 것.

김 단장은 "외국인 요리사 초청 제도의 이런 폐단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고용추천서를 발급받아 중앙회를 통해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안정화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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