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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러운 최저임금, 배달대행으로 몰리는 골목식당들2018년 달라진 외식업 풍경 - 음식점 배달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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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7  13: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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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6 P.28 Special Theme]

   
▲ 한국외식업중앙회DB

‘배달직원을 고용하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배달이 안 된다고 하면 손님을 뺏기게 될 테고….’ 이런 고민을 하는 음식점 사장님들 앞에 원탁의 기사, 아니 배달의 기사가 나타났다. 바로 배달대행 업체다. 특히 올해 급등한 최저임금으로 직접 고용이 부담스러운 작은 음식점들이 배달대행업체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매출 상승을 견인할 새로운 기대주로 촉망받고 있는 한편 배달 수수료 인상, 배달 지연 등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배달대행 서비스를 둘러싼 외식업계의 달라진 풍경을 취재했다.

 

editor. 이선희

 

무엇이든 배달 가능한 대한민국은 배달 전성시대!

- 갓 구운 삼겹살부터 육즙 살아 있는 스테이크까지… 배달 영역도 확장

과거 배달음식을 시키는 방법은 오직 전화 주문밖에 없었다. 하지만 배달앱의 등장으로 배달 문화가 급격히 바뀌었다. 앱을 켜 배달음식을 선택하면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주문하기만 하면 된다. 전화 주문보다 터치 몇 번이면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모바일 주문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2조 원대로, 초창기인 2012년과 비교하면 100배 넘게 성장했다. 전체 배달음식 시장은 약 12조~14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 중 배달앱이 약 15%를 차지하는 셈이다. 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도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3강 구도에 카카오톡의 ‘카카오톡 주문하기’, 네이버의 ‘챗봇 주문 서비스’ 등 굵직한 후발주자들이 계속 진출하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배달앱 대표 3사

배달음식 메뉴에도 빠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엔 중국요리, 피자, 치킨 등에 집중됐지만 최근엔 다양한 메뉴들이 배달음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김밥, 햄버거 등 분식은 물론 맛있게 구워진 삼겹살, 노릇노릇한 생선구이, 뜨끈한 쌀국수, 수산물시장에서 갓 포장된 생선회, 싱싱한 초밥, 육즙이 살아 있는 스테이크까지 모두 배달이 가능하다. 또한 배달이 안 되는 프랜차이즈 음식이나 오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맛집, 심지어 고급 레스토랑 셰프의 음식까지도 배달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배달 세상이 열렸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나홀로족과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 먹는 데 익숙한 엄지족의 증가로 외식업계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매출 하락에 고심하던 외식업계는 새로운 고객 유입과 매출 증대 효과를 위해 ‘배달’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방문 포장만 하던 음식점도 하나둘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다. 특히 배달인력이 없는 작은 음식점들은 배달대행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 무턱대고 직원을 뽑는 것보다는 배달대행을 이용하면서 배달고객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Good Point] 배달대행, 비용 절감에 도움

- 배달직원 고용보다 비용 절감 효과 누릴 수 있어

지속된 경기 불황 탓에 외식업계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음식점 입장에선 배달원을 고용하는 게 여간 부담이 아니다. 더욱이 배달원을 구하고 싶어도 말처럼 쉽지 않다. 외식업계는 수년째 심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을 구했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거나 며칠 나오지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되면 배달인력 공백이 발생한다. 구인난이 심각하다 보니 배달 경험이 없는 사람을 고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문제는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고가 나면 보상이나 보험료 인상 등 뒤처리도 골치 아픈 문제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필요할 때마다 배달원을 부를 수 있고, 수수료 외엔 기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배달대행 서비스는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경기 수원시에서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모 대표는 요즘 배달 음식점들은 거의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배달이 한꺼번에 많이 몰려 직원과 제가 감당할 수 없을 때 배달대행을 이용해요. 한 달에 60번 내외로 이용하고, 가맹비와 수수료를 포함해 25만 원 정도 지불해요. 이용 횟수가 많지 않다 보니 직원을 새로 고용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덜 들죠.” 음식점은 배달대행업체에 매달 가맹비(월회비)와 배달대행 건당 수수료를 지불한다. 업체마다 천차만별이지만 가맹비는 최소 7만~10만 원부터, 수수료는 건당 3000~4000원 사이로 책정돼 있다. 단, 기본으로 정해놓은 배달 거리를 초과할 때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데 이 또한 업체마다 상이하다. 그 외엔 따로 지불해야 하는 기타 비용이 없어 직원을 구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 배달대행업체는 “배달원을 고용하게 되면 인건비 200만 원, 식대 20만 원, 보험료 10만 원, 주유비 20만 원 등 월 250만 원 이상 비용이 발생하는데 배달대행을 이용하면 월 55만 원 내외(하루 5건 이용, 대행 수수료 3000원, 가맹비 10만 원 기준)로 줄어 연간 약 24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물론 배달직원을 고용하게 되면 하루 5건 이상의 배달을 하기 때문에 이 업체의 홍보처럼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

   

서울 은평구에서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심모 대표는 “저희 가게는 한 달에 30번 내외로 이용해서 배달 수수료 9만 원과 가맹비 7만 원을 내요. 어떤 달은 수수료와 가맹비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가맹비를 더 많이 낼 때도 있고요. 적은 횟수로 이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맹비가 비싸게 느껴져요”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가맹비는 매달 배달 보증 건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배달 건수가 많으면 가맹비가 올라가는 대신 대행 수수료는 낮아진다. 대부분 100건 이하가 가장 낮은 보증 건수인 터라 배달 횟수가 그보다 더 적은 음식점은 가맹비가 비싸게 와 닿는다.

