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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풍부한 ‘바다의 보리’ 고등어푸드 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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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31  14: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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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10 Food & Story]

   
▲ 이미지 = PIXABAY

editor. 황수정 대구한의대 한방식품조리영양학부 교수

photo.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고등어’ 하면 무엇이 떠오르느냐고 누군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그 질문을 받고 상대에게 되물었습니다. “사람들은 고등어 하면 무엇을 떠올리더냐”고요. 그는 “대다수 사람들이 ‘싱싱하고 등 푸른 생선, 눈알이 동그랗고 선명하며 붉은 아가미와 탱탱하고 탄력적인 몸매를 가져야만 신선한 고등어’라 한다”면서 “고등어를 건강한 식재료로 각인시켜준 오메가3가 떠오른다”고 답했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먹던 고등어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어려서 바다와는 먼 두메산골에 살았습니다. 버스조차 다니지 않던 시골에서 생선은 참 귀한 식재료였습니다. 제가 떠올리는 생선은 배가 갈라져 굵은 소금이 중간중간 뿌려진 모습의 자반고등어였습니다. 먼 산골까지 오느라 숙성되다 못해 약간 콤콤한 듯 비릿한 냄새까지 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까맣게 그을린 석쇠 위에서 구워진 고등어가 저녁 밥상에 오르면 밥 두 공기는 거뜬히 비워낼 수 있었고, 거센 뼈까지 쪽쪽 빨아먹곤 했습니다. 그때 그 맛이 지금도 입속에 느껴지는 듯하지만 이제는 옛날 추억이 되었고, 고등어를 구워주시던 할머니가 너무나 그립다는 생각이 동시에 스칩니다.

최근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우리나라에선 점점 고등어 잡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혈관 건강을 지켜주는 등 푸른 생선, 두뇌 발달과 학습능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DHA가 풍부하고 살도 두툼해서 우리에게 끝없는 만족감을 주는 고등어가 사라지고 있다니 걱정입니다.

고등어는 1814년 정약전(1760〜1816)이 집필한 <자산어보>에서 푸른 무늬가 있다 하여 벽문어(碧紋魚), 고등어(皐登魚)라 하였으며, <재물보>에선 고도어(古道魚), <경상도 속한지리지>에선 고도어(古都魚)라고 했습니다. 일본에선 고등어를 ‘마사바(嗔鯖)’로 불렀습니다. 이 이름의 유래는 일본에선 떳떳하지 못한 뒷거래를 할 때나 상대에게 조용히 말을 할 때 ‘사바사바’한다고 하는데, 조선시대에 일본 사람이 당시 일본에선 아주 귀했던 고등어를 담아 관청에 일을 부탁하러 가는 도중 어떤 사람이 그게 뭐냐고 물어보았는데, 일본 사람은 무심히 ‘사바’ 가지고 간다고 한 것이 와전돼 생겨났다고 합니다.

   

 

서민의 삶과 함께하는 대중적 수산물

이제부터 실로 고등어가 맛있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생선은 모두 그 맛이 뛰어난 시기가 있는데 고등어는 단연 가을에 맛있습니다. 고등어와 같은 어패류는 산란을 앞두고 먹이 활동이 활발해져 몸에 영양분을 비축하기 때문입니다.

