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음식과 사람 2018-7 P.17 Publisher's Letter]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리더십

 

(사)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 제갈창균

 

프랑스 북부 칼레의 시청사 앞에는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 ‘칼레의 시민’이 서 있습니다. 동상은 지나는 이들과 어깨라도 스칠 듯 가까운 거리에 놓여서 도시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칼레의 시민들이 사랑하는 그 작품이 도시 중심에 세워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4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중에 영국의 공격을 오랜 시간 버텨낸 칼레의 시민들은 결국 항복을 선언했지만, 영국 국왕은 항복의 징표로 시민대표 6명을 뽑아서 처형대 앞에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때 스스로의 목에 끈을 묶은 채 앞으로 나선 사람들이 있었지요. 칼레시의 가장 부자가 앞장을 섰고 시장, 법률가, 귀족이 차례로 지원을 했습니다.

요행히 타인보다 무언가를 많이 갖게 된 자들의 의무란, 때로는 이렇게 목숨을 내놓을 정도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실천으로 보여주었던 것이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은 이때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저와 우리 중앙회 리더들이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주인공이 돼야 우리 단체가 성장할 것입니다.

다른 한편의 시각에서 보면, 리더십은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에너지를 결집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입니다. 리더십이란 군인은 승리, 종교인은 포교, 기업은 성장, 국가지도자는 번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리더는 연예인이 아니고, 리더십은 장식물이 아닙니다. 연예인은 대중의 인기 자체가 목적이지만, 리더는 현실을 타개하고 미래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리더십을 수단으로 씁니다.

이런 리더십은 평상시에 단련돼 실전에서 빛나고 결과로 평가받습니다. 겉치레가 아무리 화려해도 리더로서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되지 못하는 리더십은 허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과감한 결단이 놀라운 결과를 낳는 역사적 교훈을 많이 지켜봐왔습니다.

저는 세상에 저 혼자만 있는 것 같은 고독감과 무력감을 느낄 때, 저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딱 한 사람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다시 용기를 내어 새 일을 시작합니다. 세상을 향한 불평의 소리들이 높아 저도 같이 불평하면서 살고 싶지만, 늘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과 회원들을 위해 모든 불평을 잠재우고 다시 일어서서 뛰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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