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앤 스토리

[음식과 사람 2018-8 P.94 Food & Story]

 

▲ 이하 이미지 = PIXABAY

여름 휴가철에 산으로 바다로 길을 떠나다 보면 길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옥수수다. 궁핍했던 시절 밥을 대신한 구황식품 중 하나였다가 어느덧 여름을 대표하는 간식으로 뿌리내린 옥수수의 모든 것.

 

editor. 김동희 식문화개발연구원 원장

 

옥수수의 다른 이름 ‘옥촉서(玉蜀黍)’

옥수수를 언제부터 먹어왔는지 찾아보면 1700년대 후반에 쓰인 <증보산림경제>, <몽어유해>, <해동농서> 등에 옥수수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한자로는 ‘옥촉서(玉蜀黍)’라 하는데, 옥구슬과 같은 알곡이 촘촘히 박힌 수수와 같다는 의미라고 한다.

15세기경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유럽으로 전파된 옥수수는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유입됐다고 전한다. 지방에 따라 옥시기, 옥수시, 옥쉬이 등으로 불리며 강냉이, 깡냉이, 강내이 등 다양한 별칭도 지니고 있다. 옥수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강한 식물로서, 궁핍했던 시절에 주식으로 먹었던 작물로 밥을 대신할 수 있었던 중요한 구황식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량이 많은 강원도엔 주식이나 별식으로 이용한 다양한 향토음식이 많다.

현재 쌀, 밀과 함께 세계 3대 작물인 옥수수는 식량으로서뿐 아니라 가축 사료로 주로 사용되며 전분, 포도당, 물엿 등을 만드는 원료로도 직접 사용된다. 양조, 제과, 제약, 제지, 플라스틱, 금형, 방적 등에도 쓰이며 최근엔 바이오 연료로도 연구되고 있다.

 

여름의 기운을 담은 작물

옥수수는 남미 열대지방이 원산지로, 온도가 높고 수분이 많으며 일교차가 많은 지역이 재배하기에 좋다. 우리나라에선 대표적 산지인 강원도의 옥수수가 유명하다. 4월에 파종해 7, 8월에 수확하는 옥수수는 더운 여름의 기운을 가득 지녀, 볶거나 튀기면 내부의 열이 폭발하듯 터져 나와 팝콘이나 강냉이로 즐겨 먹는다. 사상의학에선 이를 호산지기(呼散之氣)라 보고, 소음인이나 태음인에게 좋은 음식으로 이야기한다.

옥수수는 일반적으로 식용 옥수수와 가축 사료나 가공원료로 사용하는 일반 옥수수로 나뉜다. 식용 옥수수는 단 옥수수(감미종), 찰옥수수, 튀김 옥수수(폭립종)로 나뉜다. 단 옥수수는 당분 함량이 높고 옥수수 알의 껍질이 얇아 삶아 먹거나 통조림 등으로 가공하는데, 초당 옥수수가 단맛이 좀 더 있다. 찰옥수수는 자줏빛을 띠며 전분이 아밀로펙틴으로 돼 있어 찰기를 갖는다. 튀김 옥수수는 열폭(熱爆)성이 있어 팝콘이나 튀밥으로 이용한다.

일반 옥수수로는 마치종과 경립종이 있는데, 마치종의 경우 대부분 노란색으로 알이 굵고 단단하며 껍질이 두껍다. 가공하여 일부 식용으로 사용하지만 대부분은 가축 사료나 공업용 원료로 사용된다. 경립종의 경우 가루로 가공해 식용으로 쓰거나 가축 사료로 사용한다.

 

부족한 영양과 풍부한 영양

옥수수의 주성분은 탄수화물로, 그냥 먹으면 소화율이 30%밖에 되지 않지만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80~90%로 올라간다. 대표적으로 멕시코 음식인 타코(Taco)가 유명하다. 옥수수의 단백질 함량은 10%가량으로 밀에 비해 단백가가 높지만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과 라이신의 함량이 적다. 특히 비타민B 복합체인 나이아신의 함량이 적어 옥수수를 주식으로 할 경우 펠라그라라는 병에 걸리기 쉽다. 반면 옥수수 씨눈엔 질이 좋은 지방이 풍부해 옥수수유로 가공하기도 하는데, 필수 지방산인 리놀레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예부터 한방에선 옥수수수염을 이뇨제로 사용했는데, 소변을 잘 보게 해 방광염이나 요도염 치료에 사용했다. 옥수수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하므로 여름보다는 겨울철에 먹는 게 좋다.

 

우유·유제품과 먹으면 ‘찰떡궁합’

우리나라에선 예부터 옥수수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강냉이밥, 강냉이범벅, 강냉이수제비, 강냉이죽 등 다양한 향토음식이 있다. 특히 찰옥수수로 유명한 강원 홍천에서는 옥수수만 갈아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현대에 가공기술이 발달하면서 옥수수 알의 껍질을 벗겨 옥수수쌀로 가공해 밥이나 죽, 떡 등에 넣어 먹기도 한다.

옥수수는 수확과 동시에 당분이 전분으로 변하므로 바로 수확한 것을 구입하는 게 좋으며, 구입 후 껍질이 있는 상태로 비닐 봉투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저장하거나 장기 저장 시에는 익혀서 냉동실에 저장하는 게 좋다.

옥수수를 우유 또는 유제품과 먹으면 여러 영양소를 고루 갖추게 돼 옥수수의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기에 좋은 궁합이다. 단백질이 부족한 옥수수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소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다만 조개는 쉽게 상하고 스스로 보호를 위해 독성물질을 만들어내어 소화되기 어려운 식품이므로 섬유질이 많은 옥수수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맞지 않다.

 

[Tip] 좋은 옥수수를 구입하려면?

옥수수 껍질이 노란색을 띠는 건 오래된 것이므로 진녹색을 띠는 것을 고른다. 껍질이 단단히 붙어 있고 마르지 않은 것, 들었을 때 묵직하고 탄탄한 것을 고른다. 옥수수수염이 갈색이고 많은 것은 옥수수가 꽉 찬 것이다. 옥수수수염이 검지 않고 오글거리면서 촉촉한 것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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