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앤 스토리

[음식과 사람2018-5 P.78 Food & Story]

▲ 이미지 = PIXABAY

낙지와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주꾸미는 작지만 맛과 영양만큼은 어느 바다 산물에 비길 바 없는 영양 덩어리이다. 봄철 꽃게의 아성을 무색하게 하는 바다의 쌀밥! 천연 피로회복제 주꾸미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보자.

 

editor. 강재희 백석문화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봄 주꾸미는 밥알 모양의 알이 한가득!

주꾸미는 문어과 연체동물 중 하나로 낙지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크기가 작고 다리가 짧으며 몸에 비해 머리가 큰 편이다. 한때 주꾸미는 가을 보약이라 불리는 낙지를 대신하는 재료로 인식된 적도 있지만, 오늘날에는 낙지만큼이나 귀한 대접을 받으며 맛과 기호도가 높은 식재료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표준어는 ‘주꾸미’이지만 오랫동안 ‘쭈꾸미’로 불려와 여전히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주꾸미에 대해 “한자어로 준어(蹲魚), 속명(俗名)은 죽금어(竹今魚)”라 기록돼 있는데, 아마도 죽순이 채취되는 때가 제철로 가장 맛이 좋아 붙은 이름이 아닌가 싶다.

꽃게, 낙지, 주꾸미 등의 수산물들은 제철에 즐겨야 맛과 영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데 도대체 언제가 제철인지 알쏭달쏭할 때가 많다. 주꾸미는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많이 잡혀 충남 서천이나 무창포 등에서는 해마다 봄이면 주꾸미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때 잡히는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둬 머리 부분에 밥알 모양의 알이 가득 차 있어 1년 중 고소한 맛과 영양이 가장 좋다.

반면 주꾸미는 가을이 제맛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찬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면 주꾸미가 탱탱하고 쫄깃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회나 샤브샤브로 즐기기에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의 봄 주꾸미를 권하고,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주꾸미 볶음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을 때는 쫄깃하고 고소한 가을 주꾸미가 제격이다.

 

오징어, 낙지보다 타우린 듬뿍, 천연 피로회복제!

주꾸미는 지방을 거의 함유하지 않아 칼로리가 낮은 반면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은 다량 함유돼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다. 또한 체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불포화지방산과 뇌 발달에 중요한 DHA가 풍부해 성인과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특히 주꾸미는 두족류(頭足類)로 천연 피로회복제라 불리는 타우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 낙지, 오징어보다 주꾸미가 단연 으뜸으로 ‘타우린 제왕’이라고도 불린다. 타우린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다양한 효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시력 저하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간 기능을 도와 피로를 회복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타우린은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노인성 치매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주꾸미는 성격이 급해 잡자마자 죽기 때문에 낚시로 직접 잡지 않는 한 살아 있는 것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다. 요즘은 해외에서 항공으로 수입된 생물 주꾸미가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주꾸미 본연의 맛과 영양을 즐기려면 역시 신선한 국내산 주꾸미를 따라가기 어렵다. 그렇다면 국산 주꾸미는 어떻게 구별할까? 수입산에 비해 국산 주꾸미가 머리 쪽 반점이 더 검고 뚜렷해 전체적으로 색이 진하다. 또한 살이 투명하고 탱탱하며 눈 아래 검은색 반점이 있는 반면, 수입산은 반점이 금테 모양이고, 유통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살의 탄력이 덜하고 상처가 있으며 생물의 경우 먹물이 거의 없다. 특히 수입산은 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하므로 가격이 너무 싼 경우 일단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길 권한다.

▲ 이미지 = PIXABAY

주꾸미 맛 2배로 높여주는 손질법과 조리법!

주꾸미는 몸 전체가 미끄러우므로 잘 씻어야 비린 맛이 제거되고 양념이 고루 배어 맛이 좋다. 주꾸미는 주로 통째로 많이 먹는데 내장을 제거할 때는 머리 쪽을 뒤집어서 내장과 먹통을 떼어내고 다리 쪽의 눈알과 입도 잘라낸다. 소금을 뿌려 바락바락 주물러 두 번 정도 씻은 뒤 밀가루를 넣고 주물러서 헹군 다음 사용한다.

주꾸미는 부드럽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별미이므로 조리할 때 너무 오래 가열하면 수분이 빠져나와 질겨져 맛이 덜하다. 특히 볶음을 할 때는 손질한 주꾸미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다음 차게 식혀서 사용하는 게 좋다. 또 양념에 미리 재워두면 질겨지므로 볶을 때 채소와 양념을 볶다가 데친 주꾸미를 넣고 살짝 볶아내는 것이 좋다. 또는 볶거나 굽기 바로 직전에 양념에 버무려서 조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Tip] 주꾸미, 이런 것도 궁금해요!

주꾸미를 회로 먹어도 되나요?

주꾸미를 회로 먹어도 되는지를 묻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낙지처럼 주꾸미도 회로 즐기고 싶어 하는데, 혹시 내장에 기생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익혀 먹는 것이 좋다. 굳이 생으로 섭취하고자 할 때는 신선한 주꾸미의 내장을 모두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먹물이나 알이 몸에 좋다고 생으로 통째 먹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잡은 신선한 상태의 것이 아니라면 금물!

주꾸미와 낙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주꾸미가 낙지보다 작지만 모양이 비슷해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인 비율로 볼 때 주꾸미는 머리 크기가 비교적 커서 다리 길이의 3분의 1 정도 되는 반면, 낙지는 머리가 작아 6분의 1 정도 된다. 또한 머리 모양이 낙지는 조금 길쭉한 반면 주꾸미는 그에 비해 둥근 편이다. 머리 크기만 비교해도 주꾸미가 낙지에 비해 머리가 크고 다리는 짧으며 통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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