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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타한 ‘치즈닭갈비’ 열풍, 그다음은?“한국 치즈닭갈비 싸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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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7  15: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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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8 P.82 World-wide 일본은 지금]

 

   

 

지난해 일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행어 대상 2017’에서 사람 부문엔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가, 상품 부문에서는 한국 요리 ‘치즈닭갈비’가 선정됐다. 바야흐로 제2의 ‘한국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젊은 세대가 치즈닭갈비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겨우 다시 불붙기 시작한 제2의 한류 인기를 지속할 수 있을까? 음식에서도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진단하고 이를 지속·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을 함께 모색해본다.

 

editor 조선옥 요리연구가(일본) photo. 조선옥음식연구원

 

일본은 지금 ‘치즈닭갈비’ 앓이 중

- ‘유행어 대상 2017’ 1위 식(食) 트렌드 대상 받아

지금은 해산했지만 일본의 국민 아이돌 그룹 스마프(SMAP) 리더로 큰 인기를 모았던 나카이 마사히로가 사회를 맡고 있는 TBS의 간판 프로그램 ‘나카이 마사히로의 킨스마 스페셜’에서 올해 1월 19일 치즈닭갈비 레시피를 소개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일본 TV 방송국 지상파의 골든타임에 치즈닭갈비가 소개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방송국에서 한 번쯤 치즈닭갈비 특집을 다룰 정도로 지금 일본은 치즈닭갈비에 푹 빠져 열광하고 있다. 재탕 삼탕으로 방송되는 것까지 합친다면 그 횟수는 더욱 늘어난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여중생(JC)과 여고생(JK)의 유행을 조사해 발표한 ‘JC·JK 유행어 대상 2017’에서 4개 부문 가운데 사람과 상품 두 부문의 톱을 한국의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와 한국 요리 ‘치즈닭갈비’가 차지해 ‘한국 붐’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음을 실감케 했다.

이뿐만 아니라 주식회사 쿡패드(Cookpad)가 지난해 운영 사이트 내 뉴스 검색 횟수 등 데이터를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2017년 대표 트렌드 키워드로 ‘치즈닭갈비’를 선정해 2017년 ‘식(食) 트렌드 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K-팝과 치즈닭갈비로 돌아온 ‘한류 열풍’

- 혐한 분위기 서서히 반전 제2의 한류 바람… 한인타운도 활기

사실 독도 영토주권 문제가 불거진 2012년부터 2016년 전반기까지는 일본 내 우익단체들의 혐한(嫌韓) 시위와 반한(反韓) 분위기 속에서 한류 인기가 주춤했고,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도 크게 줄어들었다.

그 영향은 일본의 대표적 한인타운인 도쿄 신주쿠의 신오쿠보에도 미쳐 한인 상인들의 업소 매출이 바닥까지 떨어져 한때 일본 매스컴의 단골로 소개됐던 유명 식당까지 도산했으며, 한국 요리 붐을 이끌던 다른 식당들도 속속 문을 닫거나 화장품 가게 등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바뀌어 상황이 역전된 것은 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의 뒤를 이어 샤이니와 방탄소년단, 그리고 트와이스로 이어지는 K-팝 아이돌 그룹이 꾸준히 인기를 더하는 가운데 신오쿠보를 찾는 젊은이들이 조금씩 늘어나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러다 2016년 후반기 신오쿠보의 ‘시장 닭갈비’가 TV에 소개된 이래 입소문을 타고 몰려드는 손님으로 성황을 이뤘으며, 그 인기는 다른 업소에도 파급돼 이제는 메뉴에 치즈닭갈비를 다루지 않는 식당이 없을 정도로 확산돼 한인타운은 ‘치즈닭갈비 타운’이라고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누리소통망(SNS) 세대인 여중생과 여고생 사이의 소통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붉은색의 닭갈비와 두 종류의 노랗고 하얀 치즈가 듬뿍 얹힌 먹음직스럽고 세련된 사진들이 쏟아졌으며, 이를 다른 사람들이 다시 공유하면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속도로 화제의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일본인이 유독 치즈닭갈비를 좋아하는 이유?

