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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2  13: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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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6 P.39 Easy Talk]

 

"다행이다, 김치가 있어서"

 

   
▲ 이미지 = PIXABAY

editor. 박태균

 

음식점에서도 가정에서도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찾는 반찬은 뭐니 뭐니 해도 김치다. 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발효음식이자 슬로푸드다. 한국인의 1인당 김치 섭취량은 하루 평균 약 62.4g(2016년 기준)이다.

전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차연수 교수팀은 1995∼2015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발표된 김치 관련 연구논문 590편(한글 논문 385편, 영어 논문 205편)을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영양학회가 출간하는 학술지 <영양과 건강 저널> 최근호에 소개됐다.

전 세계에서 수행된 대부분의 연구에서 김치와 김치 유산균은 산화적 스트레스, 암,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예방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며 염증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을 통해 확인된 김치의 8가지 건강상 효능을 알아보자.

김치가 항암식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은 배추, 무, 갓, 마늘, 고추 등 암 예방 채소가 김치의 재료여서다. 농촌진흥청은 김치가 적당히 숙성했을 때 항암 효과가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마늘, 생강, 고춧가루, 쪽파 등 양념이 들어간 김치를 적당히 익힌 뒤 위암세포에 가했더니 발효시키지 않은 김치보다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가 4~10% 높았다는 것이다. 양념의 종류별로 암세포 성장 억제율은 고춧가루가 가장 높았고, 다음은 마늘이었다.

소화가 잘되고 장을 깨끗이 하는 정장 작용을 한다는 것도 김치의 매력이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유산균 덕분이다. 과거엔 김치의 유산균은 장까지 도달하기 전에 대부분 죽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위에서 위산의 공격을 받으면 생존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서다. 그러나 부산대 김치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를 하루 300g쯤 먹으면 대장에 유산균이 100배가량 증가한다(김치를 안 먹은 사람 대비).

맛이 좋아서 식욕을 북돋워준다는 것도 김치의 장점이다. 김치가 익는 도중 생기는 젖산과 유기산이 김치 맛의 비결이다. 김치 맛은 담근 지 2, 3주(2~7도에 보관 시)가량 지났을 때 절정이다. 비타민 등 영양소도 이때가 가장 풍부하다. 이보다 오래되면 산(酸)이 지나치게 많아져 시어지고 맛이 떨어진다.

입맛을 살려주지만 살찌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김치의 돋보이는 점이다. 김치의 열량은 100g당 9(동치미)∼55㎉(파김치)에 불과하다. 배추김치는 29㎉. 또 고추의 매운맛 성분(캡사이신)이 지방의 분해  연소를 돕는다. 김치에 든 식이섬유는 금세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배설을 촉진한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이 김치와 고춧가루를 다이어트 식품으로 즐기는 것은 그래서다.

김치는 식중독균 등 유해 세균을 죽이는 항균 채소로도 유명하다. 이 역시 유산균 덕분이다. 유산균은 식중독균 등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김치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은 그래서다.

김치는 알레르기 질환 예방도 돕는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활용한 연구에선 김치를 하루 40g 미만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그 이상으로 섭취하는 사람의 천식 유병률이 감소했다.

김치는 빈혈 예방 식품이기도 하다. 성인 남성에게 4주간 배추김치를 하루 300g씩 섭취하게 한 결과 혈중 철분 농도와 페리틴(Ferritin) 수치가 높아졌다. 이는 김치가 철분 부족이 주원인인 빈혈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치는 혈관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전(前)당뇨병을 진단받은 성인에게 숙성된 김치(하루 100g)와 신선한 김치(하루 100g)를 교차 섭취하도록 한 연구에선 체중,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가 감소했다. 특히 숙성된 김치 섭취 시 혈압과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졌다.

고객의 차림상에 김치를 올릴 때 마음속으로 “손님의 입맛은 물론 건강까지 돕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을 성싶다. 이렇게 좋은 음식인 김치가 우리나라 음식점에선 ‘공짜’이자 ‘무한리필’이다.

 

[박태균] 국내 유일의 식품의약 전문기자. 고려대 건강기능식품연구센터 연구교수,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회장,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겸임교수, 서울대 초빙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한국기자상, 올해의 과학기자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음식과 건강>, <먹으면 좋은 음식 먹어야 사는 음식>, <남의 살 탐하는 104가지 이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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