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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정의 ‘기준점’, 과연 적정한가?산정 지표 통해 본 최저임금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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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1  14: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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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9 P.50 R&D]

   
▲ 이미지 = PIXABAY

editor.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서용희 수석연구원

 

2019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으로 지난 8월 3일 확정·고시됐다. 2018년도에 이어 두 해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이다(2018년도의 경우 16.4%).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적용’ 방안이 부결되며(제12차 전원회의) 사용자 위원이 불참을 선언하는 등 파행을 빚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올해 5월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19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법을 개정한 것에 대해 ‘산입범위를 확대’하면서도 ‘산입 수준을 제한’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 임금 보장’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부담 완화’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한 것이며, 내년도 최저임금액 결정에 대해선 경제와 고용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개선과 임금 격차 완화를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수준을 고민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둘러싼 일련의 결과에 대해 표면상으로는 사용자와 근로자 양측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모양새다. 이미 2018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만큼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 각계각층의 갈등은 어느 정도 예견된 바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렇듯 해마다 우리 사회의 분열을 야기하는 최저임금제에 과연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를 최저임금 산정에 활용되는 지표들을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최저임금은 ‘저임금의 제도적인 해소’와 근로자에 대한 ‘일정한 수준 이상의 안정된 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바 최저임금을 결정함에 있어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고 있다(최저임금법 제4조).

   

 

주거비가 생계비 지출 4분의 1 차지

최저임금 인상 앞서 집값부터 규제해야

이 중 먼저 근로자의 생계비를 살펴보겠다. 그 이유는 근로자의 생계비를 근거로 최저임금을 설정할 때 근로자의 생계비가 적정하다는 결론이 먼저 전제돼야 하는 탓이다. 이는 근로자가 실제로 생계를 영위하는 데 지출되는 비용이 정확히 측정·산출됐는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시장에 형성된 그 비용이 과연 적정한지를 묻는 것이다. 즉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 방식은 최저임금이 특정 척도에 의해 일방적으로 종속되는 구조를 취하는 만큼, 기준점으로서 특정 척도에 대한 사전 검증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국내 경제 여건에 비해 과도하게 높게 형성된 물가를 바로잡아야 할 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자칫 아무런 여과 없이 민간으로 전가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은 결코 공적부조(Public Charge)의 영역이 아니다. 즉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낮다고 판단하기 이전에 생계비가 과도하게 높은 것은 아닌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생계비의 한 비목인 통신비가 실제로 월 50만 원이 든다면 그 50만 원이 과도한지에 대한 검증과 규제 없이 이를 그대로 반영한 생계비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된다면 이는 정부가 암묵적으로 통신사의 폭리를 묵인하고 그 부담을 온전히 통신비의 납부 당사자인 소비자(근로자)와 임금의 지급 주체인 사업주에게 떠넘겼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생계비로 돌아와서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매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기초자료로 ‘비혼 단신 근로자의 실태생계비’를 산출하고 있으며(최저임금법 제23조), 대표적인 근로자단체인 양대 노총에서도 해마다 표준생계비를 산출해 발표하고 있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민주노총에서는 거의 300만 원에 육박하는 약 296만 원으로, 최저임금위원회는 200만 원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약 193만 원으로 생계비를 산출해 두 값 간에 100만 원가량의 차이가 존재했다. 또한 한국노총에서 산출한 생계비는 약 218만 원이었다. 비목별로 살펴보면 생계비 총액이 각기 상이한 만큼 비목별 절대 비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상대 비중을 비교해보니 공통적으로 ‘주거·수도·광열’이 가장 높은 순위(23.1~29.1%)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생계비가 적절한지를 전체 지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다.

