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외식상권 포커스 베트남 특집 ③ “계약기간은 최소 3년, 매니저급 직원 채용하세요!”

[음식과 사람 2018-6 P.52 Local Analysis]

베트남에서 한국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오픈하려면 살펴봐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에서 먹히는 아이템이 베트남에서도 먹힐지, 시설 경쟁력은 어느 정도까지 담보해야 할지도 판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점포 계약의 문제, 사업자등록 등 인허가상의 문제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그뿐인가. 사람을 구하는 일은 역시나 어려운 문제다. 조금이라도 한국어가 통하면서 창업자와 코드가 맞는 역량 있는 베트남 현지 인력을 만난다면 금상첨화다. 성과 창출을 위한 운영 관리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베트남 상권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의 창업자를 위한 10가지 체크리스트를 살펴본다.

 

editor/photo. 창업통 김상훈(외식컨설팅 전문가) 김상훈

 

1. 한인타운과 로컬 상권,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 “한인 상권 먼저, 2단계로 로컬 상권 공략”

처음 베트남에 진출하는 창업자라면 일단 한인 상권을 공략하는 것이 더 수월하긴 하다. 한인타운 상권의 경우 대부분 한국 교민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언어부터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 푸미흥 상권에 거주하는 한인들만 무려 10만 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 노인 인구는 거의 없으며, 경제력 있는 30~50대 대기업 주재원 가족부터 한국음식을 즐기는 성인층 수요가 많다. 이 때문에 처음 베트남에 진출할 때는 한인타운 상권을 공략하고, 점차 현지인 을 공략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류 열풍에 몸을 싣고 1억 명의 베트남 현지인들을 타깃으로 창업을 하고 싶다면 당연히 한인 상권보다는 로컬 상권을 택하는 것이 좋다.

 

2. 상권 분석, 입지 선정 시 유의할 점

- “4800만 대 오토바이 수요층의 동선 면밀히 살펴야”

로컬 상권에서 창업하려면 오토바이 수요층의 동선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차량 고객, 보행 고객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수요층은 오토바이 이용객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경우 자동차 등록대수는 400만 대 수준이지만, 오토바이 등록대수는 무려 4800만 대에 달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한인타운 상권에서 점포 입지를 구할 때는 (약간의 예외나 변수는 있지만) 역시 오토바이의 접근성을 감안해야 한다. 한인타운 상권을 찾는 베트남 로컬 수요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토바이 수요층을 위한 주차장 확보, 발레 파킹 서비스도 감안해야 한다.

▲ 베트남 푸미흥의 한인 상권 모습. 현지인을 공략한 한국 치킨집과 한국 갈빗집 모습.

3. 점포를 계약할 때 계약기간은?

- “계약기간은 최소 3년 이상으로, 층별 활용 방안도 고려해야”

베트남 호찌민 상권의 경우 땅값과 임대료가 점차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계약기간 역시 1년보다는 최소 2년, 안정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최소한 3년 이상의 계약을 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물론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계약기간을 정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점포를 계약할 때 1층만 계약하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 건물 전체를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층별 활용 방안도 세심하게 고민한 후 계약할 필요가 있다.

 

4. 베트남 상권에서 점포 계약 시 보증금과 권리금은?

- “보증금과 권리금 없지만 월 임차료 선납, 시설비 감가상각 후 거래”

베트남 상권에서 공식적인 보증금은 없다. 하지만 월 임차료 2, 3개월분을 보증금 명목으로 선납하고 영업을 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권리금 또한 명목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일한 업종을 인수할 경우 시설비에 대한 시설 권리금은 감가상각 후 거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단, 한국인 상인들끼리 거래할 때 영업 권리금이 일부 존재하기도 한다.

 

5. 베트남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다?

- “베트남인 명의로 하면 등록 간단, 명의 빌리는 비용 잘 따져봐야”

베트남에서는 한국인 명의로 개인사업자를 내긴 어렵다. 그래서 편법으로 베트남 사람 명의로(차명으로) 개인사업자를 내는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사업자보다는 법인사업자를 내는 경우가 더 안정적이다. 이때도 대표이사는 베트남 사람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베트남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는 이유는 뭘까? 베트남에서는 모든 것이 자국민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사업자등록을 내는 기간만 해도 베트남인 명의로 하면 1개월 정도면 되지만, 외국인 기업의 경우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베트남 사람을 찾아야 하고, 베트남인 명의로 법인사업자를 낼 때 명의를 빌리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믿을 수 있는 베트남인 명의를 빌리는 비용은 매월 200만~400만 동(한화 10만~20만 원)의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베트남 외식업 진출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유능한 현지 인력의 채용이다.

