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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메뉴로 추천! 팔도 명가 내림음식 - 경남 합천정성 가득한 마음으로 ‘행복 밥상’ 차리시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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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4  13: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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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8 P.55 Recipe]

   

사라져가는 전국 팔도의 우리 음식을 찾아내고 지키기 위해 각 지방과 집안에 전해져오는 ‘내림음식’을 연구하는 분들이 있다. 각자의 어린 시절 집안에서 먹어오던 음식을 통해 우리 음식의 뿌리를 찾고, 재현하고, 비교해보고, 후손들에게 알리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는 분들이다. 이분들이 공들여 완성해낸 명가 내림음식 레시피를 <음식과 사람>에 소개한다.

새로운 메뉴 개발에 늘 목말라하는 외식업계에 좋은 ‘소스’가 될 것을 기대하며, 아울러 한국 전통 음식이라는 한식의 DNA를 21세기 우리 음식점 식탁으로 새롭게 소환해내는 일에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editor. 김진수 / 자료 제공.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경남 합천 이정옥 선생 댁 - 구기자죽, 방아장떡, 아욱초절임, 갈치조림

해인사를 끼고 있는 내 고향은 경남 합천으로, 군 단위에선 제법 큰 읍 마을이다. 나는 4남 3녀의 막내딸로 태어났고, 어머니는 무남독녀 외동딸이어서 우린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아버지는 운수업을 하셨고, 어머니는 우리 7남매와 객식구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기 위해 늘 먹거리를 푸짐하게 장만하셨다. 큰 살림살이에 우리 집 밥상은 언제나 잔칫상처럼 풍성했다. 고기 음식보다는 채소 위주의 반찬이 대부분이었다.

오일장이 서면 어머니께서는 새끼줄에 엮인 먹갈치를 한 꾸러미 사 오셨다. 맛난 감자를 숭숭 썰어 넣으시고 큰 양은냄비에 갈치를 켜켜이 넣고 고춧가루를 섞어 맛있게 찜을 해 온 식구를 배불리 먹이셨다. 그 무엇보다 맛난 반찬이었고, 행복한 밥상이었다.

우리 집엔 항상 사람이 들끓었다. 읍내 중앙통에 살다 보니 청마루엔 잠시 쉬었다 가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어머니께서는 맛난 별식을 만들 때면 동네방네 나누어주시는 넉넉함도 잊지 않으셨다.

   
▲ 이정옥 떡카페 '질시루' 지배인

내가 어머니를 떠올릴 때 가장 많이 기억나는 장면이 부엌에서 요리하는 모습이다. 어머니의 밥상은 비싼 재료를 넣지 않은 그저 평범한 음식들로 채워졌지만,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정성 가득한 음식으로 행복과 건강을 안겨주는 밥상이었다.

세월이 흘러 우리 7남매는 제각기 출가를 했다. 70대 후반을 넘어선 큰오빠 그리고 여섯 형제들이 지금껏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이유는 어머니께서 해주신 바른 먹거리와 정성을 더한 건강한 밥상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7남매는 지금도 모이면 어머니의 음식 솜씨를 자랑하곤 한다. 진정으로 고마우신 나의 어머니셨다.

 

[몸을 가볍게 하는 구기자죽]

내가 어릴 적에 살던 집 담엔 커다란 탱자나무가 있었다. 탱자나무와 어울린 넝쿨 사이사이에 붉게 익은 구기자 열매가 조롱조롱 매달려 있었다. 어머니는 그 열매를 따서 죽을 쑤어주셨는데, 죽을 유난히 싫어한 아버지는 역정을 내셨다. 우리 형제들은 눈치를 보느라 내색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지혜가 많으신 어머니께서는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구기자죽은 사람의 몸을 가볍게 하고 기운을 응결시키는 약재에 가까운 음식”이라고. 그리하면 역정을 내던 아버지께서도 말없이 구기자죽 한 그릇을 뚝딱 비우셨다. 지혜로운 현모양처의 모습을 보여주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나도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부드럽게 잘 전달하는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요즈음 기운이 없으면 만드는 법이 자세히 기억이 나진 않아도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구기자죽을 만들어 먹고 힘을 얻곤 한다.

 

   

 

- 재료 및 분량

불린 멥쌀 1컵, 말린 구기자 열매 10g, 소주 70ml(1/3컵), 물 1.2L, 소주 2컵, 대추약간(고명용), 소금 약간

 

- 만드는 방법

1. 구기자 열매는 소주에 불린다.

2. 냄비에 불린 쌀과 물을 붓고 센 불에서 끓인다.

3. 한소끔 끓으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소주에 담갔던 구기자를 넣은 다음 쌀알이 퍼질 때까지 끓인다.

4. 다 끓으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대추를 채 썰어 고명으로 얹는다.

 

Tip.

1. 죽의 물 양이 적으면 뻑뻑해지므로 항상 넉넉하게 분량대로 잡아야 한다.

2. 쌀알이 다 퍼질 때까지 끓여줘야 입안에서 부드럽게 넘길 수 있다.

3. 죽을 끓일 때는 불린 쌀을 기준으로 하고 쌀 분량 6배의 물이 필요하다.

