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외식상권 포커스

[음식과 사람 2018-8 P.48 Local Analysis]

베트남 호찌민 상권은 참 역동적이다. 위험요인도 있지만 기회요인이 많은 도시다. 평균연령 27세. 젊은 소비자들의 천국이다. 호찌민 거주 한국 교민 수요층만 10만 명. 연령이 낮고 구매력 높은 실소비자 10만 명은 우리나라 인구 30만 명 도시의 상세력(상권에서 점포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과 맞먹는다. 호찌민 한인타운 상권은 7군 푸미흥이다. 푸미흥에서 영업하는 한국 음식점만도 수백 개. 이들 중 매출액 1등인 매장은 과연 어디일까? 꼼꼼히 시장조사를 하다 보면 푸미흥 대로변에 위치한 ‘맛찬들 왕소금구이’의 성과에 놀라게 된다. 하루 매출액이 무려 1억 동, 한화 기준 하루 500만 원이 넘는 수준이다. 오픈한 지 2년 만에 호찌민 상권 한식당 1등 자리를 꿰찬 맛찬들의 디테일한 성공 비결을 정리했다.

 

editor. 창업통 김상훈(외식컨설팅 전문가) photo. 김상훈

 

‘맛찬들 왕소금구이’, 호찌민 푸미흥 상권의 랜드마크 음식점

요즘 호찌민의 하늘은 깨끗하다. 한국의 가을 하늘을 보는 듯하다. 푸미흥 대로변에서 눈에 띄는 한국식당 간판이 있다. ‘맛찬들 왕소금구이(이하 맛찬들).’ 푸미흥 상권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대로변 5층 건물. 푸미흥 상권의 랜드마크 음식점이다.

푸미흥 상권은 호찌민 거주 인구 1500만 명 중 10만 명의 한국 교민이 주로 모여 사는 곳이다. 호찌민 최대 한인타운으로 불린다. 하지만 상권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호황업소보다 불황업소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한인타운이라곤 하지만 이렇다 할 한국 음식점 거리를 알리는 문화적 콘텐츠, 솟을대문 하나 설치돼 있지 않다. 그저 한인들이 주변에 많이 거주하고, 한글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한국 음식점이 많을 뿐이다. 한국 교민의 자녀들이 다니는 국제학교도 있다. 왕성한 소비력을 지닌 교민 수요층이 밀집한 상권이지만, 한인타운으로서의 상권 경쟁력 측면에선 위험요인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줄 서는 한국 돼지고기 전문점으로 탄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맛찬들의 성공 포인트는 과연 무엇일까?

▲ '맛찬들 왕소금구이'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비결 1] 푸미흥점 직원 43명,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 7% 수준

맛찬들은 10년 전 대구 북구 서변동에 처음 문을 연 우리나라 돼지 숙성육 전문점이다. 맛찬들 푸미흥점은 오너 셰프인 이동관 대표가 운영하는 브랜드다. 현재 한국 상권에선 이미 94개의 형제 점포가 성업 중이다. 94개 매장의 점주는 총 40명 미만이다. 왜일까? 한 점주가 2~3개, 많게는 7개 매장까지 직영하기 때문이다.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1억 원이 넘는다. 10년 동안 폐업매장 없는 폐업률 0%의 브랜드다.

맛찬들은 2년 전 푸미흥 상권에 1호점을 오픈했다. 1층부터 5층까지의 건물을 통째로 임대해서 영업 중이다. 현재 주방인력 8명, 홀 정직원 25명, 아르바이트 인력 10명 등 총 43명이 일하는 호찌민 1등 한식당이다. 고기 그램(g)수는 정량을 준수한다는 카피가 눈에 들어온다. 저울 가지고 장난치지 않는다는 고객과의 신뢰를 강조한다.

맛찬들의 영업일수는 연중무휴. 영업시간도 길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밤 1시까지 영업한다. 맛찬들은 호찌민 사람들에겐 이미 유명한 가게다. 하루 매출액은 1억~1억4000만 동, 한화 환산액으로는 500만~700만 원에 달한다. 한 달 기준 1억5000만~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연매출 20억 원이 넘는 놀라운 성과다.

창업자 입장에선 매출액보다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중요하다. 매출액 대비 식재료 원가는 20%, 월 임차료 10% 미만, 세금 3%, 인건비 비율 7% 수준이다. 요즘 우리나라 인건비 수준과 비교하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모든 제세공과금을 빼더라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한다. 베트남 상권이 주는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건물주와 점포 계약기간을 10년으로 체결한 것도 안정적인 영업의 밑바탕이다.


