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8-9 P.65 Consulting]

▲ 사진 = 위키피디아(https://ko.wikipedia.org/wiki/파일:Jaha-Manduguk.jpg)

여름 메뉴의 계절성을 보완하는 강력한 사이드 메뉴

한국인에게 만둣국, 떡만둣국, 만두전골은 추억이 서린 친근한 음식의 대표 격이자 스테디셀러 메뉴다. 수도권 지역은 더욱 그렇다. 만두는 아무래도 추운 겨울에 많이 먹는다. 그만큼 계절성이 강한 메뉴다. 그렇지만 냉면이나 막국수 등 여름 음식 전문점엔 만두의 계절적 한계가 오히려 보완요소로 작용한다. 어느 정도 상품력만 갖추면 여름 음식 전문점의 겨울철 대체 메뉴로 손색이 없다. 겨울철에 만두 메뉴를 내놓으려면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한여름에도 뜨거운 국물 먹어야 시원한 한국인

8월 초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어느 날, 경기 북부에 있는 이북식 만두 전문점을 방문했다. 날씨가 무더운데도 식당 안은 만석이었다. 발레파킹 전담인력을 3명이나 둘 정도로 영업이 잘된다.

사실 이 식당의 만두 맛과 상품력은 필자의 기준으로는 평이한 수준이다. 고객 분포를 어림해보니 여성 고객의 비중이 꽤 높은 편이었다. 접시만두(9000원), 뚝배기(1만 원), 녹두빈대떡(1만3000원) 등 주메뉴들의 가격은 저렴하지 않았다. 식당 입지도 고객들이 차량으로 이동해야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손님들이 국물이 뜨거운 만둣국이나 뚝배기 등을 주문했다. 날씨가 30℃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메뉴 중 냉국수가 있음에도 이 식당은 고객들에게 만두로 강력하게 인식되는 곳이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선 만두가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메뉴다. 성남시 분당구나 용인시 등지에는 만두전골과 메밀국수를 판매하는 식당들이 다수 있다. 한 점포는 건물 2층에 소재했음에도 영업이 꽤 잘된다. 그 식당의 상품력은 그저 무난한 정도였다.

경기 남부의 한 만두전골 전문점도 서비스로 칼국수를 제공해 주부 고객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식당 역시 만두의 상품력은 무난한 정도다. 분당구 주거 상권 내의 어느 평양식 만두 전문점은 주부 고객이 다수를 차지한다. 66㎡(20평) 정도로 작은 규모의 점포인데도 영업이 꽤 잘된다.

 

만두 만들기 어렵지 않아… 벤치마킹 통해 상품력 높여야

만둣국이나 만두전골은 뜨거운 국물을 기본으로 한다.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가을 이후 겨울철에 많이 찾는 메뉴다. 떡만둣국도 마찬가지다. 떡국으로 사용하는 가래떡을 방앗간에서 직접 뽑아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욱이 가래떡은 별도로 떡국 메뉴로 판매할 수도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한국인은 의외로 떡국 메뉴를 선호한다.

필자가 아는 대박 막국숫집이 있다. 여름엔 165㎡(50평) 미만 규모의 점포에서 하루 1000만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린다. 그렇지만 겨울엔 매출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만일 그 식당에서 여름 막국수와 더불어 ‘겨울 만두’를 강력한 주력 메뉴로 끌고 갔다면 겨울철 매출이 꽤 늘었을 것이다. 냉면이나 막국수 전문점에서 만두를 사이드 혹은 시그니처 메뉴로 강력하게 내세우면 겨울철 매출 하락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만두 전문점들은 대다수가 상품력이 미진한 편이다. 상품력을 높이기 위해 만두를 제대로 구현하는 평양식, 개성식, 황해도식, 서울식 만두 전문점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식당 직원 중 중국 교포들은 기본적으로 만두를 잘 빚는다. 중국에서는 만두가 일상식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만두 만들기를 전담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제 만두는 생각보다 어려운 메뉴가 아니다. 일부 식품제조업체는 양질의 만두소와 만두피를 만들어 당일 배송해준다. 이런 만두는 수제 만두 이상의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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