- 닭고기와 치즈의 앙상블… 맵지만 부드러운 맛이 젊은 세대 입맛 저격

   

이런 유행의 조짐은 이미 예견된 것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 일었던 한국 요리 붐을 되짚어보면, 삼계탕을 비롯해 순두부찌개에서 떡볶이, 삼겹살, 그리고 치킨으로 유행 아이템이 변화됐다. 그런 가운데 일부에서 삼겹살을 퐁듀처럼 치즈에 찍어 먹는 업소가 등장했고, 치킨 붐과 함께 춘천닭갈비도 서서히 일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것이다.온라인에서 화제를 몰고 온 치즈닭갈비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 하면, ‘시장 닭갈비’의 경우는 평일 점심시간대에 2시간, 저녁시간대에는 3시간, 주말과 휴일에는 4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2·3·4 대기’라는 말이 돌고 있다.

원래 일본인은 전통적으로 야키도리(닭꼬치구이), 가라아게(닭튀김), 오야코동(닭고기를 사용한 계란덮밥) 등 닭고기를 이용한 요리를 즐겨 먹었다. 따라서 닭 요리에 대한 거부감이 적을뿐더러 오히려 친근감을 갖고 있는 데다, 치즈가 더해지면서 ‘한국 요리’ 하면 맵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주었다. 특히 피자와 스파게티, 그라탕 등 치즈 맛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가 치즈닭갈비에 주목하면서 매콤하지만 치즈와 어울려 부드러운 맛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TV 매체는 물론이고 각종 잡지와 요리책 등에서 치즈닭갈비가 소개되면서 간단 레시피, 간편 조리 등으로 닭고기와 채소를 이용한 짧은 조리 공정과 풍부한 영양 밸런스가 강조된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올해도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와 함께 치즈닭갈비의 인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먼저 일본 소고기덮밥인 규동 체인망을 운영 중인 마쓰야까지 가세해 지난 1월 23일부터 새 메뉴 ‘치즈닭갈비 정식’을 730엔에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마쓰야의 젊은 여직원이 제안해 상품으로 정식 채택됐다는 개발 후일담이 전해진다. 여기에 일본 최대의 편의점 유통망을 자랑하는 세븐일레븐이 치즈닭갈비로 속을 넣은 중국 만두를 2월 13일부터 전국의 모든 점포에서 130엔에 판매하기 시작해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치즈닭갈비 이을 다음 한식 메뉴는?

- 트렌드에 적합한 새 메뉴 개발로 한류 지속시켜야

예전에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인기로 남이섬 등의 촬영지를 돌아보는 여행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K-팝과 뮤지컬 등의 인기로 좋아하는 가수와 배우가 출연하는 콘서트와 공연을 직접 보려고 한국을 찾는 일본 덕후(마니아)들도 크게 늘었다.

먹거리만 보더라도 냉면, 갈비, 닭한마리, 간장게장 등 유행에 따라 직접 본고장의 맛을 즐기려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일본 열도에 불고 있는 치즈닭갈비 열풍을 한 차례의 붐으로 끝낼 게 아니라 동아시아, 나아가 유럽, 미주 등 전 세계로 확산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요리에 종사하는 관계자와 전문가들도 지혜를 모아 새로운 요리 아이템 개발과 적극적인 제안으로 시대 변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겠다. 최근 ‘미슐랭 가이드’의 보급으로 한국 먹거리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장인 정신으로 전통의 맛을 지켜온 명가의 경우도 대중화 전략으로 지명도를 높이고, 전통 먹거리의 자존심을 해외에도 널리 알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물론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가격 폭락, 질 저하에 따른 소비자 일탈은 경계해야 한다. 시너지 효과로 상생할 수 있는 생존 전략, 그 속에서 트렌드에 적합한 새 메뉴의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겨우 다시 불붙기 시작한 제2의 한류 인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지름길이자 정도(正道)라고 하겠다.

기존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LCC)의 활발한 참여로 부담 없이 한국을 찾는 일본인들이 크게 늘었다. 게다가 비행기는 물론 KTX와 고속버스로 전국이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일일 생활권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역 특산품과 향토요리 역시 언제 어디서 새로운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인기 요리로 부상할지 모른다. 그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조선옥 요리연구가] 조선옥음식연구원장.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의 맛을 지향하는 요리와 섬세한 재료 사용으로 한국 음식은 단지 붉고 맵다는 일본인들의 편견을 바로잡고 있다. 책, 방송, 요리 교실 등을 통해 일본인들에게 떡, 김치, 전통과자 등 품격 높은 한국의 맛을 전수하고 있다. 한일농수산식문화협회 회장, 한바람 회장, 한식넷 부회장, 경상남도 함양산삼홍보대사, 경상북도 영양군관광홍보대사 등으로도 활동 중이며, <가장 쉬운 한국 요리>, <만능 엑기스로 엄마밥>,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한국 떡>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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