나뭇잎이 말라 떨어져 땅 위에 뒹굴며 가을의 스산함을 전하는 저녁, 어느 집에선가 고등어 굽는 냄새가 나면 갑자기 갓 지은 밥에 고등어를 올려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바빠지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왠지 쓸쓸하게 느껴지는 가을이지만 그래도 가을이 반가운 것은 9~11월이 제철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고등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렇게 맛있고 영양 가득한 고등어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풍성하고 즐거운 가족 식탁을 만들고자 하신다면 고등어를 살만 저며 한입 크기로 썰어 녹말을 묻히고 튀겨내어 탕수육 소스를 곁들여내는 고등어탕수육, 간장 양념에 버무려 내는 고등어강정이 일품입니다. 다소 익숙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무, 묵은 김치와 함께 조려내는 고등어조림은 주객이 전도되듯 고등어의 맛난 맛이 무와 김치에 스며들어 고등어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는 재미있는 음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손질한 고등어를 간장이나 고추장 혹은 된장 양념장을 발라가며 구워 부드러우면서도 불 맛과 양념 맛이 어우러져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고등어양념구이와 추어탕처럼 고등어 살을 푹 끓여 체에 거른 후 우거지와 된장, 고추장, 생강, 마늘, 파를 넣고 한 번 더 푹 끓여 먹는 환절기 보양음식인 고등어탕도 별미로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혈관 건강 지키는 등 푸른 생선

고등어카레브로콜리찜도 신세대 입맛을 사로잡고 가족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요리입니다. 먼저, 손질한 고등어에 소금, 후춧가루, 청주를 뿌려 밑간을 하고 팬에 기름을 두른 뒤 채 썬 마늘과 생강을 넣어 볶다 밀가루를 넣어 갈색이 나도록 볶아줍니다. 다음으로 카레 가루를 조금씩 넣으며 밀가루와 어우러지게 약불에서 한데 볶다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멍울 없이 곱게 푼 후 고등어를 넣고 중간불에서 익힙니다. 이후 카레 국물이 자작해지면 데친 브로콜리를 넣은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춰 내면 됩니다.

그러나 고등어는 강한 효소를 지녀 죽고 나면 단백질에 함유된 히스티딘이 독성을 지닌 히스타민으로 빠른 속도로 바뀌기에 민감한 사람은 두드러기나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등어를 선택할 때는 껍질의 청록색 문양이 선명하고 살에 윤이 나면서 무지개 빛깔이 비치는 것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보관 시에도 냉장 보관해서 선도 유지에 신경 써야 합니다.

   

고등어는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하며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온대 및 아열대 해역에 군집을 이뤄 분포하면서 갑각류, 작은 어류, 오징어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폭식성 어류입니다. 좀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원래 잡식성 생선이 맛있습니다. 갈치가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갈치는 가격이 비싸고 살도 많이 없어 발라 먹기 힘들지만 고등어는 가격이 저렴하고 살도 두툼해 발라 먹을 때도 큰 힘이 들지 않는 팔방미인과도 같은 생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고등어라도 경북 안동 간잽이의 손길을 거치면 명품 고등어가 되어 몸값을 올리기도 하지만, 대개의 고등어는 서민의 삶과 함께하는 대중적 수산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 고등어에게 ‘바다의 보리’라는 별칭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보리처럼 영양가가 높으면서 가격은 싼 편이라 이렇게 불리기도 합니다. 가을 제철 식재료인 고등어는 가을이 되면 살이 찌면서 수분량은 최저가 되어 맛이 제일 좋습니다. 등 쪽보다 은백색인 뱃살 쪽이 지방 함량이 많아 맛이 좋습니다. 지방 중 오메가3 지방산엔 심장마비 같은 급사(急死)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동맥경화를 막고 심근 세포막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등으로 생기는 혈관 파열이나 현대인의 대표 성인병인 심근경색,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부정맥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고등어는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주는 것 같습니다. 스산한 가을일수록 고등어가 가져다주는 추억 한 자락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올가을 식탁에 싱싱한 고등어를 한 마리는 굽고 한 마리는 조려서 하루의 일상을 얘기하며 서로의 밥 위에 얹어주며 가족 간 사랑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황수정]

2010년부터 대구한의대 한방식품조리영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7년 8월 동국대 한의학과에서 한의학 박사학위를 추가로 취득했다. 또한 세계식의연구소 소장을 겸직하면서 음식 치유 ‘식의사(食醫師)’ 자격증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 매년 1~2회 독일에서 한방건강한식 홍보 행사를 개최하며 한국 음식의 세계화는 물론 한방과 접목한 한국 음식을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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