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2018-5 P.69 Uncut News]

 

희망이여, 어서 오라

 

 

editor. 김홍국 정치평론가

 

우울한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원동력은 희망이다.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강탈당한 이들,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이들, 기아와 폭력에 시달렸던 이들에게 희망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숱한 고난과 위기를 겪었던 대한민국은 나라의 근본을 지탱하지 못한 채 속절없이 무너져내렸을 것이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삶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 희망이었고, 희망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달라는 기복신앙이나 자기수양, 외적에 대한 저항과 독립운동과 같은 형태로 세상을 바꿔냈다.

한국인에게 희망의 구체적 실현 방법은 자식이나 가족의 성공이었다. 자식이라는 희망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부모들의 태도는 맹목적이었고, 근대화 시기에 한국인들은 자녀들에 대한 교육에 사회적 자산을 모두 투입했다. 그래서 한국의 교육은 세계적인 인물들을 배출하고 ‘한강의 기적’과 세계 경제 10위권 진입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희망은 대부분 긍정적이지만 때로는 독(毒)이 되기도 한다. 현실을 냉정하게 보는 걸 방해하고, 터무니없는 낙관론에 빠져 부정적이거나 때로는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무슨 일에서건 실패한 사람들의 실패 이유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과도한 희망이다. 그럼에도 희망은 실패를 극복하는 성공의 힘을 주며, 어두운 사막을 헤쳐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중국의 문호 루신은 소설 ‘고향’ 후반부에 “희망이라고 하는 것은 길과 같은 것이다. 길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다니면서 결국 생겨난 것이다”라고 희망의 위력을 설파했다. 영국의 시인이자 작가인 올리버 골드스미스는 희망에 대해 “희망은 밝고 환한 양초처럼 우리 인생의 행로를 장식하고 용기를 준다. 밤의 어둠이 짙을수록 그 빛은 더욱 밝다”고 찬사를 보냈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진실된 희망은 빠르고, 제비 날개를 타고 간다오. 희망은 왕을 신으로, 왕보다 못한 피조물들을 왕으로 만든다오”라고 희망의 힘을 극찬했다.

김현승 시인은 ‘희망’이라는 시에서 “너의 희망, 깜깜한 하늘에 갇히면 / 별이 되어 / 먼 언덕 위에서 빛난다 // 너의 희망, / 아득한 바다에 뜨면 / 수평선의 기적이 되어 / 먼 나라를 저어 가고, // 너의 희망, / 나에게 가까이 오면 / 나의 사랑으로 맞아 / 뜨거운 입술이 된다”고 노래한다. 김현승 시인의 말처럼 희망은 늘 우리에게 힘을 주고 기쁨을 준다. 그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온 세상에 불이 꺼져 캄캄할 때에도, / 내가 찾는 얼굴들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 우리는 생각하는 갈대 끝으로 / 희망에서 불을 붙여 온다 //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을 때에도 / 우리의 무덤마저 빼앗을 때에도 / 우릴 빼앗을 수 없는 우리의 희망! // 우리에게 한번 주어버린 것을 / 오오, 우리의 신(神)도 뉘우치고 있을 / 너와 나의 희망! 우리의 희망!”

우리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인 위기를 겪고 있지만, 꾸준히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며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기초체력을 키움으로써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은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어려운 경제로 한숨을 쉬는 목소리가 크다. 사업가들은 실패로 위기를 겪고, 일자리가 없어 고통 받는 청년들의 모습도 힘겨워 보인다. 그럼에도 희망은 우리를 새로운 미래로 안내할 것이다. 봄이 오고, 꽃들이 피어나면서 거리는 더욱 화사해지고 있다. 언제나 세상을 바꿀 위대한 힘을 가진 희망이여,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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