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토크

[음식과 사람 2018-11 Easy Talk]

 

‘완소 식품’ 계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이미지 = PIXABAY

editor. 박태균

 

외식업체에서 계란은 필수 식재료다. 지난 9월 강원 철원군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1년 만에 살충제 계란 파동이 재현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해당 농가에 대한 출하 정지 등 정부와 업계가 함께 적극적인 관리에 들어감으로써 소비자가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졌다.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될 경우 외식업계가 고객을 어떻게 안심시키느냐에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계란에선 피프로닐 등 살충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피프로닐의 대사산물(피프로닐 설폰)이 기준치를 넘겨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마트에서 계란을 구입할 때 난각에 ‘PLN4Q4’란 코드가 찍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한 뒤 해당 코드가 붙은 계란을 장바구니에서 빼면 안심할 수 있었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이 났을 때도 그 때문에 실제로 건강상 직접적인 피해를 본 소비자는 없었다. 극히 일부 계란이 살충제 대사산물의 기준치를 넘겼다는 이유로 고단백 완전식품인 계란의 구입과 섭취를 주저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계란에 대해 소비자나 고객이 오해하는 부분이 의외로 많다. 먼저 계란 색깔이 희면 맛이 없거나 영양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계란 껍데기의 색은 어미 닭의 깃털과 귓불의 색에 의해 결정된다. 백색란은 대부분 깃털이 흰색인 레그혼종(種)이 낳은 것이다. 갈색란은 뉴햄프셔종과 로드아일랜드종의 품종 간 교배를 통해 육종(育種)된 갈색 닭의 알이다. 계란 껍데기의 색은 단지 어미 닭이 흰 닭인지 갈색 닭인지의 차이에서 비롯될 뿐이다.

1960〜70년대엔 백색란을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소비자가 갈색란을 선호하면서 지금은 마트에서 백색란을 찾기 힘들 정도다. 잘못 알려진 정보로 애꿎은 백색란이 시장에서 외면받거나 값싼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다.

특란, 알란, 영양란, 유정란 등 시중엔 다양한 계란이 출시돼 있다. 크기, 종류, 기능성 성분 함유 여부, 브랜드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상당하지만 영양가 면에선 대동소이하다.

마트에서 계란을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신선도다. ‘생산일자’를 확인하면 되는데, 생산일로부터 5일 안에 소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냉장 보관하면 3주까지는 괜찮다.

계란은 크기에 따라 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으로 구분된다. 질과 맛은 중란이 낫다. 구입할 때는 훼손된 부분이 없고 깨끗하며 타원형인 것을 선택한다. 계란 껍데기는 표면이 꺼칠꺼칠하고 무거운 것이 좋다. 신선한 계란 껍데기는 광택이 없다. 오래되면 큐티클 층이 벗겨져 매끈매끈해지며 광택이 난다. 껍데기의 단단함도 신선도를 보여주는 잣대다. 설령 껍데기 표면이 매끈해도 껍데기가 단단하면 신선한 계란일 가능성이 높다.

계란 구입 후 오래 두고 먹으려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냉장고에 일주일 보관한 계란의 신선도가 냉장고 바깥에 하루 방치한 계란보다 오히려 낫다.

계란은 생물이며 뭉툭한 부분에 있는 공기주머니 (기실)를 통해 숨을 쉰다. 계란의 뾰족한 부분을 밑으로 해서 세워놓아야 신선도가 오래간다. 칼슘이 주성분인 계란 껍데기엔 공기구멍이 많다. 김치 등 냄새가 강한 음식과 함께 보관하면 냄새가 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완소 식품’인 계란을 지나친 살충제 우려로 기피하는 것은 건강 관점에서 봐도 현명한 일이 아니다. 외식업체 역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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