정보통신기술 기반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에 따르면 올해 1월 배달대행 신청은 전달 대비 30% 증가,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무려 677%가 상승했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최저임금 때문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배달원 직접 고용이 부담스러운 작은 음식점들이 배달대행 서비스로 눈을 돌린 것이다. 점점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음식점이 늘어남에 따라 배달대행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Bad Point] 배송 지연, 배달원 관리 미흡, 수수료 인상

- 특정 시간대 배송 지연, 배달원 신원 확인 문제 등 과제로 남아

모든 일이 그렇듯 배달대행에도 명암이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음식점들은 배달원의 무리한 스케줄로 빚어지는 배송 지연에 불만이 크다. “대행업체 배달원들은 건당으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여러 가게의 음식을 한꺼번에 배달하더라고요. 우리 가게 음식을 제일 먼저 가져갔어도 고객한테 제일 늦게 배달될 수도 있는 거죠. 배달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음식 맛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들이 주문 취소를 하는 경우도 있어 아주 난감해요. 특히 우리 가게가 바쁠 때는 다른 가게들도 바쁜 시간이라 배달 지연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에요.” 배달대행 서비스를 2년째 이용하는 음식점 사장님의 불만이다.

이러한 문제는 배달대행업계에서도 고심하는 부분이다. 배달음식의 특성상 너무 늦게 배달할 수도, 그렇다고 배달원의 생명을 담보로 무조건 ‘빨리빨리’를 외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 2017년 3월 30일 이륜차 배달 종사자 사고 예방을 위해 고용노동부와 경찰청, 배달앱 회사, 배달대행사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관련 업계가 ‘시간 내 배달제 근절’과 ‘안전 배달 문화 확산’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음식점과 주문고객을 만족시키면서 배달도 안전하게 하는 것은 관련 업계의 중요한 과제다. 업계에서는 배달인력을 늘리는 것과 함께 배달원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등 다각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배달대행업체의 허술한 배달원 관리도 문제로 지적된다.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배달대행업체의 ‘당일 급구’ 채용 공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배달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업체는 일용직으로 자리를 채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날 채용해서 그날 급하게 배달원이 투입되는 만큼 신원 확인을 제대로 했을지 의문스럽다.

특히 최근 인터넷에 올라오는 관련 글을 보면 이러한 의문이 깊어진다. 혼자 살고 있는 한 20대 여성은 치킨을 주문했다가 공포스러운 경험을 했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치킨을 받기 위해 문을 반만열었더니 배달원이 “치킨이 무거우니 집 안에 넣어주겠다”며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당황한 여성이 안방을 향해 “아빠”를 외치자 배달원은 웃으며 “혼자 사시잖아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여성은 해당 치킨 가게에 항의 전화를 했지만 배달대행업체 직원이라 누군지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대행업체 배달기사가 범죄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분위기다. 관련 업체에선 주문자의 전화번호가 노출되지 않는 안심번호와 함께 배달원의 실명과 얼굴 사진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명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배달할지 몰라서 배달음식을 주문하기 망설여진다는 혼자 사는 젊은 여성들에게 이러한 조치가 얼마나 신뢰감을 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매출 상승 파트너 될까, 부담 요인 될까?

- 배달대행 시장 규모 커질수록 음식점 배달원 구하기 더 힘들어질 것

배달앱 시장이 5년 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에 비춰봤을 때 배달대행 시장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관련 업체들도 앞다투어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으며 규모를 키우고 있으며, 여기에 대형 기업들의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7일 글로벌 기업 우버의 ‘우버이츠’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지 4개월 만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이츠는 이미 전 세계 70여 개 도시에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전거부터 보행까지 배달 수단과 배달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를테면 대학원생들이나 가정주부가 자전거나 두 발을 이용해 배달원으로 활약하는 식이다. 또한 우버이츠는 배달원이 앱을 켜야 배달 요청을 받는 시스템이다. 원하는 시간과 요일에 배달할 수 있어 자신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일반 배달원들에겐 매력적이다. 시범 서비스 시작 2주 만에 약 200명이 라이더로 등록해 우버이츠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 사진 = 우버이츠 홈페이지 캡쳐

배달대행 시장이 커질수록 외식업계는 배달원 고용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배달직원의 이탈로 어쩔 수 없이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한 음식점 경영자는 “배달대행업체가 많이 생기는 통에 배달직원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어요. 배달 건수대로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음식점 배달직원들이 그쪽으로 많이 넘어가는 것 같아요”라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대형 업체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배달대행 브랜드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대중적인 브랜드 가치를 가지게 되면 외식업계 배달직원들이 대거 이탈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외식업계는 배달대행업체와 배달원을 두고 치열한 몸값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제 배달대행 서비스와 외식업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앞으로 배달대행 시장이 외식시장의 매출 상승을 이끄는 파트너가 될지, 아니면 음식점 사장님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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