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8-3 P.45 Consulting]
돼지갈비 부위는 현재 식당에서 돼지갈비구이 용도 이외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아 원가 비중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소갈비구이 외에 갈비탕으로도 판매하는 소갈비와 대조적이다. 영남지방인 대구에서는 돼지갈비찜으로, 호남지방인 전주에서는 돼지갈비전골로 구현해내고 있다. 이 메뉴의 특성은 오퍼레이션이 용이하고 인건비 측면에서도 상당한 강점이 있다.
식사도 되고 술안주도 되는 대구 돼지갈비찜
대구 서문시장에는 돼지갈비찜 전문점이 몇 곳 있다. 원조집은 1982년 개업한 ‘원조남양갈비찜’이다. 이 식당을 기점으로 몇몇 식당이 돼지갈비찜(7000원, 공깃밥 별도)을 판매하고 있다. ‘원조남양갈비찜’의 경우 양념의 감칠맛이 은근하게 당기는 느낌이 강하다. 함께 식당을 방문했던 수도권 주민들도 갈비찜 양념 맛에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양념에 36년 경력의 내공이 엿보인다.
서문시장 돼지갈비찜은 매운 양념으로 밥을 곁들이기 좋은 음식이다. 특히 감칠맛이 있어 밥에 얹어서 비벼 먹으면 아주 좋은 식사 메뉴가 된다. 이곳에선 밥과 돼지갈비찜 외에 청국장을 제공해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장에 쇼핑하러 오는 여성 고객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유의 매콤한 맛이 여심을 사로잡아 서문시장 명물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시장통 한편에서는 남자 고객들이 이 메뉴를 술안주 삼아 소주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서문시장의 찜갈비는 돼지갈비찜과 소갈비찜 딱 두 메뉴만 취급해 전문점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돈육회사에서는 돼지갈비를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주로 명절 때 소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돼지갈비 부위를 활용하는 메뉴는 식당에서도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물갈비’로 불리는 국물 자박한 전주 갈비전골
전북 전주시에는 갈비전골이라는 메뉴가 있다. 이 메뉴는 대구의 찜갈비와 달리 국물이 자박한 게 특징이다. 매운맛도 적당한 편이다. 갈비찜은 비벼서 먹지만 갈비전골은 국물을 떠서 먹는다. 갈비전골은 국물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꽤나 적합한 음식이다. 갈비전골 역시 식사와 술안주로 겸용이 가능하다.
전주의 갈비전골은 일명 ‘물갈비’로 불린다. 가격도 1만 원(공깃밥 별도)으로 제대로 받고 있다. 갈비전골 역시 의외로 여성 고객의 비중이 높은 편이고, 소주를 반주 삼아 먹는 남성 고객이 다수 보인다.
돼지갈비를 찜이나 전골 메뉴로 조리해 맛을 제대로 내는 곳이 생각보다 드물다. 한국 사람들은 ‘갈비’라는 음식에 대한 로망이 깊다. 갈비찜, 갈비전골이라는 메뉴 이름 자체에 끌린다. 이 메뉴들을 기획할 때는 음식을 제대로 조리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편 일부 식당에서는 김치찌개에 돼지갈비, 등갈비 등을 넣고 ‘갈비김치찌개’라는 메뉴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돼지 뼈를 우려낸 국물이기 때문에 일반 김치찌개에 비해 더 진한 맛이 난다. 김치찌개가 아닌 갈비김치찌개는 메뉴명 자체에서 이미 차별화된다. 갈비김치찌개 역시 식사와 술안주 병행이 가능한 메뉴이다.
돼지갈비찜, 돼지갈비전골, 갈비김치찌개 모두 삼겹살 등 생고기구이 전문점의 점심 메뉴로 기획하면 충분히 고객의 이목을 끌 장점을 보유했음도 부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