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8-6 P.89 Consulting]

 

한국인 기호에 맞고 조리 효율성도 높은 ‘두부 음식’

 

▲ 사진 = 위키피디아(https://ko.wikipedia.org/wiki/파일:Dubu-jorim.jpg)

한국 사람은 대체로 온기 있는 음식을 선호한다. 국밥집에서 펄펄 끓는 뜨거운 국밥을 뚝배기에 담아 제공하는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적 음식 기호가 반영된 장면이다. 조림은 찌개의 속성을 지녔다. 조림 국물은 말아서 먹기보다는 비벼서 먹는 특성이 있다. 밥에 조림의 뜨거운 국물을 비벼서 먹으면 대체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특히 두부조림은 주재료인 두부의 식재료 단가가 낮아 식당에서 활용하기 좋은 메뉴다.

 

오지 식당에서도 줄서게 만드는 두부조림의 힘

강원도 여행 중 태백시 소재 한 식당을 방문했다. 이 식당은 상호 뒤로 ‘고갈두’를 붙였다. 고갈두는 고등어, 갈치, 두부의 줄인 말이다. 조림 전문점인 이 식당의 메인 메뉴는 두부조림이다. 오지인 태백시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했지만 주말 낮에 대기가 걸릴 정도로 영업이 잘되는 곳이다.

이 식당 성공 요인은 매운맛과 뜨거운 음식의 온도감을 손님에게 그대로 전달한다는 점이다. 갈치, 고등어, 두부 모두 같은 베이스의 양념을 사용한다. 양념 소스가 칼칼하고 꽤 매운맛을 낸다. 이 매운맛 때문에 젊은 고객 비중이 큰 편이다. 특히 조림의 온도가 높아 후후 불면서 밥에 곁들이면 나름 만족도 높은 식사가 된다.

본 음식이 워낙 뜨겁고 맵기 때문에 사이드 찬류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 반찬은 약 5가지 정도 나오는데 그냥 무난한 수준이었다. 조림이 뜨겁고 매워서 내온 반찬은 그저 구색 갖추기의 성격이 짙다. 이 식당에서는 두부조림을 8000원에 제공한다. 동일한 양념을 세 메뉴에 적용하므로 조리 시 고도의 전문 주방 인력보다 균일한 레시피가 더 중요할 것이다. 반찬 만들기에 대한 고민이 적고 잔반 처리비용이나 인건비 절감에도 강점이 있다.

 

기존 두부 음식 완성도 낮은 편, 성공 기회 노려볼 만

서울 강북에 있는 모 기사식당도 돌솥밥에 칼칼한 두부조림을 제공한다. 이 집 역시 밥과 조림이 뜨거운 온기를 유지한다.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재료로 역시 한국인들 다수가 좋아하는 식품이다. 선호도도 높지만 웰빙 음식 최적의 식재료이기도 하다. 슴슴한 두부를 매콤한 소스나 간장소스로 맛을 내면 한 끼 식사로 좋고 가벼운 소주 안줏감으로도 가능하다.

한편 대전광역시 명물 음식인 두부두루치기는 두부에 매콤한 소스를 곁들인 그 지역에서 특화한 먹을거리다. 공중파에 여러 차례 소개될 정도로 잘 알려졌다. 이 두부두루치기는 같은 소스를 응용해 돼지고기에 적용해 두루치기 메뉴로 제공해도 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두부조림이나 두부두루치기의 소스 맛이 대체로 뛰어나지 못하다. 두부의 질도 평이하다. 수입산 콩을 사용했다고 두부의 질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양질의 두부도 식재료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간장의 감칠맛과 단맛을 잘 활용하고, 채소의 적절한 사용과 아울러 일부 육류를 추가로 넣으면 두부 음식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맛깔스럽고 온도감 있는 두부조림 혹은 두부두루치기 메뉴에 대한 소비자들의 잠재적 수요는 충분하다. 기존 두부조림, 두부두루치기의 부족한 면을 보완한다면 성공 기회가 의외로 많은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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