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8-7 P.73 Consulting]

된장을 사용한 배춧국은 매우 흔한 메뉴지만 수도권 소재 식당에서는 막상 파는 곳이 드물어 고객이 사 먹기 어려운 메뉴이기도 하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된장을 풀어 배추나 얼갈이를 주 식재료로 끓인 된장국은 콩나물국밥, 북엇국밥(황태 포함) 이상의 확장성이 잠재돼 있다.

 

중년 남자들의 입맛 사로잡는 배추 된장국

경기 용인시의 한 골프장 인근에 배춧국 전문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밥집인데 메뉴가 약 6가지 정도다. 메뉴 가운데 된장을 넣고 끓인 배춧국 매출이 전체의 90% 정도 된다. 배춧국 가격은 8000원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저렴하지 않다. 반찬은 6, 7가지 정도로 단출한 상차림이다. 배춧국에 들어간 된장은 직접 담근 전통 된장이 아닌 시판용 된장이다.

흥미로운 것은 손님들이 대부분 남성들이다. 골프장 내방 고객이나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다. 주로 중년 남자들이 이 된장 배춧국을 아주 좋아한다. 이 집은 고객이 제법 많은 곳으로 매출도 매출이지만 수익성이 매우 양호하다고 판단된다. 점심 식사는 물론, 가벼운 아침 식사와 해장의 속성까지 지닌 메뉴이기도 하다.

경상도 일부 지방에서는 된장 배춧국을 시락국밥으로 판매하고 있다. 40, 50대 이상 중년 혹은 노년 고객들은 된장 배춧국에 대한 니즈가 강력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돼지국밥, 순댓국밥, 설렁탕, 갈비탕 등 육류 중심의 국밥이 대세를 이룬다. 배춧국은 이들 육류 국밥들에 비해 쉬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몇 안 되는 배춧국 취급 식당들이 성업 중인 이유다.

 

해장 기능 뛰어나 아침 메뉴로 꼽을 만

서울 양재동 ‘아는집 가정식부페’는 매주 목요일에만 배추 얼갈이 소고기된장국을 제공한다. 이 식당은 유명하진 않지만 이 배추 얼갈이 국밥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매우 좋다. 필자가 가끔 이 식당을 가는 이유의 80%는 이 얼갈이 소고기된장국을 먹기 위해서다. 음식 수준은 평범해도 국이 맛있어서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이른 아침에 방문한다.

이 식당은 된장을 직접 담그고 얼갈이에 수입한 외국산이긴 하지만 꼭 소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한다. 이것은 전형적인 서울식 음식이다. 된장은 특히 소고기와 서로 잘 어울리는 상생 관계의 식재료다. 거기에다 단맛과 시원한 맛을 내는 배추(얼갈이)를 사용하면 국맛 역시 개운하고 시원한 맛을 낼 수 있다.

양재동 ‘아는집 가정식부페’의 특이한 점은 젊은 20, 30대 젊은 층도 이 된장국에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미리부터 인근의 젊은 직장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얼갈이 소고기된장국을 먹는다.

일부 식당에서는 배추나 얼갈이 대신 아욱이나 시래기 등을 사용하는데 필자의 판단으로는 배추나 우거지가 아욱이나 시래기보다 먹기에 편하다. 배추를 사용한 된장국은 식사와 더불어 해장의 기능이 있어 조식 메뉴로 유리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침 식사 매출을 올려야 하는 식당이라면 아주 유용한 메뉴가 된다. 이 집도 아침 6시에 문을 열어 오후 3시엔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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