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음식점 2대 사장님 찾기 프로젝트-①

[음식과 사람 2018-3 P.64 Open Call]

 

강동구 21년 터줏대감 ‘명일역해장국’ 2대 사장님을 모십니다!

 

editor ·photo 창업통(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대표, 외식컨설팅 전문가)

 

 

2018년 ‘장수 음식점 2대 사장님 찾기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인공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21년째 성업 중인 ‘명일역해장국’이다.

강동구 명일동역 상권은 강동구의 핵심 노른자위 아파트 상권이자 틈새 역세상권이다. 인근의 지하철 5호선 고덕역과 명일역을 중심으로 대단위 아파트 숲이 병풍처럼 에워싼 전형적인 주택가 상권과 역세상권 특성을 가진 동네다. 명일역 1번 출구에서 1분 거리에 오래된 해장국집 ‘명일역해장국’이 터를 잡고 있다.

명일역해장국이 오픈한 것은 1997년 12월이다. 당시 40대였던 송경태 대표 부부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명일역해장국을 창업했다. 그리고 어느덧 21년이 흘렀다. 창업통이 명일역해장국을 알게 된 것은 2005년 무렵이다. 명일동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맛있는 해장국 한 그릇 같이 먹자는 얘기를 듣고 찾아갔던 곳이다. 당시에도 창업통은 명일역해장국의 맛과 가치에 매료돼 이코노미스트라는 경제잡지에 해장국집 성공 스토리로 자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그때 송경태 대표의 나이는 팔팔한 52세였다.

 

21년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명일역해장국

- “그때 그 맛을 우직하게 지키고 있는 반가운 단골집!”

창업통이 명일역해장국을 찾은 시간은 토요일 점심때가 지난 오후 2시 무렵이었다. 명일역해장국에 들어서니 첫눈에 음식점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21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닳고 닳은 바닥 풍경이 어쩐지 반가웠다. 어린이 고객들을 위한 나무 댓돌도 인상적이었다. 수저통 하나에도 수십 년 시간의 궤적이 묻어난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해장국집 인테리어도 온돌 바닥보다 입식 테이블을 선호한다. 하지만 명일역해장국은 아직도 20년 전 그 모습 그대로다. 입식 테이블은 달랑 2개, 나머지는 온돌방과 좌식 테이블이 놓여 있다.

2006년 당시에도 이곳을 찾는 하루 내점 고객은 200명에 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도 꾸준한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고객층은 탄탄한 편으로, 인근의 주부층 고객과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 특히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강동구의 대형 교회 사람들도 명일역해장국의 단골 고객이라고 한다. 송경태 대표는 요즘 손님들이 온돌보다는 2개의 입식 테이블을 더 선호한다고 말한다. 20년 동안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1년 세월… 4000원 해장국이 6000원으로

- “시원한 국물에 선지가 가득, 여성이 더 좋아하는 해장국!”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해장국 한 그릇을 4000원에 판매했다. 지금은 선지해장국 한 그릇 값이 6000원이지만, 이 금액도 현재의 음식 가격 기준으로는 저렴한 편에 속한다. 해장국집의 안정적인 매출을 위해서는 저녁시간대 안주 매출도 중요하다. 명일역해장국에서는 저녁시간대에 술 한잔 하는 고객들을 위한 감자탕과 전골도 인기 메뉴다.

창업통도 옛 생각에 젖어 6000원짜리 선지해장국 한 그릇을 주문했다. 해장국의 모양새는 여전하다. 큼지막한 선지가 해장국 뚝배기에 가득하다. 선지해장국이야말로 불멸의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다. 송경태 대표는 유명한 호텔 조리장에게서 해장국 조리법을 전수받아 명일역해장국의 맛을 완성했다고 한다. 마장동에서 사 온 소뼈를 이용한 국물 만들기가 맛있는 선지해장국의 비밀이라고 귀띔한 기억이 있다. 느끼하지 않으면서 잡내가 없는 시원한 국물이 명일역해장국의 매력이다. 여성 고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지해장국과 함께 매출을 올리는 쌍두마차 메뉴는 갈비우거지탕이다. 갈비우거지탕은 요즘 한 그릇에 대개 1만 원에 판매된다. 해장국집 맛의 종지부는 밥맛에서 결정된다. 송 대표는 좋은 쌀을 이용한 고슬고슬한 밥맛 내기가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곁들이찬 하나에도 정성이 가득하다. 오랜만에 방문한 창업통을 위해 부추김치, 가지나물까지 내놓으셨다. 손님들이 특히 좋아하는 곁들이찬은 깻잎이다. 깻잎 반찬은 1kg에 1만 원으로 별도 판매하기도 한다. 곁들이찬 하나가 객단가를 높이는 역할로 이어지는 것이다.

 

21년 경력 송경태 대표의 운영 노하우

- “혼자 오신 고객 한 분에게 특히 더 신경 쓸 것!”