[비결 2] 베트남과 베트남인을 뼛속까지 사랑하라!

맛찬들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기존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전혀 다른 방식의 매장 전개도 놀라운 일이다. 점주들의 평균연령은 37세를 넘지 않는다. 젊은 창업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이동관 대표의 철학 때문이다. 그는 청년 창업자의 미래 가치가 곧 한국 외식업 기상도와 연결된다고 본다.

이동관 대표는 무턱대고 베트남에 진출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테일한 음식 기술 하나라도 제대로 배운 다음 베트남 상권에 진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자금력이 있다고 성공하는 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뼛속까지 베트남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외 비즈니스의 성공은 그 나라와 그 나라 사람들을 가슴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그 나라를 사랑하지 않고는 그 나라 사람들의 지갑을 열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식당의 특성상 직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일 수 있다. 직원들의 생일까지 챙기면서 그들과 호흡하는 노력이 40명이 넘는 맛찬들 홀 직원 및 주방 직원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비결 3] 푸짐한 곁들이 찬… 식재료 원가는 20% 미만

맛찬들 푸미흥점의 고객층은 한국인이 70~80%, 베트남 현지인이 20~30%를 차지한다. 푸미흥 한인타운 상권에 터 잡고 있어서 10만 명에 이르는 호찌민 한국인 수요층이 1차 고객임을 알 수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입장에선 한국적인 맛이 그리울 때가 많다.

푸미흥점의 곁들이 찬을 보면 한국의 맛찬들 가맹점보다 더 푸짐한 곁들이 찬이 올려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1차 식품 원재료가 한국에 비해 워낙 저렴하고 풍성하다는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셈이다. 무생채가 아닌 콜라비 생채, 가장 한국적인 맛이라 할 수 있는 강된장 서비스, 베트남산 깻잎으로 직접 만든 깻잎절임과 고추장아찌는 맛찬들의 일품 곁들이 찬이다. 베트남 상권의 가장 큰 경쟁력은 1년 내내 여름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추, 상추, 깻잎 등 여름 채소가 풍성하다. 고구마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가격이다.

▲ 풍성한 곁들이 찬


[비결 4] 첫 방문 고객 만족도 격상이 고객 서비스의 핵심

맛찬들 푸미흥 직영점에 들어서면 익숙한 카피가 눈에 들어온다. ‘한 번도 오신 적이 없는 분은 있어도, 한 번만 오신 분은 없습니다’라는 카피다. 한번 맛찬들에 맛들이면 반드시 2회 이상은 구매한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문구가 인상적이다. 한번 방문한 고객들의 만족도를 격상시키는 일이 맛찬들 고객 서비스의 핵심이다. 모든 고객에게 고기를 먹기 좋게 직원들이 끝까지 구워주는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손님과 직원 간 정감 넘치는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이다.

이동관 대표는 베트남 직원들에 대한 존경심을 이야기한다. 직원들을 진정 가슴으로 존경해야 하는 경영자의 자세를 강조한다. 그래야만 직원들이 사장을 존경한다는 얘기다. 베트남 음식점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들 중엔 “일본 나라는 별로인데, 일본 사람은 좋아~. 한국 나라는 좋은데, 업신여기는 한국 사람은 싫어~”라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요즘 베트남 상권에서 베트남인을 업신여기는 한국 경영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들과 가슴으로 소통하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자세 없인 베트남에서 비즈니스로 성공하긴 어려울 것이다.

▲ 맛찬들의 신선한 돼지고기

 

[비결] 5 한국 가게와 경쟁 말고 오직 손님과 경쟁하라!

맛찬들 푸미흥점을 이끄는 또 다른 주역이 있다. 맛찬들 베트남 법인장이자 푸미흥점 대표인 김호진 대표다, 그는 30대 청년 창업자다. 푸미흥점 오픈 후 2년간 한국에 단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을 정도로 경영에 100% 집중하고 있다. 연중무휴 영업을 이끄는 핵심 조직원이다. 그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상품 서비스는 물론, 소비자들의 정서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실천을 강조하는 현지 직원교육도 직접 담당한다. 직원들은 매일 업무일지를 써야 한다.

이동관 대표와 김호진 법인장이 이끄는 호찌민 맛찬들은 또 다른 비상을 꿈꾼다. 호찌민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반드시 베트남 사람들과 한국의 청년들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한다. 이를 위해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청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한국 청년들의 베트남 진출 교두보 구실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중국, 러시아, 필리핀 마닐라, 일본 도쿄는 물론 말레이시아 조우바루 상권에도 맛찬들 오픈을 앞두고 있다. 맛찬들의 미래가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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