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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힘’, 고양이 예찬언컷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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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0  13: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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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12 Uncut News]

 

‘힐링의 힘’, 고양이 예찬

 

   
▲ 이미지 = PIXABAY

editor  김홍국 정치평론가


고양이는 일견 날카롭고 강한 눈빛으로 위압감을 준다. 때론 무섭다. 고양이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고양이를 기피하고, 마주치면 두려워한다. 필자도 어린 시절엔 고양이의 눈이 너무 강렬해 징그럽기도 하고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고양이를 의도적으로 피했다. 

그러나 어쩌다 4년째 고양이 두 마리를 집에서 키우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들이 없으면 삶 자체가 불완전한 것이 될 정도로 친숙해졌고, 가족의 일원이 됐다. 과거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이나 피상적인 인식이 얼마나 위험하고 잘못된 것인지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들이 삶의 행복을 만들어주는 위대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고양이는 생물학적으로는 식육목 고양이과에 속하는 포유동물이다. 강한 이빨과 날카로운 발톱 등 포식성 동물의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난폭하거나 흉포하지 않고 인간 친화적이다.

고양이는 전통적으로 짐승 중에서 음성(陰性)을 대표하는 동물로, 주술적인 동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선조들은 음험하고 앙칼진 것으로 대변되는 고양이의 기질을 여인과 동질적인 것으로 비교하곤 했다. 옛 선조들은 음침한 마음을 가지며 겉으로는 유들유들한 행실을 일컬어 묘유(猫柔)라고 칭했고, 여인의 부드럽고 달콤한 음성인 미성(媚聲)을 묘무성(猫撫聲)이라 부르기도 했다.

고양이와 관련된 민담도 재미있다. 특히 짐승 중 고양이만이 사람과 가장 가깝게 이부자리에까지 들어와 살게 된 전설은 흥미를 더한다. 잉어로 변신한 용왕의 아들을 낚은 어부가 그 잉어를 놓아준 대가로 용왕으로부터 여의주를 받고 부자가 된다. 이를 탐낸 방물장수 할멈이 속임수를 써서 여의주를 가져간다. 이에 어부 집의 개와 고양이가 방물장수 집에 잠입했고, 결국 고양이가 쥐들을 시켜 여의주를 찾아낸다. 고양이가 여의주를 입에 문 채 개의 등을 타고 강물을 건너오다 여의주를 물속에 빠뜨려버렸다. 실망한 개는 그냥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그러나 고양이는 어부가 그물로 잡아 올린 물고기 중에서 죽었다고 내버린 고기들을 뒤졌고, 결국 죽은 물고기에게서 여의주를 찾아 주인에게 가지고 왔다. 그에 보은하는 뜻에서 고양이는 이불 속까지 들어와 살게 된 반면, 개는 밖에서 살도록 했다는 것이 민담의 골자다. 영리하면서도 사려 깊은 고양이라는 이미지는 전설로 살아 숨 쉬고 있다.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시 ‘검은 고양이’에서 “그 숨막히는 작은 방의 의자 옆에서 / 증발하듯 사라지네 / 고양이는 부딪치던 눈길을 슬그머니 / 감추려 하네 / 매섭고도 예민한 시선을 던지다가 / 스스로 잠으로 빠져드네”라며 고양이에게 따뜻한 사랑의 시선을 보낸다. 이장희 시인은 시 ‘봄은 고양이로다’에서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라며 계절의 여왕인 봄처럼 감성이 넘치는 고양이의 매력을 잘 전달하고 있다. 신현림은 시 ‘고양이와 닿으면’에서 “고양이를 보며 당신은 빨려들고 / 험한 어디든 빠져나갈 용기를 얻는다 / 누구와 닿든 인생이 기묘한데 / 당신이 고양이와 닿으면 / 비단실보다 부드러워져 / 어디든 훨훨 날아다닌다”며 고양이의 따뜻한 감수성과 넘치는 사랑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어려운 시절이다. 고양이의 지혜와 겸손함,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잠재력을 현실의 힘으로 바꿔내면서 위기를 넘어서는 해법을 나누고 힐링의 시간을 함께 즐겼으면 한다. 

 


[김홍국]
국제정치학 박사 & MBA,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으로 한국협상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경기대에서 정치학과 언론학도 강의한다. 정치평론가로 YTN과 연합뉴스TV 등 방송에서 정치 현안에 대한 분석과 해설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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