우리나라의 주거비 수준이 적정한지를 평가하는 가장 명료한 방식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 간 비교를 위해서는 각 국가별로 상이한 경제 여건(통화, 소득 및 임금 등)을 표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실제로 나름의 방식을 통해 각국의 주거비를 비교한 자료들도 존재한다. 이들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주거비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전세’, ‘반(半)전세’, ‘보증금이 있는 월세’와 같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주거 점유 형태에서 기인한다. 즉 주거비 지출에서 보증금이 정확히 계산되지 못하는 탓인데 외국에서도 보편적인 ‘보증금이 없는 월세’ 혹은 ‘사글세’의 경우는 임대료(Rent)를 주거비 지출로 바로 계산할 수 있지만, 여타 형태에서는 임대료에 더해 보증금(Deposit)의 금융비용에 적정한 이자율을 대입해 산출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주거비 지출을 집계하는 과정에서 실제 주거비가 과소 계상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주거비’ 변수의 타당도가 낮은 만큼 다른 방식을 통해 주거비의 적정성을 살펴볼 것이다. 바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인 PIR(Price Income Ratio)이다. PIR는 주택 구매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주택 가격을 가구의 연소득으로 나눈 배수로 특정 지역(국가)의 주택을 구매하는 데 걸리는 소요기간을 나타낸다. 수치가 높을수록 주거비 부담이 높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1000만 원이고 주택가격이 1억 원이라면 PIR는 10이 된다.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PIR는 평균 5.6이며, 서울은 8.8, 서초구는 20.8로 나타났다.

   

PIR는 산정 방식, 조사 시점 등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서울의 PIR를 11.2(2018년 3분기 기준)로, KB국민은행은 11.5(2018년 4분기 기준)로 발표했다. 중요한 점은 고소득층과 중소득층 간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중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통상 주거비 부담은 저소득층일수록 크게 나타난다. 이는 주거비 부담이 커질수록 다른 소비 지출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만일 본 자료에 문제가 없다면 저임금·저소득층을 위해 최저임금을 올리기에 앞서 집값을 규제해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 지급 의무가 사업주에 있듯,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할 의무는 정부에 있다.

필자는 결코 경제·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예시를 든 것은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하나의 ‘기준점’으로서 생계비 자료를 살펴보기 이전에 그 자료에 담긴 생계비가 과연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증 및 조정이 선행돼야 함을 강조하기 위함일 뿐이다. 결국 주거비를 비롯한 생계비 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과 검증 결과를 통한 조정(혹은 규제)은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관계부처의 몫이기 때문이다.

 

왜곡되기 쉬운 한계 지닌 노동생산성

외식업체 무인화시설 도입 결과를 간과

다음으로 ‘노동생산성’을 살펴보자. 노동생산성(Producti-vity of Labor)은 생산에 투입된 제 요소(노동, 자본, 경영 등) 중에서 노동 이외의 모든 생산요소는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총체적인 산출 결과를 노동 투입의 관점에서 환산한 결과다. 이는 일반적으로 노동투입량에 대한 총생산량(Gross Output)을 나타내는 ‘물적 노동생산성’과 노동투입량에 대한 순생산량(Net Output)의 비율을 나타내는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으로 대별된다.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노동생산성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정적 영향을 미친다. 노동생산성은 산출량을 노동투입량으로 나눈 값인 만큼 향상(증가) 요인은 ‘산출량의 증가’ 혹은 ‘노동투입량의 감소’가 된다. 다만 ‘분자의 증가(a)’나 ‘분모의 감소(b)’를 통해 값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a)와 (b)가 동시에 발생하지 않고 (a)와 (b) 중 하나만 발생한다면 다른 값은 고정돼 있거나 최소한 (a)나 (b)의 변화량보다 작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노동투입량은 ‘투입인력 수’에 ‘투입시간’을 곱해 산출한다.