6. 그 밖에 인허가상 살펴야 할 점

- “외국인 점포에 비공식적으로 세금 요구하는 경우 주의해야”

사업자등록증 외에 직원들에 대한 위생교육, 소방검사 등도 오픈을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다. 그런데 베트남에서 영업을 하다 보면 공안이나 지역 경찰국, 소방당국 관계자와 부딪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매달 일정 금액을 세금 명목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이때 베트남인 명의의 음식점은 크게 문제 삼지 않지만, 외국인 기업(점포)들에는 매달 많은 비용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7. 베트남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면

- “사업자등록 후 1년 이상 경과해야 자격 부여”

베트남 상권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면 최소한 1년 이상의 사업자 경력이 있어야 한다. 즉, 사업자등록을 하고 1년 이상이 경과한 매장을 중심으로 별도의 프랜차이즈 사업권이 주어진다고 보면 된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베트남 상권에 진출하려면 직영점 개념으로 1년 이상 점포를 운영해본 후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출점할 수 있다.

 

8. 음식점 창업할 때 인력 관리상 주의할 점

- “한국어 가능한 매니저급 채용해야 인력 확보, 유대관계에 도움”

우리나라든 베트남이든 음식점을 오픈할 때 사람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베트남에 처음 진출하는 창업자라면 일단 매니저급 인력부터 구해야 한다. 한국어가 조금이나마 통하는 직원이나 매니저급 인력은 한 달에 40만~50만 원에서 많게는 70만~8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한국인 창업자라면 사전 시장조사 단계에서부터 한국어가 가능한 베트남 인력과의 커뮤니티를 넓혀가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한 사람의 믿을 수 있는 베트남 인력과의 인간적인 관계가 성립되면 나머지 인력 확보와 운영 관리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베트남 사람들과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넓혀나가는 것이 한국 창업자들이 첫 번째로 신경 써야 하는 일이다.

▲ 등록 대수 4800만대, 오토바이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해야 한다. 8번 사진은 음식점 앞의 오토바이 주차장 모습.

9. 음식점 마케팅 전략과 운영 관리상 주의할 점

- “SNS 마케팅이 핵심! 베트남 돈을 한국 돈으로 바꾸는 방법도 잘 살펴야”

베트남 상권의 마케팅 전략은 누리소통망(SNS) 마케팅이 핵심이다. 특히 지역민 대상의 마케팅으로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마케팅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주재원, 교민층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1000명 이상 가입돼 있는 단체 카톡방 활동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천사표 콘텐츠를 서비스한다는 마음으로 카톡방 활동, 블로그 활동 등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베트남에서 발생한 수익을 한국으로 가져오는 방법상의 문제도 간과해선 안 된다. 베트남 돈을 달러나 한국 돈으로 어떻게 바꾸는 게 나을지 살펴봐야 한다.

 

10. 베트남 성공 창업을 위한 시장조사 시 유의할 점

- “창업여행 프로그램 이용, 성공·실패 사례 등 냉철하게 파악해야”

베트남 상권에서 성공적으로 창업하기 위한 첫 번째 절차는 제대로 된 시장조사다. 혼자 가서는 전체를 못 보고 오는 경우가 많다. 단순하게 현지 통역을 대동하고 다닌다고 해서 시장의 전체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창업자들끼리 모여 시장조사를 하는, 제대로 된 창업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장조사를 하면서 반드시 살펴야 할 부분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상품에 대한 타당성 판단 ▲선배 창업자들의 성공 사례, 실패 사례 분석 ▲발생 가능한 리스크 작성과 이에 대한 대처 방안 고심 등이다. 또한 한국의 아이템을 100% 그대로 가져갈지, 아니면 베트남 스타일로 어느 정도 바꿔서 오픈할지도 상권에 따라 유연성 있게 판단해야 할 대목이다.

 

 

창업통 김상훈(startceo.blog.me) 대표

김상훈은 22년간 외식컨설팅사 ‘스타트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 ‘창업통’ 운영자이자 창업 팟캐스트 방송 ‘창업, 이것이다’를 진행하고 있다. MBC ‘일밤-신동엽의 신장개업’을 컨설팅했고, 음식점 상권 분석 및 시장 조사, 점포 클리닉, 업종 변경, SNS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베트남 창업여행, 베트남 외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저서로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가게를 만든다>, <못 벌어도 월 1000만 원 버는 음식점 만들기> 등이 있다. 02)501-1116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