송경태 대표 부부는 단골 고객보다는 혼자 오신 한 분의 고객에게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 한 분에게 잘하면 그 한 분이 여러 명을 모시고 오는 충성 고객으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창업통은 명일역해장국의 맛의 산실인 주방을 살짝 엿봤다. 주방 한가운데 놓인 손때 묻은 작업대의 모습에서 21년 세월이 한눈에 느껴졌다. 스테인리스 작업대 표면을 보니 마치 송경태 대표 부부의 해장국집 인생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주방 한쪽에는 명일역해장국 맛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무쇠가마솥이 자리 잡고 있었다. 20년간 가마솥이 닳아서 바꾼 두 번째 가마솥이란다. 가마솥의 밑바닥이 닳도록 송 대표 부부는 우직하게 해장국을 만들어온 셈이다.

세월이 흘러 자녀 세 명 모두 결혼을 했고, 부부 사장은 어느새 손주들 재롱에 기뻐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다. 이제는 자녀들이 건강을 위해 가게를 그만두고 쉬라고 한단다. 하지만 해장국집을 그냥 접기엔 너무나 허전하고 아까운 가게라는 생각이 여전히 강하다고 한다.


 

‘장수 음식점 시즌 2’ 주인공은 누구?

- 명일역해장국 2대 사장님 조건과 재오픈 전략

 

 

<‘2대 사장님 되기’ 창업자 조건>

송 대표는 자신의 가게를 부동산에 넘기고 폐업하는 것은 강동구 음식문화의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0년 이상 내다볼 수 있는 실속 창업자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일역해장국의 인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사람] 2대 사장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 경쟁력이 중요하다. 1대 송경태 대표 부부처럼 부부나 가족이 전력투구할 수 있어야 한다.

[식당] 면적 실면적은 35평이지만, 뒤쪽의 허드레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운영 편의성 높은 가게다.

[투자 금액] 투자 금액과 창업 비용은 부담되지 않는 편이다. 투자 수익성 측면에서는 장밋빛이라는 얘기다. 월 임차료는 240만 원을 넘지 않는다. 매출액은 10년 전과 변함없다고 한다.

[전수 방법] 송경태 사장 부부의 경영 노하우를 역량에 따라 일정 기간 전수받는 교육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물론 재오픈 이후에도 송경태 사장의 애정 어린 슈퍼바이징이 이어질 예정이다.

 

2대 사장님을 위한 매장 업그레이드 전략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을 필요가 있다.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시설 개선] 온돌형 스타일을 입식 스타일로 바꿔 현대식 선지해장국집으로 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최소 비용 투자로 가능한 일이다.

[브랜딩 작업] 브랜딩 작업을 하면서 사인 디자인과 익스테리어를 개선한다.

[소소한 업그레이드] 그릇, 숟가락, 젓가락 교체 등 적은 투자 비용으로 가능하다.

[홍보] 네이버 마케팅, 페이스북 마케팅을 겸한다면 명일역해장국 2대 사장님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장수 음식점 2대 사장님 찾기’를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엔 70여만 명에 이르는 음식점 사장님들이 열심히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1, 2년 업력의 음식점도 있지만 10년 이상 된 곳도 있다. 한 장소를 지키면서 10년, 20년 영업하는 음식점은 그 지역의 (음식)문화를 구축해온 귀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 1대 음식점 경영자들이 어느덧 머리 희끗한 실버 세대가 된다. 자제 중 누군가가 부모의 가게를 이어받아 대를 잇는 음식점을 운영해준다면 다행이지만, 그런 여건이 안 되면 오래된 장수 음식점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음식과 사람>은 창업통 김상훈 소장을 통해 ‘장수 음식점 2대 사장님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겉만 번듯한 체인점 음식점보다 20년 이상 업력을 가진 장수 음식점의 핵심 가치를 그대로 이어받아 재창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물려주는 이도, 이어받는 이도 좋지 않겠는가. 그뿐만 아니라 소비자,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음식문화 유산을 오래오래 발전시켜나가는 데도 한몫하게 될 것이다.

일본의 도제식 창업과 한국의 전수 창업을 결합한 시스템으로 노하우를 전수받고, 새로운 경영자를 중심으로 한 ‘장수 음식점 시즌 2 시대’를 열어보자! 이 뜻에 동감하고 동참을 원하는 전국의 음식점 사장님들이 계시다면 제보를 부탁드린다.

[제보] 한국외식업중앙회 홍보국 food7916@hanmail.net

※제목에 ‘장수 음식점 프로젝트 참가 희망자’라고 써 보내시면 됩니다.

 

창업통 김상훈(startceo.blog.me)은 21년간 외식 컨설팅 회사 ‘스타트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 또 네이버 블로그 ‘창업통’ 운영자이자, 창업 팟캐스트 방송 ‘창업, 이것이다’를 진행하고 있다. MBC TV ‘일밤- 신동엽의 신장개업’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고, 창업 강의와 컨설팅, 음식점 상권 분석 및 시장 조사, 점포 클리닉, 업종 변경, SNS 마케팅과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 가게를 만든다>, <못 벌어도 월 1000만 원 버는 음식점 만들기> 등이 있다. 02)50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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