이해하기 쉽도록 외식업체에 대입해보면, 사업주 입장에서 수요와 무관한 생산은 의미가 없는 만큼 산출량을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반면 투입량의 감소는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즉 종업원을 해고하거나 상용 근로자를 시간제로 전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투입량의 감소는 직간접적으로 산출량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투입량은 감소시키면서 산출량은 감소시키지 않는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널리 활용되는 방법이 로봇을 비롯한 무인화·자동화 시스템과 장비의 도입이다. 일반적으로 무인화·자동화가 용이한 직무는 특별한 창의력, 응용력, 대응력 등이 필요 없는 단순반복 업무가 주를 이루는 정형 저(低)숙련 직무로 알려져 있다. 외식업의 경우 ‘조리’와 ‘접객’이 거의 유일한 직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직무가 단순하고,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직무 능력이나 숙련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실제로 외식업 분야의 직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국가직무능력표준(이하 NCS)을 통해 살펴보았다. NCS에서 직무(세분류)에 수준을 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각 직무를 구성하는 능력단위들엔 수준(1~8)이 부여돼 있는바, NCS 홈페이지(www.ncs.go.kr)에 탑재돼 있는 자료를 취합해 각 직무별 능력단위들(수준)의 평균을 산출해 비교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는 <표 2>와 같다.

   

분석 결과 외식업 해당 직무들의 경우 평균 3.2 수준으로 나타나 전 산업의 평균 4.2에 비해 1.0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수준의 직무(외식 운영관리) 또한 3.7에 그쳐 전 직무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통계청이 전문지식과 기술력이 있는 인력의 활용을 위해 고급인력자원만을 별도로 분류한 ‘전문·기술인적자원 직업분류(HRST)’에서도 외식업에 관계된 직업은 관리자 분야의 ‘음식서비스 관련 관리자(15220)’와 전문가 분야의 ‘주방장(28710)’ 단 2개만이 포함돼 있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 외식업의 직무 수준이 결코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내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업별 로봇 대체 가능성 조사’ 결과에서도 주방보조원(100%), 패스트푸드원(89%), 음식 배달원(89%) 등 외식업 관련 직업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실제로 해외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주문 및 결제’, ‘서빙’뿐만이 아닌 ‘조리’를 담당하는 로봇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결국 노동생산성만을 고려한다면 당장이라도 직원을 해고하고 무인화·자동화 시스템과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기존의 임금과 고용에 관련된 저명한 이론이나 특정 해외 사례들 중 대다수는 첨단 기술로 무장해 인간을 너끈히 대체할 수 있는(특히 저숙련 근로자) 로봇 등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노동생산성의 한계는 투입을 인간의 노동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개인 간 역량차(Weight)를 간과함에 있다. 한 사업주가 인건비를 절감하고자 직원 3명 중 2명을 해고하고 무인화 시설을 도입했다고 가정해보자. 도입 비용을 일단 고려하지 않는다면, 무인화 시설의 도입으로 산출량은 기존과 차이가 없을 테지만 투입량은 3분의 1로 줄어든 탓에 마치 직원 1명의 생산성이 3배로 향상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 수치는 직원의 임금을 올려줄 것을 권장한다. 궁극적으로 외식업체의 무인화 시설 도입은 이러한 왜곡을 불러일으켜 최저임금 인상률을 더 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전 직원을 해고하고 무인화 시설을 도입했을 때에야 비로소 인건비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최저임금은 ‘지원금’, ‘보조금’ 아냐

‘차이’ 인정하지 않으면 되레 ‘차별’

최저임금은 결코 ‘지원금’이나 ‘보조금’이 아니다. 그것이 ‘최대’이든 ‘최저’이든 임금은 일을 해야 지급되기에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외식업계 대다수는 경영 상태가 열악한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들이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최저임금을 부정하거나 반대하지 않았다. 나만 좀 더 허리띠를 졸라매면 일주일에 6~7일, 하루에 10~12시간을 함께 붙어 있는 가족 같은 직원들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몇 달이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단다. 직원들을 내보내든지 가게 문을 닫든지 해야 할 판국이란다. 그분들이 바라는 것이 정말 ‘특혜’나 ‘편애’일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후 정부에서는 인건비 인상분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지원(일자리 안정자금)을 하겠다며 공식적으로 밝힌 업체가 있다. 바로 ‘근로자 30인 미만’, ‘과세소득 5억 원 미만’에 해당하는 사업체들이다. 그런데 외식업계의 97% 이상이 이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결코 엄살이 아니라 조금만 봐달라고 애원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분명한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 오히려 ‘차별’로 인식될 수 있음을 함께 되새겨봐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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