 

[추억 떠올리게 하는 방아장떡(고추장떡)]

방아장떡은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어머니께서는 입맛 없으셔하는 외할머니를 위해 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아 잎을 뜯어 장떡을 쪄서 자주 드렸다. 외할머니는 손주들에게 먹으라고 권하시면서 한입 먹을 만큼 떼어 주셨는데 어린 나는 매콤하고 강한 향 때문인지 처음엔 맛없게만 느껴졌던 음식이 묘하게 생각날 때가 있고, 입맛을 당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는 것을 자라면서 차츰 느끼게 됐다. 그 후로 외할머니께서 식사하실 때 한입 더 얻어먹고 싶어 괜히 옆에 앉았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방아장떡은 어릴 적 고향의 맛이고, 외할머니와 더욱 가까워지게 만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 재료 및 분량

밀가루 200g, 방아 잎 60g, 부추 50g, 청고추 2개(35g), 홍고추 2개(35g), 된장 3큰술, 고추장 1큰술, 물 150ml

 

- 만드는 방법

1. 부추와 방아 잎은 1cm 길이로 썰고, 고추는 반을 갈라 씨를 빼고 곱게 다진다.

2. 청고추와 홍고추는 0.3cm 두께로 어슷 썬다.

3. 준비된 부추, 방아잎, 풋고추에 된장을 넣어 버무린 후 밀가루와 물을 넣어 반죽한다.

4. 김이 오른 찜통에 면포를 깔고 3의 반죽을 얹고 고추를 올려 15분 정도 찐다.

 

Tip.

1. 전처럼 기름에 지져 먹으면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2. 방아 잎뿐만 아니라 가죽(참죽)순을 넣어 버무리면 특유의 향이 가미돼 된장의 풍미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어머니를 생각게 하는 아욱초절임]

아욱은 9월의 약용 음식으로 ‘오채(五菜)의 으뜸’이라고 한다. 국을 끓일 때 사립문을 닫고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가을 아욱은 유난히 맛이 좋고 영양가도 높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께서는 우리 7남매에게 좋은 음식이라 하시며 가을이 되면 꼭 챙겨 반찬으로 해주셨다. 사실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하면 괜히 입에 쓸 것만 같고, 맛이 없을 것 같아 꺼리다 보니 처음엔 젓가락이 잘 가지 않았는데, 내 속셈을 알아챈 어머니께서 약이라며 밥 위에 올려놓곤 하셨다. 계속 먹어 버릇하고 더구나 가을철 제대로 맛이 든 아욱을 먹으니 밥이 더욱 맛있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아욱을 굵은 소금으로 주물러 씻어 된장을 풀고 국도 끓여주시고 아욱죽도 해주셨지만, 아욱초절임은 간단하면서도 영양가가 많아 지금도 가끔 입맛 없을 때 이 음식을 스스로 만들어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먹곤 한다. 아니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해 먹는 음식이라 해야 옳지 싶다.

 

   

 

- 재료 및 분량

아욱 240g, 식초 1작은술

초장 : 물 1컵(200g), 간장 1컵(240g), 식초 1/2컵(100g), 설탕 1/2컵(100g)

 

- 만드는 방법

1. 물, 간장, 식초, 설탕을 넣어 초간장을 만든다.

2. 만든 초간장에 아욱을 넣고 5분간 삶는다.

3. 삶은 아욱을 건져 물기를 살짝 뺀다.

4. 아욱은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식초를 쳐서 버무린다.

 

Tip.

아욱은 살짝 삶아야 질겨지지 않기 때문에 삶는 시간에 주의해야 한다. 먹을 때 식초를 뿌려주면 아삭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마른 갈치로 만든 갈치조림]

내가 나고 자란 경남지역은 산악지대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동해와 남해를 끼고 있어 물고기를 ‘고기’라고 할 정도로 생선을 즐겨 먹었다. 장날이면 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딸인 나를 위해 새끼로 엮은 기다란 마른 갈치를 사 오셨다. 내가 좋아하는 감자를 숭숭 썰어 넣고 마른 갈치를 켜켜이 넣어 맛있는 갈치조림을 부지깽이로 부엌의 불 조절을 해가면서 공을 들여 만들어주시곤 했다. 뜨끈한 김을 내는 갈치조림은 정작 살이 별로 없었지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언니나 오빠보다 늘 내 밥 위에 갈치를 더 얹어주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 재료 및 분량

마른 갈치 200g, 마늘 10g, 매운 풋고추 20g, 감자 500g, 조청 ½큰술

조림장 간장 1½큰술, 고춧가루 1큰술, 식용유 ½큰술, 설탕 1작은술,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물 ⅓컵, 청주 1큰술

 

- 만드는 방법

1. 마른 갈치는 지느러미, 꼬리 등을 다듬어 4cm 길이로 자른 후 씻어서 물기를 뺀다.

2. 마늘은 편으로 썰고, 매운 고추는 0.3cm, 감자는 1cm 굵기로 어슷썰기를 한다.

3. 냄비에 분량의 조림장과 감자를 넣어 10분 정도 끓여낸다.

4. 감자가 어느 정도 익으면, 마른 갈치를 넣고 조리다가 5분 더 익혀 조청, 마늘 편, 매운 고추를 넣고 3분 더 조린다.

 

Tip.

감자 대신 무를 넣어 조리면 시원한 맛을 낼 수 있다. 마른 갈치 대신 생갈치를 사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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